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민주화 관련 법안 '날선 공방'

윤은식 / 기사승인 : 2013-05-06 11:4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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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급거래 개정안' 산통 끝 본회의 통과

[토요경제=윤은식 기자] 납품단가 후려치기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를 강화하는 내용의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하도급법)’이 지난달 30일 국회를 통과했다.
이날 표결에 앞서 열린 토론에서 여·야 정치권은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들의 입법을 두고 날선 공방을 벌였다.

민주통합당은 이날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처리 과정에서 새누리당이 제동을 걸자 “경제민주화가 아니라 견제민주화냐”며 불만을 감추지 못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경제민주화 1호’로 불리는 하도급법은 국회법사위를 통과했지만 새누리당이 여전히 법안에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본회의 통과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지만 재석 225명 가운데 찬성 171명, 반대 24명, 기권 30명으로 가결됐다.

▲ 지난달 30일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재적 225 중 찬성171, 반대 24, 기권 30으로 가결됐다.

◇ 경제민주화 1호 하도급법 국회 본회의 통과
개정안은 중소기업협동조합에 원사업자와의 납품단가 조정 협의권을 부여하고, 협의 결렬 시 하도급 분쟁조정협의회를 통해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징벌적 손해배상 대상 행위로 현행 ‘기술 유용’ 외에 납품단가 후려치기(부당 단가인하), 발주 취소, 부당 반품 등 3건을 포함했다.
아울러 이 같은 행위로 발생한 피해액의 3배 범위 내에서 '징벌적 배상'을 부과토록 했다.

표결에 앞서 열린 토론에서 새누리당 김용태 의원은 “입법 취지에는 백번 동의 한다”면서도 “예기치 못한 함정이 있다”며 반대 주장을 폈다.
김 의원은 “일부 대기업이 하청업체에 대해 부당하게 단가 인하를 강요해 중소기업의 생존 기반을 위협한 점에서 입법 취지는 100%로 동의 한다”면서도 “입법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채 예기치 못한 나쁜 후방 효과를 가져 올 것이 자명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중소기업은 단가가 부당하더라도 대기업과 거래 단절을 각오하고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중소기업과 소기업, 소기업과 개인 간의 하도급에서는 단가 부분을 갖고 엄청난 분쟁이 벌어져서 소송이 빈발하는 등 갈등과 혼란이 발생할 것”이라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반면 민주통합당 민병두 의원은 “하도급법 개정안은 대선 때 일감 몰아주기 근절과 함께 여야가 사회적으로 국민 앞에 합의한 경제민주화의 핵심 공약”이라며 “상층부에서부터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경제민주화 질서를 바로잡으면 밑으로 전이되고, 사회적 질서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경제민주화 1호 법안을 계기로 삼성과 같은 대기업은 세계 시장에서 애플과 혁신에서 경쟁하고, 골목 상권과 중소기업에는 평화가 잔잔하게 가득차길 기원한다”고 강조했다.

◇ 정년 60세 법 난항 끝에 통과
정회·속개 반복 끝에 일부 법안 어렵사리 통과했지만 유해화학물질 관리법은 무산됐다.
지난달 30일 국회법사위가 전체회의를 열고 각 상임위에서 넘어온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 심의를 속개했으나 여당의 제동걸기로 정회와 속개를 반복하는 등 진통을 겪은 끝내 일부만 통과 됐다.
민주통합당 등 야당 의원들이 “여야가 이미 합의한 경제민주화 법안을 여당이 막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발목잡기 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날 전체회의에서 진통 끝에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강화하는 하도급법 개정안을 의결하며 순탄히 진행되는 듯 했으나 하도급법과 함께 대표적 경제민주화법안으로 꼽히는 유해화학물질 관리법 개정안 처리를 놓고 다시 첨예한 갈등을 빚었다.

