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잡은 中 유커 춘절특수 ‘득인가 실인가’

홍승우 / 기사승인 : 2015-02-27 11: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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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지출액 2270弗, 외국인 관광객 중 최고구매력 증명

유커 관광, 쇼핑 外 문화관광 콘텐츠 부족

▲ 춘절을 맞은 유커들이 지난 설 연휴동안 백화점과 면세점에서 쇼핑을 즐기고 있다.


[토요경제=홍승우 기자] 지난 설 연휴동안 유커(游客.중국관광객)의 떠들썩한 ‘쇼핑러시’가 이어졌다. 사상 최대인 13만 명이 한국을 찾으며 가히 ‘유커 특수’라 불릴만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백화점인 롯데·신세계·현대 백화점은 연휴일정까지 바꾸면서까지 영업을 하며 전년 설 대비 30~70%이상의 매출증가를 기록했다.


최근 수년간 100%이상의 고신장을 거듭한 것과 비교해 매출증가폭이 다소 줄었지만 내수경기를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수치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본점 기준 은련카드 하루 평균 매출이 지난해 설 전 같은 기간(2014년 1월25일~2월2일)하루 평균 매출보다 74.9%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현대백화점은 중국관광객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54.3% 늘었으며 신세계백화점은 중국 관광객 매출이 지난해(2014년 1월24일∼2월4일)보다 27.7% 증가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개별 중국인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강남을 찾는 요우커들이 늘어났다”며 “요우커 매출은 압구정본점과 무역센터점 중심으로 높은 신장률을 보였다”고 밝혔다.


더불어 유커들의 평균 소비 지출액은 2270달러로 외국인 관광객 중 최고 구매력을 입증했다.


▶단체관광 감소…정부 정책지원 이뤄져야


일각에서는 내수경기 침체와 여유법 시행으로 단체 관광객이 줄어든 것을 감안해서라도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쇼핑의 메카’로 꼽히는 홍콩·싱가포르·두바이의 경우 각종 쇼핑과 엔터테인먼트를 원스톱으로 즐길 수 있도록 최적화돼있다”며 “미국·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비자발급 규제까지 완화하면서 더 많은 중국 관광객 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수침체 장기화로 얼어붙은 한국 경제에 중국 관광객은 구세주나 다름없는 존재인데, 각 백화점 점포나 업체 차원에서 중국 관광객 대상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을 뿐 쇼핑특화거리가 제대로 조성돼 있지 않다”며 “산업부와 문화부 등 중앙정부와 관련 지자체가 적극 협조해 중국 등 외국 관광객 특수를 극대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객단가 절반…명품소비에서 중저가 제품 구매

▲ 설 연휴기간 명동이 많은 중국인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한편 이번 ‘특수’를 통해 유커들의 소비성향이 조금 변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커들의 성향은 명품을 소비하는 고가(高價) 쇼핑에서 중저가 쇼핑으로 변화했다.


중국인 1인당 객단가는 2012년 100만 원에서 2013년 90만 원, 2014년 65만 원까지 줄었고 올해는 50~60만 원 선에 그쳤다.


소비 브랜드도 2012년 MCM, 설화수, 오즈세컨, 지코트 등이 매출의 상위권을 차지했다면 올해는 온라인 의류 브랜드 ‘스타일 난다’가 1위를 차지하고 캐릭터상품인 라인프렌즈와 화장품 ‘투쿨포스쿨’, 의류편집매장 원더플레이스, 뉴발란스가 그 뒤를 이었다. 업계관계자는 “최근 한국을 찾는 나이대가 낮아졌고 선물용으로 대량 구매하는 중국고객들이 많이 방문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하지만 롯데백화점에서는 20대 젊은 여성고객이 지난 22일 하루동안 3억 3000만 원어치를 구매했다. 또 다른 중국인은 까르띠에 매장에서 8150만 원어치의 제품을 산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백화점에서는 중국인부부가 2000만 원인 반클리프 아펠 시계와 1000만 원짜리 아펠 목걸이 2개를 사갔다.


갤러리아백화점 패선브랜드 솔리드 옴므에서는 1000만 원 이상 구매한 중국 고객도 있어 유커들의 영향력은 건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타국 관광객 소외감 느껴


최근 이런 ‘유커특수’를 마냥 긍정적으로 볼 수만은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본지 취재 결과 춘절을 맞아 여행을 온 한 중국인 대학생은 “한국을 느끼고 한국문화를 즐기고 싶어 왔는데 상점이나 이런 곳에선 전혀 느낄 수 없더라”며 “오히려 중국문화를 어설프게 따라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캐나다에서 온 한 유학생은 “설날 같은 명절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중국인 위주로 관광문화가 흘러가는 것 같아서 소외감을 느낄 때가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최근 우리나라의 이런 쇼핑위주의 관광형태가 단기적인 효과만 거둘 것이라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일본에서 수년간 유행했던 ‘한류열풍’이 순식간에 거품처럼 사라진 것처럼 다양한 문화 콘텐츠와 관광 상품이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유커특수’가 ‘유커거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진: 연합뉴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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