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순 노모 귓속에는 매미 한 마리 살고 있어 시시때때 매암매암 한없이 울어댄다. 어머니 삭이시던 한숨 매미를 키운 걸까?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있었으랴. 표말처럼 왔다가는 십남매 텅 빈 자리 허한 맘 대신 울어줄 친구로 삼았을까? “매미 소리 안 들리면 얼마나 좋겠노” 힘없는 가락 되어 가을 강을 울렁이네. 매미야! 떠나가 주렴 만산홍엽 지기 전에.
김연필 시인이 쓴 ‘어머니의 이명’ 입니다.
이명으로 고통 받는 분들의 마음을 너무나 잘 표현한 글인 것 같아 감탄을 자아내게 합니다. 이명의 원인을 찾기 위해 각종 검사를 해 보아도 이상이 없다 하고, 겉으로 보기에도 멀쩡하여, 가족들조차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니 참으로 갑갑한 노릇입니다. 보통 때는 잊고 있다가 조용한 곳에 있거나 밤만 되면 더 심해져서 잠들기도 힘들어지고, 이것이 차츰 난청으로 진행되기도 하고 두통, 불면증, 신경쇠약의 상태로 발전하기도 합니다.
흔히 기운이 없고 연세 드신 분들 중에 귀울림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매미소리 같기도 하고, 귀뚜라미 소리, 징소리, 윙윙거리는 바람 소리, 금속성 기계음 소리 같다고도 표현합니다. 최근에는 젊은 사람들 중에도 이명증으로 내원하는 분들이 많아지고 있는데 이는 이명을 단순히 노화에 따른 질환이 아니라는 사실을 반증해 줍니다.
한의학에서는 이명의 원인을 몇 가지로 나누어 진단을 합니다. 첫째, 가장 흔한 원인으로 남에게 지기 싫어하고 자존심이 강하거나, 완벽함을 좋아하여 지나치게 성격이 꼼꼼하고 예민한 경우, 조그마한 일에도 과민반응을 잘 일으켜 신경이 날카롭고 자주 화를 내는 조급한 성격의 사람에게서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깊은 근심, 걱정으로 오랜 기간 노심초사하여 가슴을 졸이거나, 갑작스런 정신적인 충격 후에 주로 나타납니다. 이는 지나친 스트레스로 인해 간장의 기운이 막혀 순환이 되지 않을 때 발병하는데 간화이명(肝火耳鳴)이라고 하며 현대인에게 가장 많이 나타나는 이명입니다.
두 번째로 성생활을 지나치게 했거나, 힘든 일을 많이 하고, 중년이 지난 다음에 독한 감기나 중병을 앓고 난 후에 이명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주로 몸이 허약한 사람에게 나타나는데 팔다리에 힘도 없고, 허리가 시큰거리며 무겁고, 쉽게 피로를 느끼며 양기가 저하되는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만성고혈압 환자나 전립선염, 방광염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도 많이 나타나는데 신장의 기운이 허약해져서 오는 이명이라 하여 신허이명(腎虛耳鳴)이라고 합니다.
그 외에 기름진 음식, 자극적인 음식, 술 등을 과다하게 섭취하여 담(痰)과 화(火)가 오장육부에 쌓여 오는 담화이명(痰火耳鳴)이 있습니다.
이명의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위와 같은 원인을 정확히 진단하여 그에 맞는 한약을 복용하면 이명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휴대폰이나 이어폰 사용을 줄이는 등 위험인자는 피하고, 평소 충분한 수면과 규칙적이고 균형적인 식생활, 적당한 운동으로 체력 관리와 섭생에 유의하여 이명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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