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개월간 지루하게 전개됐던 양국간 실무협상을 거쳐 이번 FTA가 실질적으로 타결된 것은 무엇보다 글로벌 경제영토 확대차원에서 방점이 찍히고 있다. 중국에게는 51번째, 우리나라에게는 8번째 FTA 체결국이 되며 한·중 양국 모두 주요 교역국이라는 점 때문에 이번 FTA 타결은 각별한 의미를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 FTA발효 5년 뒤 실질GDP 1.25% 증가
우리나라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은 작년 GDP(국내총생산) 규모가 총 9조2천403억달러로 미국 16조8천억달러에 이어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다. 소위 G-2(주요 2개국)로 불리며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뤄온 중국은 WB(세계은행)이 국가별 물가와 환율을 감안해 추산하는 구매력 기준 GDP통계에서 올해 미국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되기도 한다.
세계 최대인 13억5천만명의 인구를 보유한 중국은 단일국가로는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국이자 수입국이다. 실제로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총액 5천596억달러의 26%인 1천458억달러, 총 수입액 5천156억달러의 16%인 830억달러가 중국과 거래에서 나타난 실적으로 파악된다.
대중국 교역규모는 당초 2005년 수출입을 합산해 1천억달러에 불과했으나 8년이 지난 작년에는 2배가 넘는 2천288억달러를 기록했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제1 교역국인 중국과 FTA 체결은 국내 경제에 큰 파급효과가 예상되고 있는데, 우선 주력 수출품군인 공산품에 대한 관세장벽을 낮춰져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
이와 관련 정부 관계자는 "중국의 수입 관세율은 평균 9.7%로 미국 3.5%나 EU 5.6%보다 높다"면서 "이번 한·중 FTA는 이 같은 수입관세를 품목별로 철폐하거나 단계별로 인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반증하듯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한·중 FTA 발효 5년이 경과한 후에는 우리나라의 실질 GDP가 0.95∼1.25%, 10년 뒤에는 2.28∼3.04% 정도 증가한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 中 내수 소비시장 진출 가속도 붙는다
이번 한·중 FTA 합의내용은 금융과 서비스·투자·통신을 비롯해 한·중 양국의 경제 전반을 포괄하는 총 22개 챕터로 구성돼있다. 양국은 관세양허 품목수를 기준으로 90%이상 시장개방에 합의했다. 중국은 품목수의 91%·수입액의 85%에 대한 관세를 철폐하며, 우리나라는 92%의 품목수와 수입액의 91%에 대해 각각 20년 안으로 관세를 철폐한다.
농수산물의 경우 쌀이 시장개방 대상에서 완전히 제외된 가운데 자유화율은 품목수를 기준으로 70%·수입액 기준 40% 수준으로 역대 FTA에서 타결된 최저수준을 나타냈다. 이외에도 수입액 기준 60%인 초민감 품목은 30%가 관세 양허에서 제외되고 자율 관세할당은 16%로 합의됐으며, 관세 감축이 14%대로 조정됐다.
고추와 마늘·양파 등 국내에서 주로 사용되는 양념 채소류와 쇠고기·돼지고기·사과·배 등 610여개 품목의 경우 양허범위에서 아예 제외됐다. 이와 함께 48시간 내 통관처리 원칙을 비롯해 700달러이하 원산지 증명서 면제·원산지 증명서 미구비시 수입이후 1년내 특혜관세 신청가능 등에 대한 사항에도 양국의 합의가 이뤄졌다.
또한 기존 1년이던 우리나라 주재원의 중국 현지 최초 체류기간을 2년으로 늘리며, 양국 공동제작 영화·방송 프로그램에 대해 국산에 준하는 혜택을 부여하기로 했다. 이는 최근 전세계적인 한류 열풍과 맞물려 멀티미디어 콘텐츠 강화와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활발한 교류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대목이다.
이를 위해 FTA 합의안에는 공연자와 음반제작자가 손실보상을 청구할 수 있는 보상청구권 규정과 함께 저작권과 저작 인접권의 기술보호조치 및 권리관리정보 보호 등이 명문화됐다. 또한 기존 20년이던 방송콘텐츠 보호기간을 50년으로 대거 확대한 점이 눈길을 잡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역대 최대인 연간 54억4천만달러의 관세 저감효과가 생기게 되며 농수산물 개방수준도 역대 FTA 가운데 최저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중국 내수 소비재시장 진출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강조했으며 이날 한·중 정상회담을 마친 박근혜 대통령은 "한·중 FTA의 실질적 타결은 글로벌 경기회복이 지연되고 저성장 국면이 지속되는 세계경제에도 반가운 소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역시 "한·중 FTA 타결은 상호이익의 균형을 맞춘 것으로 한·중 양국간 경제발전의 이정표"라고 전제한 뒤 "아시아-태평양지역 경제전반에 중요한 의의를 갖고 있다"고 언급했다. 면 일각에선 한·중 FTA는 미국·EU 등 여타 거대 경제권과 FTA보다 관세 철폐 및 완화비율이 높지는 않다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기도 하다.
양국이 관세 철폐 내지 완화를 위해 20년이란 장기간을 설정한 것과 품목수 기준 시장개방도가 중국 91%·한국 92%, 수입액을 기준으로 중국 85%·한국 91%란 점도 크게 유리한 것은 아니라는 논리다. 만 재계에서는 이 같은 정도의 시장 개방이라도 무역 자유화를 경계하고 있는 중국의 경직된 태도에 비춰보면 상당히 전향적 성과로 볼 수 있다는 긍정적 평가도 힘을 얻고 있다.
◇ 관세 저감효과는 한·미 FTA의 5.8배
따라서 우리나라가 한·중 FTA 발효이후 대중국 수출에서 절감할 수 있는 관세 규모는 연간 최대 54억4천만달러로 추산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앞으로 한·중 FTA에 따른 무역 자유화를 통해 관세가 모두 철폐된다"면서 "한·미 FTA 9억3천만달러의 5.8배, 한·EU FTA 13억8천만달러의 3.9배에 달하는 관세 저감효과가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FTA 발효즉시 연간 대중국 수출액 87억달러 상당의 물품교역에 대한 관세가 철폐되고 대중수출 458억달러에 해당하는 물품관세는 10년 후 모두 없어진다"고 설명했다. 특히 냉연·열연·도금강판 등 철강부문과 프로필렌·에틸렌 등 석유화학부문 등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품목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질 전망이다.
더불어 의류·액세서리를 포함한 패션분야와 건강·웰빙제품, TV·냉장고·에어컨·밥솥 등 생활가전 전반에 걸쳐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 제품도 특혜관세로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중국은 품목수 기준 71%인 5천846개, 수입액 기준 66%인 1천104억달러에 해당하는 물품관세를 10년 내에 철폐키로 했다. 또 한 중국은 품목수 기준 91%인 7천428개, 수입액 기준 85% 1천417억달러 상당 물품관세를 20년 내 철폐한다는 계획을 이행하게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품목수 기준 79% 9천690개, 수입액 기준 77%인 623억달러 상당 품목에 대한 관세를 10년 안에 철폐한다. 품목수 기준 92%인 1만1천272개, 수입액 기준 91% 수준인 736억달러에 상당하는 품목별 관세는 20년 내로 완전 철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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