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저축銀 비리, 파기환송심도 ‘중형’

유지만 / 기사승인 : 2013-05-20 10: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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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많은 사람들이 피해… "형량은 그대로"

[토요경제=유지만 기자] 9조원대 금융 비리를 주도해 은행과 고객에 막대한 피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된 박연호(63) 부산저축은행그룹 회장에게 법원이 파기환송심에서도 중형을 선고했다.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윤성원)는 10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및 상호저축은행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 회장에 대한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한 환송 전 원심을 유지했다.
또 김양(61) 부회장에게 환송 전 원심과 같이 징역 10년, 김민영(67) 행장에게 징역 4년, 강성우(62) 감사에 징역 6년, 안아순(61) 전무에 징역 3년을 그대로 선고했다.
아울러 은행 임직원 등 나머지 피고인들에 대해 징역 2년6월~3년에 집행유예 4~5년을 선고했다.


▲ ‘부산저축은행 비리’ 사건이 파기환송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으로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봤고 그 규모가 큰 점, 부실 저축은행 조사의 시발점이 된 점 등 사건이 차지하는 비중과 지위를 볼 때 환송 전 원심의 형량은 적정하다”며 중형의 사유를 밝혔다. 사진은 지난해 저축은행 피해자들이 처벌을 요구하며 집회를 하고 있는 모습.
◇ 대법원, “일부 심리 잘못” 파기환송
이번에 고법에서 다시 재판을 실시한 이유는 지난 1월 대법원이 “일부 심리가 잘못됐다”며 파기환송했기 때문이다.
당시 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지난 1월 24일 상호저축은행법 위반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된 박 회장과 김양(61) 부회장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12년과 징역 10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또 부산저축은행 김민영(67) 행장에 징역 4년, 강성우(62) 감사에 징역 6년, 안아순(61) 전무에 징역 3년을 선고한 원심도 함께 파기했다.
아울러 은행 임직원 등 나머지 피고인들에 대해 징역 8월~3년에 집행유예 2~5년을 선고한 원심 중 일부는 파기, 일부는 확정했다.

대법원은 공소사실의 대부분을 원심과 같이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특경법상 배임 등과 관련해 일부 심리가 잘못됐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우선 박 회장과 김 부회장 등의 특경법상 배임 혐의 중 대전저축은행이 일익건설에 대출해 준 부분과 관련해 “은행이 대출액을 초과하는 1순위 우선수익권증서를 담보로 확보했고 감정가격을 기초로 한 담보가치 또한 대출액을 초과하고 있다”며 “충분한 담보를 확보해 부실대출로 볼 수 없음에도 유죄를 인정한 원심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또 김 부회장이 효성동 개발사업과 관련해 담보를 해지한 부분에 대해서는 “각 대출은행별로 담보해지 당시 유효하게 확보하고 있던 담보물 가액을 산정한 뒤 이를 한도로 한 대출잔액만을 재산상 손해로 인정했어야 했다”며 “손해액 산정을 다시 심리하라”고 주문했다.

아울러 은행 감사 오모씨와 최모씨의 후순위채권 발행 관련 특경법상 사기 혐의에 대해 “각 피해자를 기망해 각각 재물을 취한 경우 범의가 단일하고 범행방법이 동일해도 포괄일죄가 성립하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별로 각 1개씩 죄가 독립해 성립한다”며 “10억원 이상인 경우는 특경법상 사기죄, 5억원 미만인 경우는 형법상 사기죄를 의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다만 임원들이 경영하는 특수목적법인(SPC)에 대한 신용공여 혐의(상호저축은행법 위반)와 2008~2010년 분식결산을 통해 허위 재무제표를 작성·공시한 혐의(외부감사법 위반), 영업정지 직전 특정고객에서 연락해 예금을 인출하도록 한 혐의(업무방해와 업무상 배임) 등 공소사실 대부분은 원심과 같이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 파기환송심에도 “원심 인정”
파기환송심까지 가게 됐지만 피의자들의 형량은 더 이상 가벼워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대법원의 파기환송 취지는 피고인들의 특경법상 배임 혐의와 관련해 일부 무죄 부분이 있고 손해액 산정이 잘못됐다는 것”이라면서도 “이 사건 범행으로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봤고 그 규모가 큰 점, 부실 저축은행 조사의 시발점이 된 점 등 사건이 차지하는 비중과 지위를 볼 때 환송 전 원심의 형량은 적정하다”고 판단했다.

부산저축은행그룹 최대주주인 박 회장과 김 부회장, 그룹 임원과 주주들은 4조6000억원대의 신용공여와 2조4000억원대의 분식회계, 1000억원의 사기적 부정거래, 5060억원 상당의 부당대출 배임, 44억5000만원 횡령 등 9조780억원에 이르는 금융비리를 저지른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대부분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해 박 회장에게 징역 7년, 김 부회장에게 징역 14년을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은 김 부회장의 주도 하에 이뤄졌다”며 김 부회장에게 박 회장보다 높은 형량을 내렸다.

그러나 2심은 박 회장이 김 부회장보다 부산저축은행 사태에 대한 책임이 더 크다고 보고 박 회장에 대해 징역 12년으로 형량을 가중하고, 김 부회장에게는 징역 10년으로 감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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