[정진선 시인의 土曜 詩論] 느낌

정진선 시인 / 기사승인 : 2021-02-15 06: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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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 낌


정진선



물 흐르는 길
비가 내리면 알 수 있고


바람 불면
보이는
낙엽 머무는 자리


마음이
소중했음은
무엇으로 느낄까





장대비가 쏟아지면, 흙 마당에는 빗물이 흘러가는 길이 나타난다. 아니 길이 열린다. 평상시엔 잘 느끼지 못했던 길이다.
초겨울이 되어 갑자기 쌀쌀한 바람 불어 온몸이 떨릴 때쯤 이면 나무는 잎을 떨어뜨린다. 그 잎들이 바람에 날려 다니다 한곳에 모여 커다란 낙엽 무더기가 된다. 바람이 모이는 곳이다.

살다보면 평소에는 알 수가 없는 게 사람 마음 같다.
그러다 어떤 계기를 통해 그 사람의 진심을 알게 된다. 진짜로 좋아 했는지 믿었는지 신뢰했는지. 그 반대일 수도 있다. 진짜로 싫어했는지 이용했는지 혹평했는지.
그리 알게 되는 진심은 감동이나 분노를 준다. 결국 여러 관계에 큰 영향을 미친다. 진심은 어떤 방향이든 행동하게 하는 힘이 있다.
또한 진실 역시 스스로 자기가 있었음을 결국 느끼게 한다. 모두가 거부하고 싫다 하여도. 그래서 소중하다.

오랫동안 같이하여 색깔이 퇴색되어 가는 마음이 있다. 처음 만나 꽃을 바치던 그 마음으로 돌아가 지금을 살 수 있게 해달라는 기도를 드린다.


시인 정진선 : 한국문인협회 회원, 2013년 시집 '그대 누구였던가'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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