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씨에게 내려진 진단은 손목터널증후군. 보통 검지와 중지, 약지에 이상한 감각이나 통증을 일으키는 것이 초기 증상이다. 비만이나 당뇨를 갖고 있거나 갑상선을 앓는 이들에게 발생하기 쉽다. 또 이 질환은 임신 중이거나 폐경을 이제 막 시작한 여성에게도 일시적으로 생길 수 있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집안 살림을 위해 손과 손목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주부들에게서 흔히 나타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손목터널증후군을 진단받은 14만여 명의 환자 중 80%가 여성이다. 위험한 것은 이렇게 손이 저리는 증상을 대수롭지 않게 여겨 치료시기를 놓치는 이들이 많다는 것이다.
◇자가진단 후 전문의에게 진단
손목터널증후군은 손목의 인대가 손에서 팔로 이어지는 신경관을 눌러 압박하기 때문에 생기는 질환이다. 황순호 강남중앙병원 원장은 “초기에는 손이 저리거나 손바닥이 뻐근한 느낌이지만 증상이 악화되면 손바닥 안쪽 근육이 위축되기 시작한다”면서 “손에 힘을 주거나 물건을 잡는 일도 힘들 수 있다”고 말했다.
단추를 잠그거나 젓가락질이 힘들 정도로 일상생활이 불가능해질 수도 있기 때문에 조기에 전문의에게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자가진단을 통해 이를 확인해 볼 수도 있다. 먼저 양 손목을 안쪽으로 구부린 채 손등을 맞대고 1분 정도를 유지해보자. 이때 손가락과 손의 감각에 이상을 감지하거나 통증을 느낀다면 빨리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손목터널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선 손목터널이 압박을 받을 수 있는 행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 가사를 할 때는 양손을 번갈아 가면서 사용한다. 걸레나 행주를 쥐어짜는 일은 피하는 것이 좋다. 무거운 물체를 옮길 때도 손아귀에 과도한 힘이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한다. 마우스와 키보드를 사용해야 할 때면 손목이 너무 꺾이지 않도록 조심하자. 무엇보다도 틈틈이 손목과 손가락의 근육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손목을 천천히 돌리거나 털어준다. 이밖에 깍지를 낀 채 앞으로 쭉 펴는 동작으로 손목 근육과 인대를 단련시키면 도움이 된다.
다행히 초기에 진단을 받아 치료를 시작한다면 손을 사용하는 것을 줄이고 1~2주간 부목으로 고정할 수 있다. 통증이 있다면 소염진통제 등의 약물을 사용하거나 손목터널에 스테로이드 주사를 놓아 증세를 완화할 수 있다. 하지만 재발하는 경우가 많다. 만약 3개월에서 6개월간의 비수술적 치료에서도 호전되지 않고 악화된다면 수술이 최선책이다. 수술은 눌린 인대를 잘라내 신경관을 넓혀주는 것으로 부분 마취와 절개로 비교적 간단한 시술에 속한다. 수술의 결과도 좋은 편이다. 물론 수술 전에는 전문의에 의한 정확한 진단을 통해 자신에게 적합한 수술과 마취의 위험도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손이 저린데…목 디스크? 손목터널증후군?
직장인 A씨는 최근 손이 저린 증상이 느껴져 ‘목 디스크’를 의심하고 병원을 찾았다. 목 디스크인 경우 손이 저린 증상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병원을 찾은 A씨가 받은 진단명은 ‘손목터널증후군’이었다.
직장인 B씨 역시 손끝 부분이 저린 통증이 느껴져 병원을 찾았다. 사무직인 B씨는 과도한 업무로 생긴 ‘손목터널증후군’을 의심하고 병원을 찾았다. 그러나 B씨가 받은 진단명은 손목터널증후군이 아닌 ‘목 디스크’였다.
