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러나 많은 사람들의 손길이 무색할 만큼 기아는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기아와 관련된 기사들이 연일 보도되는 가운데 5초에 1명꼴로 어린이가 죽어 가고, 세계 곳곳에서는 식량 위기로 1억 명 이상이 굶주림에 내몰리는 ‘소리 없는 쓰나미’를 겪는다. 2015년까지 개발도상국의 굶주린 주민의 수를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1996년 세계식량정상회의의 목표도 거의 달성되지 못하고 있다. 27년간 기아는 인구수와 인구 비율 면에서 모두 감소했으나, 그것은 특정 지역에만 해당된 결과라고 한다. 하루 2달러로 살아가는 인구수가 줄어든 곳은 동아시아밖에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렇게 반문해볼 수 있다. 우리는 그들에게 진짜 필요한 도움을 주는 걸까? 혹시 기아의 원인을 바로 보지 못한 채 급한 불만 끄려고 했던 것은 아닐까? 그래서 세계 곳곳에는 여전히 굶주리는 사람들이 많은 게 아닐까?
‘세계 굶주림 지도’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전 세계 기아의 현주소를 다시 묻는 책이다. 기아 문제의 심각성을 논하는 책들이 많았고, 기아를 줄이는 데 일조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이 책은 그때 활용됐던 많은 정보들이 얼마나 실제 상황을 반영했는지 다시 살펴야 한다고 역설한다. 다각도에서 입체적으로 기아 문제를 볼 필요가 있다는 주장과 함께 200여 장의 지도와 그림 및 각종 기아 지표들을 한데 모아 세계의 굶주림 지형도를 다시 그린다. 기아가 어디서 발생하며, 기아는 어떻게 측정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것들이 왜 발생하는지를 체계적으로 탐구하는 이 책은 우리에게 기아 문제를 총망라할 수 있는 종합적인 시각을 제공할 것이다.
이 책의 저자인 바세트와 윈터-넬슨은 세계의 식량 문제, 지속 가능한 성장에 대해 오랫동안 연구하고 가르쳐왔다. 2003년 바세트가 연구 과제로 기아의 지형도와 요인에 관한 토론을 시작하면서, 기아에 대한 제대로 된 책을 만들자는 목표로까지 이어졌다.
저자들은 기아의 뿌리가 복잡하게 얽혀 있지만, 대개 빈곤과 사회적 취약성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말한다. 기아의 지형도를 새롭게 파악하고, 기아를 줄이려는 국제적인 노력에 기여하려는 목적으로 쓰인 이 책은 교사, 학생, 그리고 기아의 지형도와 요인을 이해하려는 모든 사람에게 시의적절하고 가치 있는 자료가 될 것이다.
토마스 J. 바세트 .알렉스 윈터-넬슨 저.정상미 역, 304쪽, 1만9800원, 동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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