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측은 가을 개편을 이유로 이 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진행 솜씨가 뛰어난 김씨를 교체한 이유가 석연치 않고 정권의 마음에 들지 않는 김씨의 행보를 문제 삼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평소 김씨는 진보성향을 띄는 방송인 중 한명으로 꼽힌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당시 노제 사회를 맡았고 가수 강산에씨와 노무현재단 출범 기념문화제 무대에 올라 쌍용차 사태의 안타까움을 간접적으로 피력하는 등 사회참여 활동을 활발히 해왔다.
더구나 KBS는 지난 해 진보성향 방송으로 알려진 가수 윤도현씨를 갑작스레 하차 시켜 논란을 일으켰다.
이번에 김씨 하차도 정부의 방송 길들이기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정치권 등 일각에서는 일제히 "소신 발언을 문제 삼은 보복성 퇴출이다. 정치적인 외압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한국방송 피디협회는 성명을 내고 "보복 조치의 일환이다. 이병순 사장의 연임을 위한 막장개편이 끝장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고 했다.
김창남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평화방송 '열린세상!이석우입니다'에서 "고 노 전 대통령의 노제 사회를 보거나 노 대통령 재단 출범공연에 잠깐 얼굴을 비쳤던 걸로 정치활동이라고 문제 삼으면 정치적 의견 표현의 자유에 대한 심각한 침해"라고 했다.
KBS 측은 "김씨가 4년이라는 오랜 시간을 진행해왔고 새 인물로 교체할 필요가 생겼다. 정기 개편 때는 보통 프로그램의 신설·폐지나 진행자 교체 등이 이뤄진다"고 했다.
손 교수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외압 의혹과 교체 반대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문화방송 노조는 성명을 통해 "진행자 교체가 엄기영 사장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한 권력의 굴종이다. 사측은 이번 달 말쯤 개편과 함께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해 사실상 이를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 네티즌은 "고액 출연료가 교체 이유라는 것은 수십억이 들어가는 드라마 제작 환경과 비교해보면 오히려 효율적인 진행자다. 단순히 프로그램 개편으로만 볼 수 없다"고 했다.
이번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민주당 등 야당 의원을 중심으로 이들과 관련, 외압설이 제기됐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MB 정부에서 퇴출당하는 것을 보면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있다. 방송인들이 출연을 거부당하거나 퇴출당하는 모습을 보면 방송 장악을 위해 지뢰들이 여기저기서 폭발하고 있다"고 했다.
MBC 측은 "가을 개편에 따라 100분 토론의 진행자 교체 논의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공식적인 결과를 말할 단계는 아니다"고 했다.
민주당의 김현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과잉충성심이 부른 KBS의 옹졸하고 치사한 결정이다. 정권의 눈치 보기에서 비롯된 자기검열이다. 독재시절로 회귀하고 있는 것"이라 했다.
일각에서는 김씨의 경우를 방송인 김구라씨와 비교하기도 한다.
김구라씨는 2003년 인터넷방송에서 "이명박 서울시장은 노가다 십장(막노동판 반장) 출신이다. 멸치대가리다"라고 했지만 진행자 자리를 다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 2000년대 초 정치인을 단골 욕설 소재로 등장시키는 한편 박정희, 이승만 전 대통령 등 과거 정치인과 여성 톱스타에 대한 성적 욕설을 담은 한국을 망친 100명의 XXX들이라는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이와 관련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는 최근 전국 19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절반 가까이가 정치적 의도가 개입된 것이며 문제가 있다고 답했다. 사실상 정치적 의도가 개입된 것으로 문제가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49.9%로 가장 많았고 잘모르겠다(26.5%), 방송사의 고유 편성권에 따른 것으로 별 문제 없다(23.6%)순으로 나타났다.
지역·연령별로는 인천.경기와 호남지역, 20~40대에서 사실상 정치적 의도가 개입된 것으로 문제가 있다고 답했고 반면 방송사의 고유 편성권에 따른 것으로 별 문제 없다는 의견은 서울, 충청지역과 30대, 50대 이상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조사됐다.
여당인 한나라당 지지층은 별 문제 없다(36.6%)고 응답했고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문제 있다(59.8%)고 답한 것으로 분석됐다.
KSOI는 현 정부의 언론방송 관련 정책에 대한 비판여론이 높은 상황에서 발생한 김씨의 KBS 프로그램 하차에 대해 의혹의 시선이 더욱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전화 설문방식으로 진행됐으며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는 ±3.1%p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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