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말기 한의학자인 이제마 선생은 인체의 오장육부는 강하고 약하고 크고 작음의 차이에 따라 태양인, 태음인, 소양인, 소음인으로 분류하여 같은 병이라도 그 체질에 따라 약을 달리 처방하여 치료하는 사상체질의학을 창시했습니다.
당시 시대 상황에서는 크게 호응을 얻지 못했던 의학이론이었지만 ‘내가 죽고 나서 100년 후가 되면 나의 이론이 세상에 널리 펼쳐질 것이다’라는 예언처럼 100년이 지난 오늘날 사상의학은 한의학 진단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세간의 관심도 커지고 있습니다. 책이나 잡지를 통해 체질에 대한 내용을 읽어보면 명확하게 자신의 체질이 구별되기 보다는 여러 체질에 조금씩 겹쳐져 있는 경우를 경험합니다. 그만큼 정확한 체질을 감별해 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라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이제마 선생도 정확한 체질을 알기 위해 환자의 뺨을 때린 뒤 그 반응을 살폈다는 일화가 있을 정도입니다.
한의원에서도 정확한 체질 감별을 위해서 환자의 얼굴 생김새와 체격을 살피는 골상(骨相)법, 맥을 짚어서 하는 진맥법, 성격이 급한지 차분한지를 알아보고, 소화기능, 대소변, 생리 등의 상태를 알아보는 문진법, 침을 놓거나 약을 복용시켜 그 반응을 살피는 치료법 등 다양한 방법으로 감별하여 진단을 내리고 치료합니다. 이와 같이 체질 감별은 신중해야하고 정확한 방법을 써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입니다. 환자분들이 내원하면 스스로 체질을 진단하여 그에 맞는 음식과 섭생을 하고 있다고 하는데 잘못된 체질 파악으로 오히려 몸에 해를 끼칠 수 있는 음식이나 약을 섭취하고 있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가장 흔한 예로 인삼을 들 수 있습니다. 인삼은 소화기능을 강하게 하여 진액을 생기게 하고 정신도 맑게 해주며 몸을 따뜻하게 하여 양기를 보하는 효능이 뛰어납니다. 그러므로 인삼은 소화가 안 되거나 체력이 떨어지고 몸이 찬 소음인에게는 아주 효과적인 약입니다. 그러나 열이 많아 얼굴이 붉고 혈압이 높은 소양인의 경우엔 오히려 불난 집에 기름을 쏟아 붓는 격이 되어 독약이 될 수도 있습니다. 간혹 홍삼은 체질에 관계없이 먹어도 좋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도 잘못된 상식입니다.
특히 열이 많은 아이들에게 면역기능을 길러준다고 홍삼을 복용시키게 되면 홍삼의 열 성질로 인해 집중력을 떨어뜨려 산만해지거나 아토피 증상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습니다. 성인의 경우에는 가슴이 답답해지고 두통과 어지럼증이 생기기도 합니다. 이와 같이 내 몸에 맞지 않는 음식을 장기간 섭취하게 되면 몸속에서 거부반응을 일으키게 됩니다. 아토피 피부염, 천식, 비염 등도 결국은 잘못된 식습관과 생활에서 비롯된 알러지반응이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건강한 삶을 누리기 위해서는 체질을 정확히 알고 그에 맞는 섭생을 하고 체질을 고려하여 치료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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