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정현 목사 거취놓고 '사랑넷' vs '무교병' 파벌전
비방, 고소.고발 '확전' 결국 법정공방 비화
예배당 신축 두고 갈등격화...교인들도 양분
[토요경제=유지만 기자] 국내 초대형 교회중 하나인 ‘사랑의 교회(장로교)’가 오정현 담임 목사의 거취를 두고 대립구도를 보이며 교회 전체가 휘청거리는 등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다. 반(反) 오정현 목사 세력은 “교회의 명운을 위해 담임 목사를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옹호파는 “흠집내기에 불과하다”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반 오 목사 세력의 고소장을 단독 입수한 <토요경제>가 본 사건을 낱낱이 파헤쳤다.
‘사랑의 교회’가 오정현 담임 목사를 사이에 둔 파벌 싸움으로 종교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반 오정현파와 옹호 세력 간 갈등은 비방전과 고소·고발로 이어지며 ‘진흙탕 싸움’ 양상을 보이고 있다.
본지는 전임 담임목사인 옥한흠 목사의 장남인 A 씨와 사랑의 교회 내 개혁모임인 ‘사랑넷’의 회원인 B 씨, C 씨가 교회 내 ‘親 오정현’ 모임인 ‘무교병’의 회원 D 씨를 고발한 사실을 단독 확인했다. A와 B, C 씨 등은 D 씨를 명예훼손과 개인정보공개금지 위반 등으로 지난 17일 각각 서울 서초경찰서와 서부지방검찰청에 고발했다.
◇고소·고발 난무 ‘혼란 가중’
A는 오 목사 전임인 옥한흠 목사의 장남으로, 현재 사랑의 교회 출판부에서 본부장으로 일하고 있다. B는 국내 유명 대학의 명예교수로 재직했으며, C는 사랑의 교회 내 청년부 회장을 역임했던 인물이다. 고소를 당한 D는 사랑넷과 반대로 오정현 목사를 지지하는 모임인 ‘무교병’의 회원이자 국내 대기업 사보 편집장을 맡고 있다.
A는 고발사유에 대해 “아버지인 옥한흠 목사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옥 목사가 지난 2008년 6월 1일자로 오정현 목사에게 편지를 보낸 사실이 있는데, 이 편지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아들인 옥 집사가 허위 작성해 보낸 것”이라고 주장했다는 것. A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아버지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B와 C는 고소장을 통해 “D가 우리의 신상을 공개하고 허위사실을 유포해 명예를 훼손했다”며 처벌해 달라고 촉구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D는 무교병 홈페이지를 통해 C의 나이와 직책, 현재의 직업을 밝혔다. C는 “일부를 별표로 처리하거나 성을 뺀 이름 부분을 초성으로 처리했지만, 공개한 정보만으로도 충분히 비방하고자 하는 대상을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B역시 “내 실명을 자신의 글 제목으로 계속해서 사용해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고발당한 D의 입장은 조금 다르다. 그는 “B와 C가 오히려 허위사실을 더 유포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B는 원래 존경받는 교수였지만, 오정현 목사와 관련된 증거 없는 허위사실을 먼저 유포했다”고 밝혔다. C에 대해서도 “전혀 모르는 사람이다. C는 나에게 20여 통의 이메일을 보내며 협박과 거짓말을 했다”고 반박했다.
◇‘신축 예배당 문제’로 깊어진 갈등
사랑의 교회 내 교인간의 갈등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몇 년 전부터 오 목사에 대한 여러 의혹이 제기되며 교인 간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최근 교회 예배당 신축과 관련된 문제들이 불거지면서 반목이 심화됐다는 전언이다.
현재 예배당 신축과 관련된 문제는 행정소송이 진행중이다. 지난 12일 1심 결심공판이 진행됐고, 7월 초 선고만 남겨둔 상태다.
신축 예배당 공사는 종교시설 공사로는 보기 드문 ‘매머드급’을 자랑한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인근에 대지 규모 6782㎡(약 2051평), 지하 8층~지상 14층 규모의 초대형 예배당 2동을 건립할 예정이다. 부지 매입비 1175억원, 공사비 1100억원 등 모두 2275억원이 건축비로 책정된 초대형 공사다.
사랑의 교회는 예배당 신축에 대해 “서초역 인근 도심지여서 주저했지만 한국 교회가 우리 사회와 보다 폭넓은 영향력을 줘야 한다는 소명감에 매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 공사에 ‘특혜 의혹’이 제기됐다는 점이다. 서초구는 지난 2010년 4월 예배당 등 지하실 용도로 사용할 수 있도록 사랑의 교회에 도로점용허가를 내줬다. 공공도로 지하에 종교시설 허가를 내 준 첫 사례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서초구의회 의원 일부와 교회개혁실천연대, 서초·강남교육혁신연대 등 개신교단체 및 시민단체들은 “공공도로 지하 점유는 대한민국 건축사에 유례가 없는 일”이라며 “지역주민의 권익과 공공의 이익을 심대하게 침해하는 행위”라고 지적하면서 강하게 반발했다. 이에 황일근 서초구의회 의원 등 5명은 지난해 8월 말 서초구가 사랑의 교회에 내준 도로점용 허가 처분은 무효라면서 서초구를 상대로 서울행정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교인들도 ‘찬성·반대’ 대립각
사랑의 교회 교인들 역시 신축 예배당 건축에 찬성과 반대 입장으로 나뉘었다. 오 목사에 반대하는 입장인 ‘사랑넷’의 회원들은 이번 예배당 신축에도 반대하는 입장이다. 이들은 “예배당 신축과 관련해 각종 편법과 불법들이 난무하기 때문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들 중에는 처음엔 찬성했으나, “오 목사의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반대하게 됐다”는 교인들이 많다.
반면 오 목사를 지지하는 ‘무교병’의 회원들은 “신도 수가 늘어나고 있는데 예배당 신축은 당연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들은 “법리적으로도 무리가 없다”며 “현실적으로 보나 종교적으로 보나 예배당 신축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교인 간 법정공방이 벌어지게 된 것에 대해 사랑의 교회 측의 입장을 물었다. 사랑의 교회 측은 “최근 고발이 진행된 것에 대해선 잘 모른다”며 “교인들 간의 반목은 오래 전부터 있어 왔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오 목사의 표절 의혹이 불거지면서 점점 더 뚜렷해진 갈등이, 신축 예배당 문제가 불거지면서 더 심해진 느낌”이라며 “교회 입장에서도 난처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사랑넷’과 ‘무교병’의 입장차이를 어떻게 보냐는 질문에 교회 관계자는 “사실 사랑넷 쪽의 입장(오목사 퇴진)이 너무나 강경해 도무지 해결점을 찾기 어렵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사랑의 교회는 신도 숫자만 따졌을 때 몇 손가락에 꼽히는 국내 굴지의 대형 교회다. 하지만 최근 여러 문제점들이 지적되면서 신도 수가 많이 줄어든 모양새다. ‘주님의 품’을 자처하는 교회에서 갈등과 반목이 깊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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