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0만 인천이 11억 인도 눌렀다

토요경제 / 기사승인 : 2007-04-1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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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수 인천시장 "역대 최고 대회 만들 것"

- 한국스포츠 '세 마리 토끼사냥' 성공할까
- AG '표 맞대결' 처음...역대 최고 접전
- 치열한 외교전으로 '국제도시' 날개 달아

인천시민 270만이 인도의 11억 인구를 눌렀다.

지난 17일 쿠웨이트에서 열린 제 26차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2014년 아시안게임 유치도시로 인천시가 선정됐다.

이날 오후 4시경 개최도시로 인천시가 발표되자 총회장은 흥분의 도가니에 빠져들었다.
총회장 안에 있던 인천시 유치단 전원은 '인천'을 연호하며 서로를 얼싸안고 축하했으며 신용석 위원장은 기쁨을 눈물을 보이기까지 했다.

안상수 시장도 떨리는 목소리로 '기분 최고다'라고 소감을 말하며 흥분을 가라 앉히지 못했다.

이처럼 인천시 유치단이 아시안게임 유치에 무게를 두는 것은 경쟁상대가 신흥경제강국 일원으로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인도(뉴델리)였기 때문이다.

인도는 비록 인구가 많아 국민소득은 낮지만 지난해 GDP(국내총생산) 8400억달러로 한국을 제치고 아시아 3위권으로 도약했고 무려 18년간 최고 8.9%의 초고속 성장세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국가다.

게다가 이미 2010년에 영연방국가들 경기대회인 커먼웰스게임을 유치했고 이미 구축된 인프라를 토대로 아시안게임 유치에 사활을 걸었었다.

특히 2016년에 하계올림픽에도 도전하려고 하기 때문에 델리가 아닌 인도정부가 나서 그 징검다리 역할로 아시안게임을 반드시 유치하고자 했던 것이다.

그런 인도의 유치의지는 곳곳에서 나타나 인천을 바짝 긴장시키기도 했다.
인도는 무료숙박, 무료항공권 제공 이라는 승부수를 던져 인천을 곤혹스럽게 했고 최근에도 관계부서 장관들을 앞세워 해외순방에 나서는 등 끝까지 아시안게임 유치에 공을 들였다.

실제 이번 총회가 열리기 직전인 16일 오후 각국 NOC 위원들을 공항에서 픽업하기 위해 인천시 유치단과 몸싸움까지 벌이며 유치에 총력을 기울였다.

게다가 총회 당일인 이날 오전과 오후 내내 유치단이 '뉴델리'를 외쳐 총회장은 마치 뉴델리가 선정된 듯한 분위기 까지 연출하며 유치전에 총력을 기울였다.

인도는 또 여러 국제대회를 한꺼번에 유치하려는 한국정부의 상황이 인천만 전폭지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아래 인도 중앙정부의 보증서를 OCA에 제출해 인천의 유치활동을 압박을 가하기도 했다.

사실 인천으로서는 힘든 싸움을 했다. 2014년은 아시안게임은 물론 동계올림픽이 함께 열리는 해로 올림픽 유치를 제1순위로 꼽고 있던 정부가 아시안게임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표명과 보증을 하기는 힘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물론 문화관광부와 외교통산부 KOC 등이 적극 나서 인천유치에 큰 힘을 실어줬지만 2014년 아시안게임 하나만 올인하는 인도보다 여건이 좋지 않았던 것은 부인할 수 없었다.

이런 상대적 불리함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이 270만 인천시민의 결집된 의지였다. 또 안상수 시장과 신용석 위원장, 시의회 의원들의 끈질기고 부단한 유치활동 또한 큰 몫을 했다.
사실 인천으로서는 아시안게임 유치가 절실했다.

아시안게임은 한물 간 국제대회로 보여질 지 모르나 인천의 기존 이미지를 버리고 새로운 국제도시로 탈바꿈을 시도하고 있는 인천에게 아시안게임 유치는 분명 호재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인천으로 거듭나려는 270만 인천시민의 결집된 의지가 결국 11억 인구의 인도의 의욕을 누른 셈이다.

