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포세대 이어 ‘달관(達觀)세대’

홍승우 / 기사승인 : 2015-02-27 11: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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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적인 경기침체 원인

‘덜 일하고 덜 벌자’ 주의


일본 ‘프리터족’화 되나


[토요경제=홍승우 기자] 최근 ‘달관(達觀) 세대’라는 말이 심심찮게 들려온다. ‘달관하다’란 사전적 의미로 사소한 사물이나 일에 얽매이지 않고 세속을 벗어난 활달한 식견이나 인생관에 이르는 것을 뜻한다. 하지만 최근 쓰이는 ‘달관 세대’는 그 의미가 좀 다르다.


몇 년 전부터 저성장, 장기 불황으로 좌절해 스스로 ‘88만 원 세대’, ‘(연애·결혼·출산을 포기한) 삼포 세대’라는 말이 생겼다. 달관세대는 결국 이것보다 더욱 심화돼 ‘안분지족’의 삶을 살겠다는 것이다.


대학교를 졸업하고도 취업을 하지 않고 아르바이트나 단기 일자리를 구하는 양상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오히려 대기업에 취업한 뒤에 회사를 그만두고 업무량이 비교적 적은 일자리를 찾는 구직자가 많아지고 있다.


결국 ‘덜 일하고 덜 벌자’주의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본지 취재 결과 캐나다서 대학교를 졸업하고 국내에서 외국계 회사에 취업했던 박모(28)씨는 최근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영어 강사 일자리를 들어갔다. 박 씨는 “스타트업(Start-up) 기업이라 업무량(근무시간 등)이 꽤 과중했고 급여조건이 훌륭한 것도 아니었다”며 “현재는 그전보다 급여는 낮지만 근무시간이 적어 투잡이나 여가시간을 즐길 수 있어 만족한다”고 밝혔다.


또한 경희대학교를 졸업한 경모(29)씨는 국내 대기업 정규직으로 취업해 주변 지인들의 부러움을 샀다. 하지만 경 씨는 얼마 전 회사를 나와 다른 일자리를 찾고 있다. 취재결과 경 씨 역시 급여조건보다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가 더 크다고 느껴 나오게 됐다고 밝혔다. 경 씨는 “지금까지 모은 돈으로 여행을 다니면서 머리 좀 식힐까 한다”며 “곧 일자리를 구하겠지만 업무 스트레스가 비교적 적은 곳으로 택하고 싶다”고 전했다.


이는 수년 전부터 일본에서 유행하고 있는 ‘프리터족’과 비슷하다. ‘프리 아르바이터(Free Arbeiter)’의 준말로 아르바이트나 파트타임을 생계 수단으로 삼고 있는 젊은이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일본은 최근 이런 ‘프리터족’이 장기적인 경제성장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처럼 젊은이들의 모든 것을 ‘초월’한 듯한 선택이 급증하고 있어 전문가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성균관대 구정우 사회학과 교수에 따르면 “고용 없는 성장, 저성장 시대가 이어지면서 이런 젊은이들이 늘어나 곧 사회적 이슈가 될 것”이라며 “개인의 선택이지만 현실에 안주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면 경제성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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