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의 자동차 세상]자동차 급발진 재연시험, 더 이상 국고 낭비하지 말아야

김필수 / 기사승인 : 2013-07-05 15: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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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국토교통부의 더 이상 할 것이 있는가? 국토교통부의 자동차 급발진 시험을 두고 하는 말이다.

며칠 전 국토부는 이틀간 국민 공모를 통해 그럴듯한 급발진 원인 6가지를 실험했다. 한 가지 추가한다면 필자가 회장으로 있는 급발진 연구회의 주장도 함께 실험했다고 한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국민의 세금을 사용하면서까지 왜 하는지 모르겠다.

자동차와 국민은 직접 직결될 정도로 현안이 많고 모든 사안이 관심사가 되기 때문에 신중을 기해야 하며 함부로 해서는 안된다. 지난 30년 동안 전 세계의 문제였던 자동차 급발진 문제를 중앙정부 차원에서 해결한다는 취지 자체가 위험한 발상이었고 정부를 구렁텅이로 내모는 사안이다.

시작부터 잘못된 길로 접어들어 출구를 못 찾고 헤맨 사안이 바로 급발진 사안이다. 주목을 받았던 급발진 사고 몇 건의 원인과 재연을 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일이었고 불신을 쌓기 시작했다고 할 수 있다. 운전자의 실수인지, 자동차의 결함인지를 두고 아직 불충분하고 완벽하지 못한 EDR 같은 증거자료로 결론을 유추한다는 것 자체가 매우 위험하고 신뢰성을 무너뜨리기 때문이다. 결국 자동차의 결함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결론은 이미 급발진 사고로 소송 중에 있는 그 많은 사안에 영향을 주어 자동차 메이커에 면죄부를 주고 있다.

급발진 당해 심각한 영향을 받은 당사자에게는 자신의 세금을 써서 자동차 메이커에 면죄부를 주고 있는 정부가 너무도 밉고 분노를 유발하게 만드는데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아마도 추후에 다른 곳에서 급발진 사안에 대한 재연이 성공한다면 국토부는 “주어진 증거 중에 자동차 결함은 없었다.”고 변명할 것이 뻔하다. 이런 방법은 중앙정부에서는 하면 안된다.

이제라도 빨리 포기해 더 이상 국민과 언론을 호도하고 실망시키지 말아야 한다. 더 이상 아까운 국고를 낭비하지 말아야 한다.

최근 일련의 국토교통부 정책은 잘못된 방향이 많았다. 이륜차, 중고차, 튜닝 문제를 비롯해최근 급발진 문제까지 예전과는 완전히 다르게 후진적으로 가고 있다. 잘못된 정책의 후유증은 모두가 국민이 지게 되고 새로운 창조경제에 역행한다. 그래서 더욱 큰 그림을 보고 중장기적으로 국민에게 무엇이 도움을 주는 것인지 깨달았으면 한다.

하지만 자동차 급발진 재연시험의 과정을 보면 더욱 걱정이다. 필자가 속한 연구회에서 근본적인 머리라고 할 수 있는 급발진 원인을 발표하니, 처음부터 필자에 대한 성토를 하면서 ‘말도 안되는 급발진 원인 발표’라 폄하하는 것은 물론 참석을 요구하는 공문을 두 번이나 보냈다. 정부가 한 개인의 참석을 종용하고, 참석도 안한 상태에서 임의로 말도 안되는 실험까지 하며 계속 폄하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마디로 자존심이 상한다는 것이다.

특히 필자는 인쇄물을 만드는 등 모든 비용을 개인 부담하며 진행하는 반면 정부는 국고를 낭비하면서 결론은 그러하니 더욱 화가 날만도 하다. 그러나 크게 봐야 한다. 필자와 필자가 속한 연구회는 언제든지 자문과 자료 제공으로 도와 줄 수 있다. 바로 그곳이 중심이 되는 중앙정부이기 때문이다.

급발진 재연실험에 대한 참석여부는 필자의 소관이다. 개인의 참석을 왈가왈부하는 것 자체가 난센스다. 참석을 안 한 이유는 처음부터 자문을 하지 않은 이상 들러리 역할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국민 공모를 통한 급발진 원인을 받는 것 자체가 난센스다.

그래서 우리 연구회에서는 제대로 된 실험방법을 찾아 별도로 할 예정이다. 교통안전공단의 실험 방법을 들으면 우습기 그지없다. 필자가 발표한 ‘압력서지’현상을 있다고 가정하고 “드로틀 밸브를 임의로 최대한 강제로 개방한 이후에 급발진이 발생하지 않았고 공회전 모드로 돌아갔다”는 결론 유추는 언급하기 힘들 정도로 실험이라고 말하기 창피하다.

이런 실험을 하고서 급발진 연구회에서 주장한 원인은 전혀 근거가 없는 가설이라고 계속 강조할 만한 자격은 있는지 묻고 싶다. 당사자들이 있지도 않은 상태에서 되지도 않는 실험으로 당사자들을 모욕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시도조차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굳이 하려면 제대로 실험하라는 것이다.

제대로 된 입증을 하기 위해서는 압력서지 현상을 재현하고 이로 인한 드로틀 밸브가 열리는 순간을 찾아 보여줘야 한다. 이를 위해 압력변화를 수동 내지는 자동으로 일으키는 장치를 구현하고 재연이 되는 순간을 측정할 수 있는 영상과 측정 장치가 구현되어야 한다. 그것도 자동으로 수많은 압력변화를 일으키는 장치가 요구되고 최소 수개월부터 수년이 걸릴 수도 있다. 급발진 발생의 가능성이 수만 분의 1인 만큼 끈기와 비용과 장비가 요구된다. 장치 구현만 하는데 수개월은 걸릴 것이다.

이러한 조건을 상기와 같이 단순하게 차량 한 대로 한두 번 해보고 결과가 나온다면 아마도 이미 수십년 전 급발진 문제는 해결됐을 것이다. 결국 이런 재연시험은 하지 말아야 했다. 메이커도 곤혹스럽다고 얘기하고 있다. 괜히 정부가 나서서 메이커만 욕먹게 만들었다고 볼 맨 소리를 하고 있다. 국토부는 무엇을 하고 있는건인가?

국토부는 이제라도 자동차 급발진 문제에 대해 손을 떼야 한다. 섣불리 할 수 있는 사안도 아니고 정부는 중심을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크게 보는 시각을 키우기를 바란다. 그래야 국민이 조금이나마 신뢰할 것이다.


※외부 필진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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