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요경제=최봉석 기자] 최근 출범한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는 앞으로 삼성그룹 7개 계열사의 대외 후원금 지출과 내부거래를 사전에 검토하기로 했다.
6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외부 독립기구를 표방한'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는 지난 5일 오후 3시부터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서초타워에서 첫 회의를 개최하고 이러한 권한을 확정지었다. 이날 첫 회의는 '6시간' 동안 진행됐으며 첫 결과물은 오후 10시쯤 언론에 전달됐다.
회의는 김지형 위원장을 비롯해 외부 위원 6명,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삼성 7개 계열사 컴플라이언스팀장들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7개 계열사는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에스디에스, 삼성생명보험, 삼성화재해상보험 등이다.
회의는 지난달 7명으로 인적 구성을 마친 뒤 거의 한 달 만에 첫 회의를 열렸다는 점에서 그동안 국정농단 사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등 그룹의 부정적 이미지를 불식시키는 결과물을 도출하는 데 시간을 소요한 것 아니냐는 분석으로 이어지고 있다.
위원회 측에 따르면 이번 제1차 회의에서는 준법감시위원회의 운영에 기초가 되는 제반 규정들을 승인하고 관계사들의 준법감시 프로그램 등 현황을 파악하는 한편 앞으로의 구체적인 활동 일정에 대하여 심도 깊은 논의가 이뤄졌다.
'제반 규정'과 관련해선 구체적으로 위원회의 설치, 운영, 권한 등을 정한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정'을 제정했다. 이에 따라 삼성 그룹 7개 계열사는 대외적으로 후원하는 돈과 내부거래에 대해 위원회에 사전 또는 사후 통지해야 한다.
또 합병과 기업공개를 포함해 관계사들과 특수관계인 간 이뤄지는 각종 거래와 조직 변경도 위원회에 보고해야 한다.
이와 별도로 위원회는 신고 시스템을 갖추고, 계열사 최고경영진이 준법 의무를 위반할 위험이 있을 때 이사회에 이를 고지할 수 있다. 최고경영진의 준법의무 위반행위가 발생하면 위원회는 사안에 대한 조사와 시정을 요구할 수 있다. 회사의 조사가 미흡할 경우 위원회가 직접 조사에 참여할 수도 있다
준법감시위원회 측은 "앞으로 위원회는 협약을 체결한 7개 계열사들의 대외후원금 지출 및 내부거래를 사전에 검토하고 준법의무 위반 리스크 여부를 판단해 의견을 제시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어 "기타 다른 거래에 대해서도 준법감시위원회가 준법의무 위반 리스크가 있다고 인지하는 경우에는 의견을 제시할 수 있으며 그 외에 전체적인 준법감시 시스템이 실효적으로 작동하는지에 대해서도 점검하고 개선사항을 권고할 수 있다"고 전했다.
또 "이를 위해 원회는 그룹 7개 계열사에 대해 필요한 조사, 조사 결과보고 및 시정 조치를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게 된다"고 덧붙였다.
삼성그룹이 위원회의 요구나 권고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도 대비했다. 위원회는 이럴 경우 사유를 적시해 위원회에 통지해야 하고, 재권고에 대해서는 수용하지 않을 경우 홈페이지에 관련 내용을 공표하기로 했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관계자는 "앞으로 적극적이면서도 엄정한 활동을 통해 삼성의 준법감시 및 통제 기능을 강화하고 사회 각계각층의 의견도 경청해 국민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여전히 싸늘한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경실련 등 시민단체가 "이재용 부회장의 감형을 위한 보여주기 식 꼼수"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
특히 '운영 규정' 상 표현만 보면 준법감시위가 과거 삼성 계열사들의 외부 후원금에 대해서도 살펴보겠다는 것인 지 불분명하는 점이다.
감시위 관련 법무법인 지평 관계자는 "대외 후원금을 과거 것도 살펴보는 지에 대해선 현재로선 확인하기 어렵다"고 했다.
감시위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최서원(개명전 최순실) 승마지원금과 미르-케이스포츠재단 출연금 , 한국동계스츠영재센터 지원금 등의 자금 흐름은 복기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준법감시위가 '국정농단' 관련 자금 흐름 규명을 외면할 경우엔 위원회가 일부 명망가들을 동원해 이 부회장의 형량 깍기용 생색내기로 급조된 것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이재용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이번 달 안에 전문 위원을 구성해 삼성의 준법경영 의지를 직접 평가하겠다는 계획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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