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 전철역 3번 출입구 앞
노점을 차리고 앉은
여인이
더덕을 다듬고 있다
하얀 속살의 더덕향기가
편안해 보이는 도시 그늘 밑에 가득하고
상쾌한 빛의 넝쿨은
은행나무를 타고 크게 자란난다
한 바구니 담아 놓고
이제
누군가를 편안히 바라본다
먹고살기는
빌딩 숲에
밭을 일구고
꽃도 피게 한다
능숙한 손놀림은 고요함이 있어서 그런지 무척 정숙해 보인다. 마치 오래전부터 누구를 기다리고 있는 듯 지나다니는 소리나 동작에도 모두 초연하다.
나이 든 숲 속에 와 있는 듯하다. 익숙하지는 않지만 상쾌한 향이 진동을 한다. 이 곳에 길게 눕고 싶다. 편안하게.
하루 종일 일한 노동의 댓가가 얼마일까는 중요하지 않다. 간혹 웃음을 보이고 자신의 아픈 다리를 고쳐 세우며 살아감을 다시 깨운다. 그러면서 보내는 것이다.
살기 위한 하루의 벌이. 이제 향기 속에서 어둠을 맞이하고 있다.
모두가 숲 속으로 돌아갈 시간이다.
| 시인 정진선 (한국문인협회 회원, 2013년 시집 그대 누구였던가로 등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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