신용철 안세병원 원장은 “목 디스크와 손목터널증후군은 둘 다 손에 통증이 느껴지는 증상을 일으키는 것이 같아 오인하고 병원을 찾는 이들이 많다”며 “그러나 두 질환은 치료법이 다르고 특히 목 디스크의 경우 제때 치료가 이뤄지지 않고 방치하게 되면 마비증상까지 올 수 있기 때문에 병원을 찾아 진단을 확실히 받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렇다면 목 디스크와 손목터널증후군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우선 손목터널증후군은 손목 아래쪽에 통증을 느끼게 된다. 목 디스크의 경우는 어깨와 목 부분이 뻐근한 통증을 먼저 느끼게 되고 이를 방치하게 되면 팔과 손끝으로 통증을 느끼게 된다.
보통 손목터널증후군은 엄지, 검지, 중지, 손바닥 부분이 저리거나 타는 것 같은 통증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방치하게 되면 손목터널증후군이 진행되면서 근육 쇠약이나 위축을 일으키게 된다. 엄지손가락 쪽의 감각이 없어지거나 손에 힘이 약해져 나중에는 손목을 잘 쓰지 못하는 증상까지 나타나게 된다.
신 원장은 “목 디스크는 기본적으로 손목터널 증후군과 비슷한 증상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손목터널증후군은 손목 아래쪽이 저리고 목 디스크는 손목 아래쪽의 통증은 물론 어깨와 팔, 손끝까지 그 통증이 나타나는 편이다”며 “목에 움직임이 있을 때에는 그 통증이 심해지며 찌릿찌릿한 전기가 오는 것 같은 통증을 느끼기도 한다”고 말했다.
목 디스크와 손목터널증후군은 증상이 같아 보이지만 엄연히 다른 증상이다. 이에 목 디스크와 손목터널증후군의 구분을 확실히 해야한다. 또 어떤 질환이든 통증이 느껴진다면 바로 병원을 찾아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편, 장시간 컴퓨터를 사용하거나 스마트폰의 사용량이 많은 편이며 자세가 바르지 않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예민한 성격이라면 목 디스크를 부를 수 있다. 보통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하는 컴퓨터와 스마트폰의 사용은 목 디스크의 원인이 돼 목 디스크를 발병하게 된다. 목 디스크는 어깨와 목 부분의 통증부터 시작해서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에는 팔과 다리까지 저리는 증상으로 발전하게 된다.
◇지난 5년간 진료인원 50.3% 증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원장 강윤구)은 지난 5년간(2007∼2011년)의 심사결정자료를 이용해 ‘손목터널증후군(G56.0)’에 대해 분석했다. 그 결과 진료인원은 2007년 9만5000명에서 2011년 14만3000명으로 5년간 약 4만8000명이 증가(50.3%)했다. 연평균 증가율은 10.7%로 나타났으며 총 진료비는 2007년 202억 원에서 2011년 322억 원으로 5년간 약 120억 원이 증가(59.4%)했다. 연평균 증가율은 12.4%로 나타났다.
손목터널증후군 진료인원은 남성이 전체 인원 중 매년 약 20.0%∼20.9%를 차지하고 여성은 약 79.1%∼80.0%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여성 진료인원이 남성 진료인원에 비해 약 4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2011년 기준 3.8배)
손목터널증후군의 진료인원을 연령별(10세 구간)로 분석한 결과 2011년을 기준으로 50대의 점유율은 40.0%로 가장 높았다. 40대는 22.0%를 차지했다.
50대는 진료인원의 점유율이 높을 뿐만 아니라 2007년에 비해 증가폭 또한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
각 연령구간별 성비를 비교해보면 20세 미만에서는 진료인원의 성별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30대부터 2배 이상 벌어지기 시작해 50대에는 약 5.7배의 차이를 보였다.
심평원은 “손목터널증후군은 심할 경우 잠자는 도중에도 통증을 느껴 잠에서 깨게 되고 오래 지속되면 손의 힘이 약해져 운동마비 증세를 보이기도 한다”며 “평소 스트레칭을 자주 하고 손목을 보호하는 생활 습관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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