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요경제=윤은식 기자] 최근 대구공업고등학교가 학교 홈페이지에 전두환 전 대통령을 미화하는 글을 올린 사실이 알려져 시민단체를 비롯한 네티즌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이달 초까지 대구공고 홈페이지 동문마당 ‘모교를 빛낸 동문’이란 코너에 전두환 전 대통령의 인적사항과 치적을 자세히 나열해 미화했다.
홈페이지에는 전 전 대통령을 “보통의 정부나 위정자로서는 엄두도 내지 못한 권력형 부정부패 척결을 비롯해 해외여행 자유화와 통금해제, 중고생 복장자율 및 두발자율화 등 각종 조치를 과감하게 단행해 국민으로부터 열렬한 환영을 받았고 나아가 정치적 안정을 이룩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내용의 글이 게재됐으며 “한국정치민주화에 불멸의 초석으로 기록되고 있다”고 전 전대통령을 찬양했다.
하지만 12·12군사반란이나 5·18광주민주화운동 등 대학살에 버금가는 무자비한 탄압에는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대구참여연대는 논평을 통해 “지난 수 십년 간, 수 많은 사람들의 피와 눈물로 일궈온 우리사회의 민주주의를 통째로 부정하는 심각한 역사왜곡”이라고 지적했다.
◇ 대구공고 ‘동문회서 준 자료만 올렸을 뿐’ 해명
대구공고 측은 대구공고의 공식적인 입장이 아닌 동문이 작성한 내용이라고 발뺌하지만 단순히 게시한 글이 아닌 이미지 형태로 깔끔히 올린 것을 봐도 대구공고 측의 입장이 아니라는 해명은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
특히 전 전 대통령의 대해 단임제 실천 업적이 민주화에 불멸의 초석이란 표현은 12·12군사반란이나 계엄군을 투입해 7000여명의 희생자를 낳은 5·18광주민주화 운동 등과 괴리감이 들 정도로 맞지 않다.
지난 6일 이 같은 사실을 시민단체와 네티즌에게 알려져 항의가 빗발치자 해당 문구를 삭제했지만 그 당시를 겪지 못한 현재 학생들과 청년들에게 한국의 민주화과정의 왜곡된 사실을 심어 줄 수 있는 중대한 문제다.
하지만 대구공고의 전 전 대통령 찬양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0년 대구공고 총동문체육대회 당시 전 전 대통령이 운동장에서 동문들에게 큰절을 받아 세간의 지탄을 받은 사실이 있다.
또 지난해는 이 학교 총동문회가 학교 내 전두환 자료실을 만들었다 비난이 쏟아지자 바로 폐쇄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대구공업고등학교 교장은 “잘못된 사관을 심어주기 위해 이런 글을 올린다는 주장은 있을 수 없다”며 “동문회서 준 자료를 링크해 동문마당에 실었을 뿐이다”고 해명했다.
한편 이번 홈페이지 찬양 사건과 합하면 전 전 대통령을 찬양한 것이 이번이 세 번째다.
◇한국의 민주화 초석이 된 군부독재자
박정희 전 대통령이 유신헌법으로 영구 집권을 노리다, 김재규 당시 중앙정보부장에 의해 살해당하면서 전 전대통령은 신군부 세력을 등에 업고 당시 계엄사령관인 정승화 육군 대장을 내란방조죄 혐의를 뒤집어 씌어 체포해 중장으로 진급한다.
이후 10대 중앙정보부장 서리로 취임하면서 모든 권력을 손안에 쥐게 된다.
1980년 전 전 대통령은 비상계엄 전국으로 확대하고 당시 전두환의 집권을 반대하는 광주시민을 공수부대를 투입해 대학살에 버금가는 진압으로 수 천명의 사망자를 발생시키며 진압한뒤 고 최규하 전 대통령이 하야선언과 동시에 대통령후보에 단독 출마, 제11대 대통령으로 당선된다.
한국의 민주화 초석(?)이라 하는 전 전 대통령의 수많은 화려한 이력 중 하나다.
특히 5·18민주화운동은 전 전 대통령의 화려한 이력에 방점을 찍는 일대 중대한 사건이다.
1980년 5월18일을 전후해 광주와 전남일원에서 발생한 5·18민주화운동은 신군부의 집권음모를 규탄하고 민주주의의 실현을 요구하며 전개한 민중항쟁이다.
2001년 12월18일 기준으로 확인된 피해자가 사망자 218명, 행방불명 363명, 상이자 5088명, 기타 1520명 등 총 7200여명에 이른다.
1995년 12월 19일 ‘5·18민주화운동등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돼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을 비롯해 가해자 다수에 대한 법적 처벌이 이루어졌으나 아직까지도 5·18민주화운동의 청산작업에서 발생한 오류와 미흡한 점들을 바로잡기 위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활동이 계속 진행 중에 있다.
하지만 안타까운 사실은 현재 10대 청소년들 중 5·18민주화운동을 폭동으로 잘못알고 있는 청소년들이 상당수라는 점이다.
입시위주의 교육으로 한국의 근현대사를 제대로 학습하지 못한 원인도 있겠지만 5·18민주화운동이 폭동이란 이유가 총기를 들어서라고 말하는 청소년들의 역사의식 바로잡기가 시급해 보인다.
직장인 윤 모씨는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다라는 말처럼 잘못된 역사관을 가지고 과거에 일어난 사건의 평가를 왜곡해 버린다면 한국의 민주화 초석은 군부독재자의 공으로 돌아갈 공산이 크다”고 우려했다.
또한 전 전 대통령은 16년 전 대법원으로부터 내란죄와 반란죄, 내란목적 살인죄 등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전직 대통령으로서 예우 받을 권리를 박탈당했지만 아직도 정부로부터 예우를 받고 있어 비난이 끊이지 않고 있다.
추징금 1672억도 전 재산이 29만원밖에 없다면서 아직도 납부하지 않고 버티고 있다.
하지만 추징금 공소시효가 불과 5개월밖에 남지 않아 국회가 미납추징금을 징수하거나 강제노역을 시킬 수 있는 법안 2개를 발의해 놓고도 법안 처리를 하지 않고 방치된 상태다.
하지만 29만원 밖에 없다던 전 전 대통령이 호화골프, 해외여행 등 일정을 다닌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일각에선 “이미 대통령의 예우를 박탈당한 자에게 무려 30억원에 이르는 국민혈세로 경호나 대통령예우를 해주는 것이 말이 되는 것인가”라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 전 전대통령 미화 글, 네티즌 비난일색
대구공고가 전 전 대통령의 미화 글 게재로 여론의 비난을 받는 가운데 네티즌들의 비난도 강력했다,
한 네티즌은 “민주화 초석이 전두환이면 삼청교육대는 인재양성소였냐”고 비난하며 “유대인을 이끈 지도자는 히틀러였다”며 비꼬았다.
또 아이디 Rub****는 “XX도 이정도면 예술이다”며 비꼬았고 아이디 안**는 “전두환이 민주화 초석이면 히틀러와 도조히테키는 세계평화의 주춧돌이다”고 비난했다.
이와 함께 직장인 Y모씨는 “먹고 사는 게 중요해 지금 와서 이런다고 달라 질건 없지만 확실히 역사는 퇴보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반면 아이디 tgp1****네티즌은 518민주화운동에 대해 “공권력을 통한 자국민 학살? 정당한 공권력행사를 통한 북괴 및 폭동 군 진압이 아닌가? 최소한 그로써 사회질서를 유지시켰다고 보는 게 맞는 거 같은데”라는 의견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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