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 없는 ‘적자철’, 누구의 책임인가

유상석 / 기사승인 : 2013-05-13 09:3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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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김해경전철, 소송잔치 겪는 내막

[토요경제=유상석 기자] 국내 최초의 광역 경전철 ‘부산-김해경전철’이 소송전에 휩싸이게 됐다. 관련 소송은 무려 3건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막대한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부산-김해경전철의 적자 분담을 두고 부산ㆍ김해시가 다툼을 벌이면서 미납금이 발생하자 민간 운영사인 부산김해경전철㈜(이하 ‘BGL’)가 소송 준비에 나서는 등 마찰이 복잡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는 별도로 부산ㆍ김해지역 시민단체가 경전철 예상 이용객을 부풀린 용역기관과 정부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낼 예정이다. 시민단체들은 한 달 간 ‘부산-김해경전철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위한 시민소송단’을 모집하는 등 소송 준비에 착수했다.


▲ 적자에 시달리는 부산-김해경전철의 적자 분담을 두고 경전철 운영사와 부산ㆍ김해시가 복잡한 소송전에 돌입했다. 지역 시민단체도 수요를 부풀린 용역기관과 정부를 상태로 손배소를 제기할 예정이다.
◇ BGLㆍ부산시ㆍ김해시, 얽히고설킨 소송전
BGL은 지난 8일, 2011년 운행한 106일분의 경전철 MRG(최소운영수익보장) 147억원 가운데 김해시에서 20억4000만원을 받지 못해 대한상사중재원에 지급요구 중재신청을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BGL은 오는 15일까지 MRG를 지급하거나 구체적인 의견제시를 하지 않으면 중재 신청을 내는 등 법적 절차에 돌입하기로 했다.

BGL 측은 “MRG는 부산ㆍ김해 양 시가 공동으로 연대해 부담하기로 협약서에 명시돼 있고, 협약을 위반하면 연체료 등 이자까지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부산김해경전철은 당초 수요 예측치의 18%에 불과한 승객이 탑승하면서 나머지 손실분을 부산과 김해시가 떠안고 있다. 경전철 사업자인 BGL은 올해 받기로 되어 있는 2011년 분 MRG부담액 160억 원가량을 지급할 것을 두 지자체에 통보해 놓은 상태다.

이에 대해 김해시 측은 “경전철 실시협약서에 MRG 분담비율에 이견이 있으면 양 시가 5대5로 부담하고, 추후 정산하게 돼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김해시는 “경전철MRG를 6대4 비율로 분담하면 시세가 약한 김해시는 한해 292억원, 총 5846억원을 20년간 부산시보다 더 내야 해 불합리하다”며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만화 유인물을 제작해 시민들에게 배부하고 있다.

김해시는 또 부산시에 현재 6:4의 비율로 되어 있는 분담비율을 5:5로 맞추자는 안을 요구하고 있다.
김해시는 “인구 50만 명에 불과한 김해시가 340만 명인 부산시보다 많은 분담금을 내는 것은 맞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부산시 측은 “당초 협약에 따라야지 이제와 분담비율을 조정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맞서고 있다.

조율이 쉽지 않자 지자체들도 소송카드를 꺼냈다. 김해시는 부산시를 상대로 한 대한상사중재원의 분담비율 조정이 기각당하자 이 중재판정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다시 제기한 상태다. 개통식을 앞두고 원윈(win-win)의 상징이 될 것이라며 기대를 드러냈던 두 지자체의 바람이 경전철 개통 1년 7개월 만에 급속히 금이 가는 모양새다.


◇ 시민단체, “MRG 폐단 막아야”
한편, 부산ㆍ김해지역 시민단체인 부산김해경전철 시민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부산-김해경전철의 막대한 적자는 수요예측을 잘못한 교통개발연구원에 책임이 있다”며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예고했다.

대책위는 지난 9일 김해시청 기자실에서 “개통 이후 1년7개월이 지났지만 수요예측의 18%에 불과해 민자업체에 내야 하는 MRG(최소운영수익보장) 폭탄이 현실화됐다”고 비판했다.

시민대책위는 또 “현재의 적자 규모로 추산(20년간 2조2000억원)하면 김해시 재정은 파탄이 불가피한데 이러한 재앙에 가까운 재정난 발생원인은 애초에 민자사업 협약과정에 MRG 손실보전이라는 터무니없는 조항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당시 건설교통부 산하 교통개발연구원은 민자사업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전혀 실현가능성이 없는 뻥튀기 수요예측을 했다”고 비난했다.

따라서 “부산김해경전철의 적자는 정부가 시범사업으로 시행했고 타당성 조사부터 최종 협약까지 정부가 주도한만큼 책임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책위는 “부산ㆍ김해시민으로 구성된 시민소송인단을 모집해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소송을 반드시 이겨 관행적으로 진행돼 온 민자사업자에 대한 지나친 특혜, 시민들의 소중한 세금으로 건설사와 금융사의 배만 불리는 폐단을 막겠다”고 의욕을 나타냈다.

부산김해경전철 수요예측은 2011년 9월 개통 이후 2011년 하루평균 17만6358명 탑승을 예상했으나 실제 탑승인원은 17% 수준인 3만0082명, 2012년은 18만7266명 대비 17.6%인 3만3062명, 올해는 19만8848명 대비 18.6%인 3만6966명에 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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