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유상석 기자] “정규직 전환 가능성만 믿고 열심히 일했는데…”
유제품 제조회사 푸르밀이 불공정한 방법으로 직원을 채용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공개채용을 통해 선발한 인턴직원을 배제한 채, 사장과 친분관계가 있는 인턴을 정규직으로 채용했다는 것이 주장의 내용이다.
공채 출신 인턴들은 “‘낙하산’ 인사 때문에 우리가 피해를 봤다”며 분노하고 있다.

<노컷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푸르밀은 공개채용에서 총 12명의 인턴직원을 채용했는데, 이 가운데 2명을 정규직원으로 전환했고 나머지 10명은 퇴사조치했다.
정규직으로 채용되지 못하고 퇴사한 인턴 직원들은 채용 당시 회사관계자가 “스스로 퇴사하지 않는 한, 전원 정규직 전환이 된다, 인턴기간이 끝나면 90%이상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해 정규직 채용의 희망을 안은 채 열심히 일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말은 그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퇴사 인턴 직원들은 “졸지에 회사에서 쫓겨나게 된 우리에게 남은 것은 ‘잃어버린 대기업 공개채용 기회’와 영업을 위해 승용차를 구입하느라 떠안게 된 할부 빚이었다”고 분개했다.
이들을 더욱 분노하게 한 것은, 2000여명이 지원해 160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뚫고 합격했지만 정규직 채용과정에서 ‘낙하산 인사’가 이루어졌다는 사실이다.
이 회사 대표 남 모씨와 사적으로 친분이 있는 A씨는 지난해 11월 공채절차를 거치지 않고 인턴으로 선발된 후, 인턴근무기간도 다 채우지 않은 채 정규직에 선발됐다. 이 직원은 푸르밀 수원지점에 배치돼 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석연찮은 채용 과정… ‘뭔가 있다’
푸르밀 공채 인턴인 S씨는 <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말 인턴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 위한 최종면접시험은 선발할 사람이 이미 내정된 가운데 형식적으로 진행된 시험이었다”며 “사장과 친분이 있는 A씨는 면접 당시 영업사원이 슈퍼마켓에 장려금을 어떻게 주는 지 등 영업실무를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복수의 채용대상자들이 함께 사장면접을 본 ‘1대 다 면접’ 형식이었기 때문에 A씨의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는 S씨는 “면접을 마치고 사무실을 나오면서 푸르밀 인사과 직원이 ‘마지막일 수 있으니 악수나 한 번 하자’고 말했다. 그러자 A씨는 ‘저는 계속 볼건데요 뭐’라고 답해 ‘뭔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어이없어 했다.
정규직 채용에서 탈락한 직원들은 “다른 한 명은 회사 관리파트의 임원과 연이 있다는 말도 많았다”고 밝혔다.
◇ 일자리 잃고, 상처 입고…
160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뚫고 회사에 입사한 인턴직원들은 정규직 전환만을 바라보며 열심히 일했음에도 ‘낙하산’에 밀려 자리를 내준데 대해 강한 불만을 표했다.
이들은 “푸르밀만 바라보다가 대기업 공채 다 놓치고 들러리를 선 기분”이라며 “푸르밀이 특정인을 뽑기 위해 인턴제도를 악용한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논란과 관련, <노컷뉴스>는 푸르밀 측이 “해당 논란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노컷뉴스> 보도에 따르면, 푸르밀 관계자는 “사장의 지인이 회사에 입사한 것은 사실”이라며 “푸르밀은 사내 모든 직원한테서 (직원)추천을 받는다, 사내 메일로 공지도 하고 우수한 직원이나 지인이 있으면 모든 직원으로부터 추천받고 면접보고 해서 회사 기준에 맞으면 채용하고 아니면 탈락시킨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해당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푸르밀은 특별히 좋은 회사가 아니어서 직원이 문제가 안되면 웬만하면 채용한다”고도 말했다. 다만 “90%이상 정규직 전환이란 말은 한 적도 할 수도 없는 말이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과 관련, 본지는 푸르밀 측의 입장을 더 자세히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결국 연락이 닿지 않았다.
구직난이 좀처럼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요즘, 유제품 업계 중견기업인 푸르밀의 비상식적인 인사ㆍ채용행태는 회사를 믿고 지원해 열심히 일했던 인턴 직원들에게 일자리도 잃고 마음의 상처까지 입히는 이중의 고통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갑’의 횡포가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푸르밀의 이 같은 채용 행태는 “구직자의 절박한 심정을 이용해 노동력을 빼앗은 후 버리는 또 다른 ‘갑질’”이라는 비난에 직면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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