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경영' 한다더니…비리만연

윤은식 / 기사승인 : 2013-05-13 11:3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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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석유 관리 '본분 망각한' 석유관리원

▲ 한국석유관리원이 지난해 옴부즈만 위촉식을 열고 투명경영에 선두기업으로 나가겠다고 밝힌바 있어 이번 사건으로 관리원 이미지가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토요경제=윤은식 기자] 대전지검 천안지청이 가짜 석유 단속 정보를 흘려 거액을 챙긴 한국 석유관리원 전직 임원 손 모씨와 현직 임원 김 모씨등 3명을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가짜 석유단속계획 등 정보를 브로커 2명에게 알려 주고 그 대가로 수 천 만원에서 많게는 수억 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검찰은 경기도 성남에 위치한 석유관리원 본사를 압수수색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서류 등을 확보해 분석하고 있는 한편 조사를 마치는 대로 전·현직 임원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계획이다.

또 이들이 브로커들로부터 받은 돈을 윗선에 상납했는지 여부도 수사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석유관리원은 전국의 가짜 석유 생산과 공급을 단속해 수사기관에 고발하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기업이다

◇ 검찰, "가짜석유 제조·판매 연결고리 뿌리 뽑겠다"
지난 6일 대전지검 천안지청은 가짜 석유 단속정보를 흘리고 돈을 받은 한국석유관리원 전직 임원 손씨 등 전·현직 임원 3명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뇌물 등혐의)위반으로 체포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지난 7일 밝혔다.

지역 본부의 전·현직 임원인 이들은 가짜 석유 단속계획 등 정보를 지난 4월말 브로커 2명에게 알려준 뒤 그 대가로 수차에 거쳐 수 천만 원에서 수 억원을 받아 챙겼다.

이에 따라 검찰은 석유관리원 본사 10곳 중 3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이고 이들이 브로커들로 부터 받은 돈을 윗선에 상납했는지 여부도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브로커들을 통해 돈을 주고 단속정보를 알아낸 가짜석유 판매업자 등도 조만간 소환할 예정이다.

검찰관계자는 “이번 수사를 통해 가짜 석유의 단속을 벌이는 한국석유품질관리원과 가짜 석유를 제조·판매하는 주유소 간 부패의 연결고리를 제거하겠다"고 밝혀 수사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한 정치분석가는 “최근 새 정부가 추진하는 지하경제로 흘러들어가는 자금의 통로도 차단 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12월, 석유관리원이 청렴도 우수기관으로 새롭게 거듭나기 위한 옴부즈만 위촉식을 갖는 등 투명경영 선도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지를 보인지 한 달여 만에 이번 사건이 발생해 석유관리감독의 중책을 맡은 석유관리원의 신뢰에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당시 강승철 한국석유관리원 이사장은 “앞으로 청렴 옴부즈만 활동을 적극 지원해 투명경영 선도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또 지난 3일에는 한국석유관리원이 안산시와 협력해 차량연료무상분석서비스를 실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서비스를 통해 검사원이 가짜석유인지 여부를 즉시 확인해 가짜 석유로 판단될 경우 기동팀이 해당 주유소로 출동해 적발할 계획이다.

그러나 석유관리원 전·현직 임직원이 단속정보를 흘려 거액에 돈을 챙긴 현 시점에서 이 같은 서비스 실시가 곱게 비춰질지 의문이다.

한편, 한국석유공사 측은 외부 전화를 차단하는 등 소극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어, 이번 사건과 관련한 재발 방지 대책 등이 마련될 지는 오리무중이다.

◇ 주유소협회 ‘석유관리원 못 믿겠다’ 성명 내
지난 7일 한국주유소협회가 한국석유관리원 전·현직 임원들의 뇌물수수사건과 관련해 “석유관리원이 가짜석유 단속 권한을 독점하고 있는 만큼 이를 감시할 수 있는 제도와 경쟁체제 도입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협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새 정부가 가짜 석유 단속을 통한 지하경제 양성화를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가짜석유를 판매하는 주유소에 단속 정보를 제공하고 뇌물을 수수한 행위는 오히려 지하경제를 더욱 부추기는 행위”라고 밝혔다.

또 “최근 석유관리원이 주유소의 영업비밀인 판매량정보를 강제보고토록 하는 ‘석유 수급보고전산화시스템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사건으로 인해 관리원 스스로 주유소 영업비밀을 관리할 자격이 없음을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 품질검사 후 남은 휘발유, 직원에 헐값으로 팔기도
이번 사건이 발생하기 전 한국석유관리원은 지난달 19일에도 품질검사용으로 채취한 석유를 직원에게 헐 값에 판매하고 있다는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김한표 새누리당 의원이 제기한 의혹에 대해 “잔여 폐시료 처리를 위한 고육지책”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김 의원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석유관리원이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품질검사용으로 전국1만3262개 주유소에서 휘발류 46만710리터, 경유 4만1020리터만 시료로 쓰고 나머지는 직원들에게 시중가격에 크게 못 미치는 가격에 판매하거나 업무용 차량운행에 쓴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품질검사 후 남은 휘발유를 내부직원들에게만 값싸게 판매한 행위는 마치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꼴"이라며"공공기관으로서 매우 부적절한 행위이기 때문에 잔여 유량의 처분 방법에 대한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석유관리원은 “경유 등 폐시료는 품질이 저하돼 시중에 유통시킬 수 없고 군부대나 사회복지시설도 무상기증을 반기기 않는 다”며 “폐기처분은 예산 낭비라는 점에서 불합리하다”고 해명했다.

또 “폐시료 직원 판매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지적이 나온 이후 중단한 상태”라며 “현재 관리원의 업무용 차량에만 사용 중”이라고 덧 붙여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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