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나도 투약 '약물 공화국' 오명

윤은식 / 기사승인 : 2013-04-15 11: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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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포폴 중독의 덫

[토요경제=윤은식 기자] 하루가 멀다 하고 연예인들의 프로포폴 불법투약사건이 발생하고 있다.
이들 연예인들은 일명 강남 뷰티라인으로 불리는 성형외과·피부과 등에서 카복시(지방분해주사)나 보톡스 등 미용시술을 받으면서 최대 190여 회 가까이 프로포폴을 불법으로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일각에선 언론에 드러난 프로포폴 불법 투약이 빙산의 일각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일부 유명인이 아닌 일반인들의 경우 불법 투약이 확인되지 않아 오남용사례가 짐작할 수 없을 만큼 많을 수 있다는 시각이 대부분이다.

▲ 또다시 연예인들이 불법 프로포폴 투약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아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다.
◇ 윤리의식 저버린 의사들···부당이득까지 챙겨
세계적으로 프로포폴을 마약류로 관리하는 나라는 대한민국이 유일하다, 그럼에도 프로포폴의 오남용 사례가 끊임없이 발생해 정부당국의 관리능력부재가 의심스러운 상황이다.

프로포폴은 지난 2011년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돼 관리되고 있다.
서울의 모 의과대학 교수는 “의사가 양심적으로 프로포폴을 처방해야 하는데도 오히려 오남용을 부추기고 있다”면서 “몰래 프로포폴을 빼돌려 투약하기 때문에 오남용에 의한 사망사고가 많이 발생한다”고 경고했다.

검찰에 따르면 최근 연예인들에게 불법으로 프로포폴을 투약한 의사도 기소하면서 이들 의사는 프로포폴을 투약하고도 진료기록을 쓰지 않거나 수정하는 수법으로 투약량을 누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병원간의 주사제 처방을 공유하지 않는 것도 약물 오남용을 부추기고 있다.
건강보험 관계자는 “먹는 약은 처방전을 발행하면 처방전 발행 시스템에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중복처방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데 주사제 같은 경우는 확인이 안된다”면서 “프로포폴도 주사제니깐 진료기록을 하지 않으면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강남일대 유흥업종사자들을 상대로 상습적으로 프로포폴을 투약해준 의사들이 무더기로 구속기소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 의사들은 2011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서울 강남일대서 수백차례에 걸쳐 피부·성형외과 시술 명목으로 유흥업종사자들에게 불법으로 프로포폴을 투약해준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프로포폴데이를 만들어 병원문을 닫은채 일반손님은 받지 않고 프로포폴 투약만 해준 것으로 조사됐다.
또 프로포폴 10밀리리터 당 10만원씩 받고 투여해 지금까지 수억원 가량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일부 의사는 유흥업소 종사자들과 함께 대마초까지 피운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대부분이 검찰조사에서 혐의를 시인했다.

◇ 내시경만 500번 이상···병원 옮기며 투약
연예인 등 유명인사들의 프로포폴 불법투약이 일응 유명인들만의 일은 아니다.
40대 남성이 프로포폴 주사를 맞으려고 2년동안 무려 500차례 이상 위내시경을 해 구속된 사건도 발생했다. 이 남성은 하루 최고 7번이나 위 내시경을 한 것으로 경찰조사 드러났다.
이 남성은 “처음에는 암검진을 위해 내시경을 받는 과정에서 약물 중독에 빠진 것 같다”면서 범행동기를 밝혔다.
또 병원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다른 사람의 주민번호까지 도용한 사실도 밝혀져 프로포폴 중독의 심각성을 보였다.

전북 군산에서는 병원을 옮겨다니며 프로포폴을 상습적으로 투약한 간호조무사가 전모씨가 경찰수사를 피해 잠적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전북 군산경찰서는 전씨가 상습적으로 프로포폴을 투약한 혐의로 수사에 착수했다고 지난 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전씨는 자신이 근무하는 군산 모 병원 화장실에서 프로포폴류로 알려진 레미펜타닐 2개를 투여하고 기절해 있는 것을 동료 간호조무사가 발견했다, 전씨는 자신의 범행이 발각될 것을 우려해 프로포폴류 엠플 4개를 빼내 도주했다.

해당병원은 이 같은 사실을 8일이 지난 후에야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전씨가 짧은 기간씩 충남 서천군 등 병원을 옮겨다닌 것을 추가로 확보하고 상습적으로 프로포폴을 투약한 것으로 보고 소재파악에 나섰다 한편 해당 병원 등에 대해서도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 병원종사자 프로포폴 오남용 심각···일반인 확대 주범
프로포폴은 일시적인 수면유도제로 단시간에 마취되고 회복속도가 빨라 간단한 외과적 시술이나 내시경검사 등에 사용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프로포롤을 한·두 차례 맞는다고 대마·필로폰 등 처럼 정신적 의존증 즉 중독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나, 지속적으로 투약하게 되면 중독증상을 유발시킬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하지만 의사 처방에 의해 투여해야하는 프로포폴이 오히려 프로포폴에 접급하기 쉬운 의사들 사이에서 중독자가 많이 발생한다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일부 학계관계자는 “약물에 대한 접근성이 일반인보다 상당히 용이한 의료인 중 특히 약물관리에 허술한 소형 병·의원 의료인들이 피로회복의 이유로 프로포폴을 투약해 오남용 문제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이 투여한 의사들이 일반인에게 까지 공급하면서 프로포폴 오남용이 확산됐다”고 지적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00년부터 2012년 까지 프로포폴 관련 사망자 44명의 부검결과 오남용으로 사망한 사람이 25명으로 절반 이상이었고 이들중에는 간호사·간호조무사9명, 의사6명, 병원종사자 2명 등 70% 이상이 병원 관계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 자진신고하면 형사처벌 줄어
이와 같이 프로포폴 상습투약자가 연예인들로부터 일반인까지 확산되자 경찰당국이 불법투약자를 양지로 끌어내기 위해 이달 1일부터 오는 6월 30일까지 3개월간 마약류 특별자수기간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유명연예인들의 프로포폴 불법투약논란이 다시 커지고 불법 투약자들을 양지(陽地)로 끌어내지 위해 특별자수기간을 운영하고 자수한 투약자들에 대해선 형사처벌 수위를 최소한으로 낮추기로했다”면서 “의사가 프로포폴을 오남용하고 있는 사람을 신고할 경우 투약자 자수로 처리한다는 방침이다”고 전했다.
경찰은 또“특별자수를 원할 경우 투약자 본인이 직접 경찰서로 방문하거나 전화·서면으로 자수할 수 있고 특히 의사가 신고한 경우에도 본인의 자수에 준해 처리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자진 신고한 투약자들은 투약동기와 경위·치료재활 등 구체적 사항을 파악해 관용을 베푸는 동시에 마약중독자치료보호규정에 따라 치료보호기관의 치료보호 및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의 치료재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등 처벌수위를 낮출 방침이다.
한편 자진신고 한 투약자들의 명단은 비공개 원칙으로 하고 가족·보호자 등 제3자가 신고한 경우도 신고자의 비밀도 철저히 보장된다.
경찰 관계자는 “마약류 사범에 대해서는 강력한 형사처벌 외에도 예방·교육 등 계몽, 치료․재활 등 복합적이고도 지속적인 대처가 요구됨에 따라, 마약류 폐해에 대한 대국민 홍보를 적극 전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수 대상자는 마약·향정신성의약품·대마 등 마약류 투약자(중독자도 포함)로, 프로포폴 등 의료용 마약류 투약자도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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