안상수 시장은 "2년 전 대회 유치활동을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아무도 인천이 성공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지만 인천시와 중앙정부, 국회와 시의회가 한마음 한뜻으로 힘을 모아 마침내 큰 일을 해냈다"고 평가했다.

안 시장은 대회 유치 성공의 원인에 대해 "인천은 우선 아시아인 모두가 함께 하는 대회를 만들자는 구호을 내걸었고 스포츠 약소국 지원프로그램인 'Vision 2014'도 상당한 설득력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힘들었던 순간에 대해 "처음 유치활동에 나섰을 때는 지지기반이 약해 허공속에서 활동하는 느낌이었다"며 "시간이 지나면서 인천이 제시한 비전과 약속을 믿어주는 회원국이 늘어나 힘을 얻었다"고 밝혔다.

또한 "특히 쿠웨이트 현지에 와서 각국 관계자들을 접촉하고 지난 15일 대사관저에서 NOC 초청 만찬을 개최했을 때 주요 인사들이 많이 참석해 대회 유치 성공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대회는 인천의 성장동력이 될 경제자유구역 사업에도 큰 힘을 모아 줘 시너지를 낼 것"이라며 "아시안게임 개최도시가 됐다는 것은 국제적으로 확실한 인정을 받은 것이고 투자자들은 이제 인천을 신뢰의 눈으로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 시장은 향후 대회 준비 방향에 대해 "앞으로 중앙정부와 긴밀한 협조를 통해 대회를 충실히 준비해 2014년 아시안게임을 올림픽 수준으로 끌어 올려 역대 최고의 대회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제 2014년까지 빈틈없는 대회 준비로 성공적으로 아시안게임을 치뤄내는 날까지 부단한 노력이 필요할 때이다.

한편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에 나선 평창의 행보에 마지막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 한국스포츠가 `세 마리 토끼 사냥'에 나선 가운데 동계올림픽마저 유치한다면 한국이 국제종합스포츠의 새로운 메카로 떠오를 수도 있지만 대구, 인천의 잇단 낭보가 평창에는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일단 인천의 아시안게임 유치를 지켜 본 2014평창동계올림픽유치위원회의 공식적인 반응은 담담한 편이다.

방재흥 평창유치위 사무총장은 "인천이 2014년 아시안게임을 유치한 것을 축하한다. 하지만 인천이 아시안게임을 유치한 것에 대해 평창에 유리하니, 불리하니 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평창도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해 개최권을 따오겠다"고 말했다.

아시안게임은 아시아 지역의 45개 국가올림픽위원회(NOC)가 투표에 참가하고 올림픽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112명 위원이 결정하는 만큼 외형상 연관성은 없어 보인다.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대구, 인천의 성공이 평창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도 없지 않다.

윤강로 평창유치위 국제담당 사무총장은 "아시안게임 개최와 동계올림픽 유치는 별개의 사안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평창의 경쟁자인 소치나 잘츠부르크가 악용할 소지는 있다"고 설명했다.

즉, 2014년 동계올림픽을 평창과 치열하게 경합중인 러시아 소치와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가 국제스포츠계에서 "한국에 국제대회를 몰아줘서는 안된다"며 흑색선전을 펼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집행위원과 OCA 투표에 참가한 아시아 지역 NOC 관계자 중에는 IOC 위원들도 다수 포함돼 있어 평창의 개최지 투표에 영향을 미칠 수 도 있다.

지난 2003년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2010년 동계올림픽 유치에 나섰다가 캐나다 밴쿠버에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던 평창은 '두 번 실패는 있을 수 없다'는 각오로 유치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표가 어디로 어떻게 갈지 전혀 예측할 수 없는 형편이다.

겨울스포츠의 세계적인 메카 잘츠부르크는 유럽지역 IOC 위원들의 지원을 받고 있고, 소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직접 진두지휘할 만큼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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