새누리당 김학용 의원은 “심도 있는 검토가 필요하다”며 소위 회부를 주장했고, 같은 당 간사인 권성동 의원도 “부처 간에도 이견이 있는 법안을 무조건 처리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원 사격했다.
이와 반대로 민주당 이춘석 의원은 전날 경제5단체 부회장단이 국회를 방문, 경제민주화 입법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사실을 거론하며 “오늘 법안을 처리하지 못하면 재계의 로비에 굴복하게 되는 셈”이라며 법안 처리를 압박했다.
이에 권성동 의원이 “민주당이 정치공세로 일관하며 동료의원들의 인격을 모독하고 있다”며 사과를 요구하고 나서 여·야 간 날선 신경전이 벌어졌다.

한편 정년 60세를 의무화한 고용 상 연령차별금지·고령자고용촉진법 개정안을 두고도 새누리당 김회선 의원이 임금체계 개편에 대한 구체적 내용이 명시되지 않은 점을 들어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고 오는 2017년부터 모든 사업장에서 정년 60세를 의무화하는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재적 300인 가운데 재석 197명, 찬성 158명, 반대 6명, 기권 33명으로 최종 통과시켰다.

정년 60세 연장안은 오는 2016년부터는 300인 이상 대기업과 공공기관에 정년 60세 의무화가 실시되고 2017년부터는 전 사업장으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정년 연장과 연동되는 조치로 임금체제 개편을 의무화하면서 임금피크제 도입도 현실화될 전망이다.

◇ 민주, 원내대표 브리핑 통해 법안 처리 촉구
민주통합당은 이날 표결에 앞서 원내대표 브리핑을 열어 신속한 법안 처리를 촉구하기도 했다.
다음은 민주통합당 원내대변인 브리핑 전문이다.

박근혜 정부가 경제민주화를 이룩하고 서민경제를 회복하여 국민들이 행복하게 잘사는 국민행복시대를 만들겠다고 한 말은 이제 물 건너 간 듯하다.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민주화 관련 대선 공약 사항을 비롯해 여야 6인 협의체 등에서 이미 합의한 법안이 새누리당 의원들에 의해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사사건건 제동이 걸리고 있다.
‘정년 60세 의무화 법안’,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법’ 등 경제민주화 관련 대표적 법안들이 법사위에서 좌초되어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하고 있다.
또한 ‘대체휴일제법안’과 ‘유해화학물질관리법’ 등도 재계의 입김을 새누리당이 그대로 수용하여 법사위에서 처리되지 못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4월 15일 “경제민주화 입법이 무리한 것이 아닌가 걱정된다”는 발언과 전혀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또한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을 두고는 자신의 공약이 아닌 것도 포함돼 있다고 발언하여 입법권을 침해하는 발언까지 서슴지 않았으며 경제민주화에 속도조절이 필요하고, 기업의 규제를 과감하게 풀어야 한다며 재벌을 옹호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박근혜 정부는 역대 정부들이 경제위기에 몰릴 때마다 대기업에 매달렸지만 결과는 양극화만 심화되고 결국 민심도 잃었던 역사적 경험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지금이라도 각 상임위에서 의결된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을 법사위에서 틀어막는 이중적 태도를 버리고 경제적 약자를 위해 노력해 주길 바란다.

◇ 중소기업계도 조속한 법안 통과 촉구하기도
중소기업계도 경제민주화 법안의 조속한 통과를 촉구하기도 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달30일 발표한 성명에서 “경제민주화를 위한 핵심법안 처리가 6월 임시국회로 넘어갈 수 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국회 및 정부의 경제민주화 의지가 후퇴하는 것은 아닌가 우려 된다”고 밝혔다.
시장 불균형·제도 불합리·거래 불공정 등 경제 3불(不) 해소를 통해 공정한 경쟁의 틀을 마련하자는 설명이다.

중기중앙회는 “누구나 땀 흘려 노력한만큼 정당한 대가를 받을 수 있는 경제생태계를 복원해야 한다”며 “공정한 경쟁의 틀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확대, 협동조합 납품단가협상권 부여 등은 경제 3불 해소를 위한 상징적 입법이며 경제민주화의 핵심과제라는 의견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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