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 없는 살인사건, ‘범인은 없다?’

윤은식 / 기사승인 : 2013-03-29 18:25:11
  • -
  • +
  • 인쇄
사람도 죽이는 사망보험금! 사기전말!

▲ △지난해 제주서 보험금을 노린 살인사건의 현장검증모습
지난 27일 이른 바 시신 없는 사건의 대한 파기환송심에서 피고인 손 모씨의 살인 혐의가 인정돼 1심판결과 같이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시신 없는 사건이란 지난 2010년 6월 부산에서 발생한 사건으로 당시 피고인 손 모씨가 노숙인 김 모씨(살해 당시 26세)를 유인 살해하고 시신을 화장한 뒤 자신이 숨진 것 처럼 속여 보험금을 챙기려다 구속기소 된 사건이다.


◇ 사망보험금을 노린 계획된 범죄


지난 2010년6월 16일경 손 모씨는 대구에 위치해 있는 여성노숙인쉼터에서 김 모씨를 만나 자신을 부산의 어린이집 원장이라고 소개하고서 김 모씨를 보모로 근무하게 해주겠다고 속여 차에 태운뒤 부산으로 향했다.


같은해 6월17일 부산에 도착한 손 모씨는 차안에서 김 모씨를 살해한 뒤 응급실로 데리고가 숨진 김 모씨가 자신인 것처럼 속여 사망한 것처럼 접수하고 숨진 김 모씨가 급성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며 검안의를 속이고 시신을 화장해 부산인근 바닷가 등에 뿌렸다.


이후 자신의 어머니를 시켜 자신의 사망신고서와 보험금 청구서를 제출하게 해 보험금 600만원을 챙겼고 김 모씨를 살해한 한달여인 7월 8일에 김 모씨가 거주하던 여성쉼터에 찾아가 김 모씨가 자신의 물건을 훔쳤다고 속여 200만원도 가로챘다.


그러나 손 모씨는 사기를 포함한 모든 검찰의 공소사실은 인정하면서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았다. 이와 함께 손 모씨는 살인을 한 사실이 없다면서 법원에 1500페이지가 넘는 검찰 수사기록을 요청하는 등 당당한 모습을 보였다.


◇ 1심법원에 무죄주장하기도··2심 살인 증거 없다 판단


당시 검찰은 손 모씨가 이혼, 사업실패 등 경제적 어려움을 겪다 거액의 생명보험에 가입한 뒤 연고가 없는 여성을 물색한 뒤 살해하고 자신이 사망한 것처럼 꾸며 보험금을 타낼 계획을 세웠다며 살인, 사체은닉, 사문서위조 등 혐의로 기소했다.


검찰은 사망한 김씨의 시신에 손모씨의 구토와 타액이 등이 과다 분비되어 있던 점, 인터넷 검색기록에 사망보험금, 메소밀(독극물)냄새, 질식사 등의 검색기록이 있었던 점등을 들어 김 씨게에 독극물을 마시게 해 살해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손 모씨는 생활고로 인해 스스로 목숨을 끊을 생각으로 생명보험에 가입했으며 인터넷에 독극물 등을 검색한 것도 자살할 방법을 찾기 위해서 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심법원은 손 모씨에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손 모씨에 대해 살인혐의 인정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손 모씨는 바로 항소를 제기했고 2심법원은 살인혐의에 대한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를 판단하고 사체은닉죄만 유죄로 인정했고 징역 5년을 선고 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원심이 피고인의 범행방법을 인정할 수 있는 객관적인 증거가 없고 피해자의 돌연사나 자살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것은 심리가 부족해 보인다”고 밝히고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 갈팡질팡 선고, 왜?···판결불복 상고, 다시 대법원 판단 받아


이른바 시신 없는 살인 사건의 쟁점은 명확한 타살 증거가 없고 살인과 관련된 정황증거만 있다는 점이다.


2심 재판부가 살인을 입증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손 모씨에 대해 살인혐의를 무죄로 판단하였으나 대법원은 심리 미진으로 사건을 항소법원인 부산지방법원으로 돌려 보내면서 논란이 증폭돼 주목을 받게 됐다.


부산지법 형사2부는 파기환송심에서 김모씨가 살해됐을 명확한 증거가 없는 상태에서 손 모씨가 결백을 주장하며 강력히 주장했던 돌연사나 자살을 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면서 집중적으로 살폈다.


재판부는 숨진 김씨가 생활했던 노숙인 쉼터 사람을 증인으로 세워 추가 조사를 했고 국립과학수사연구소와 평소 김씨가 다니던 대구의료원에 돌연사와 자살가능성 등의 의학적 소견을 구했다.


당초 재판부는 숨진 김모씨가 사망하기 직전 까지 손 모씨와 함께 있어 제3자에 의해 타살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했었다.


그러나 국과수와 대구의료원 소견과 노숙인 쉼터 사람의 진술 등을 종합한 결과 돌연사했을 가능성과 자살을 했을 가능성이 거의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대신 손씨가 인터넷으로 독극물인 메소밀을 반복적으로 검색하고 사건 발생 2주 뒤 손 모씨가 자살소동을 일으킬 당시에 메소밀을 소지하고 있었던 것에 초점을 마췄다.


손 모씨가 숨진 김모씨와 함께 맥주를 마셨다고 진술했고 김씨가 응급실에 왔을 때는 가슴까지 많은 양의 침이 흘러나온 흔적이 발견됐었다. 이런 정황으로 재판부는, 국과수가 메소밀을 먹게 되면 많은 양의 침이 흘러내린다는 소견을 참고했다.


메소밀은 적은 량으로 단시간에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는 독극물이고 물이나 술등에 탈 경우 냄새, 색깔, 맛 등이 전여 티나지 않아 알아채기 어렵다.


재판부는 손 모씨가 사망보험금, 독극물과 살인방법 등 수차례 검색한 흔적과 김모씨가 사망하기 전날 질식사를 검색한 점, 취직을 시켜 돈도 많이 주고 학교도 보내 자격증을 따게 해주겠다고 거짓말을 한 점 등도 유죄로 판단된 근거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손 모씨가 경제적인 문제로 자금사정이 나빠지자 일거에 해결하려는 동기에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을 세우고 노숙인 쉼터에 있던 김 모씨를 유인해 살해한 것으로 판단했다.


부산지법 공보판사는 “피해자가 자살했을 가능성 또는 돌연사 했을 가능성, 피고인이 아닌 제3자의 의해 살해될 가능성이 극히 희박해 유죄를 인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접한 네티즌들은 “재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은 수많은 억울한 사람이다”면서 “범인이 무죄가 되고 피해자가 범인이 되는 억울한 경우가 있다”며“죄를 지었는데 다시 상고라니, 하늘이 무섭지도 않느냐”라며 비난했다.


시신 없는 살인 사건은 1심 무기징역, 항소심 살인혐의부분만 무죄, 대법원 파기환송, 다시 무기징역으로 선고받았지만 손 모씨가 불복해 상고하면 대법원에서 다시 이 사건을 최 종 심리하게 된다.


[저작권자ⓒ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