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대낮 금융회사 살인사건...예고된 참사

김자혜 / 기사승인 : 2020-11-25 16:4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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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경제=김자혜 기자] 대낮에 금융회사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했다. 현금을 노린 강도사건이 아닌 지점 내 임직원간 원한관계가 추정되는 사건이다.


지난 24일 오전 11시, 대구 소재 새마을금고의 한 지점에서 전 임원 A씨는 직원 2명을 흉기로 살해하고 본인은 음독을 시도해 중태에 빠졌다.


6년 전 임원 A씨는 이 지점의 감사를 맡았던 인물이다. A씨는 피해자들과 송사에 얽힌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SNS에 따르면 대구지역 새마을금고 감사 직무수행 당시 피해자 B와 C로부터 감사 직무정지 가처분신청, 검찰 고소를 당했다. A씨는 극단적인 선택까지 고민하던 중, 사건발생 2년여 만에 주변인의 진술로 무혐의 처분됐다. 무혐의처분에도 A씨는 무고나 명예훼손의 처벌을 할 수 없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만약 A씨의 주장이 맞는다고 가정하면 이번 사건은 보복성 살해로 추정된다.


금융사의 사건사고는 사실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직원의 횡령, 시스템오류, 법망을 피해 친인척의 부동산 대출을 해주는 일까지 문제는 끊임없이 발생했다. 금융사 직원의 도덕적 해이는 매년 지속되는 고질적인 문제다.


그런데 이번 사건은 단순한 도덕적 해이로 보기에는 그 결이 다르다.


개인의 이익을 위해 횡령을 한 것이 아닌 근무자들 간의 문제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건은 어쩌면 예고된 ‘사내정치의 끝’을 보여주는 사례가 될지도 모른다.


국내 기업문화는 사내정치를 빼놓고는 이야기하기 어려울 정도로 그 영향력이 엄청나다. 사내정치가 발생하는 상황은 대략 이런 경우다.


직무가 중복되는 두 팀이 싸우거나, 조직구조가 고착되어 한번 형성된 권력관계가 해소되지 않을 경우 권력을 독점한 이들의 마음을 사기 위해 벌어지기도 한다.


파벌을 만들어 권력을 휘두르거나 갈등이 발생했을 때 이간질을 하는 경우도 있다. 또 자신의 이익과 반대될 경우 상대를 무능하거나 문제가 있는 사람으로 간주해 배척하거나 불이익을 주는 경우도 있다. 원인은 무궁무진하다.


금융사는 조직이 수직구조로 고정되어 있어, 사내정치의 역할이 더욱 큰 조직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해결방법은 어디에 있을까. 원인은 다양해도 해결방식은 몇 되지 않는다.


순환근무, 조직 수평화 협력, 그리고 학연이나 지연, 혈연 등 사적인 관계를 막는 것이다. 이사회나 채권단 등 힘을 가진 외부 감사기관을 만드는 방식도 있다.


사내정치는 술안주거리가 되기도 하지만, 혹자에겐 생계를 이어갈 수 없는 가혹한 현실이 될 수도 있다. 팽배한 고질적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대낮의 살인사건 같은 일은 재연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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