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위 항아리형 벙커에서는 속수무책

김준성 / 기사승인 : 2006-08-0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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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대회 자동출전권마저 놓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의 미셸 위(17?나이키골프)가 볼품없는 성적으로 브리티시여자오픈을 마쳤다.


기존 미국LPGA투어 6개 대회에서 항상 5위 안에 들었던 것을 감안하면 실망이 큰 결과임에는 틀림없다.


미셸 위는 이번 대회 나흘 동안 트리플보기를 두 번이나 기록했다.


그만큼 전략이나 게임 매니지먼트, 멘탈 게임이 미숙했다는 증거다.


특히 벙커플레이가 약했다.


최종일 15,18번홀에서는 볼을 두 번이나 벙커에 빠뜨렸는데, 폭탄맞은 자국처럼 푹 파여있는 '항아리형 벙커'에서는 속수무책이었다.


"모래 상태와 양이 연습라운드 때와 달라 고전했다"는 것이 그의 말이지만 프로의 세계에서는 핑계일 따름이다.


미셸 위가 중위권에 머무르게 된 결정적 요인도 벙커에서 기인했다.


2라운드 14번홀(파4). 두번째 샷이 그린사이드 벙커에 빠졌다.


때마침 볼 뒤에는 이끼 덩어리(루스 임페디먼트) 같은 것이 있었다.


벙커 내 볼 옆에 있는 루스 임페디먼트는 스트로크하기 전까지는 접촉하거나 움직일 수 없다.


그런데 미셸 위는 백스윙 도중 클럽헤드가 그 이끼 뭉치에 닿았고, 그 여파로 모래까지 들썩거렸다.


이 광경은 TV카메라에 잡혔고, 미셸 위는 꼼짝없이 2벌타를 받고 말았다.


보기에서 졸지에 트리플보기가 돼버렸다.


미셸 위는 "일단 백스윙을 시작하면 괜찮은 줄 알았다"고 말했는데, 백스윙은 '스트로크'(칠 의사를 가지고 클럽을 전방으로 움직이는 것) 동작이 아니다.


분명한 규칙(13-4c)위반인 것이다.


지난해 10월 삼성월드챔피언십(드롭 잘못으로 인한 실격) 때에 이어 1년이 안 된 사이 두 번째 규칙위반이다.


기량 못지않게 골프규칙 공부에 더 힘을 쏟아야 한다는 방증이다.


“링크스코스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는 미셸 위가 다음 대회(유럽PGA투어 오메가 마스터스, 9월7∼10일)에서는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 지 궁금해진다.


전문가에 따르면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미셸 위에게 절실했던 것은 티샷의 정확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셸 위는 자타가 공인하는 LPGA 최고의 장타자.


300야드를 넘나드는 드라이브샷을 지니고 있지만 우승을 위해서는 티샷의 거리를 줄이더라도 정확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은 이전부터 있어 왔다.


이에 미셸 위는 다른 선수들과 달리 드라이브샷의 거리를 줄이는 훈련까지 받아왔다.


이번 대회가 열린 영국 블랙풀의 로열 리덤 앤드 세인트 앤스 골프링크스(파72?6463야드)는 18개 홀에 200여개 벙커가 입을 벌리고 있는 코스.


미국에서 흔히 보는 벙커와는 달리 깊고 좁은 ‘항아리 벙커’여서 빠져들면 ‘반드시’ 1타를 잃도록 조성돼 있다.


미셸 위가 7일 마지막 라운드에서 타수를 줄이지 못하고 버디 4개에 트리플보기 1개, 더블보기 1개, 보기 1개 등으로 2오버파 74타를 쳐 최종합계 6오버파 294타를 기록했다.


공동 26위까지 밀린 것은 티샷의 부정확성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올 시즌 7번째 LPGA투어 대회에 출전해 미셸 위가 5위 밖으로 밀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선 6차례 대회에서 준우승 1차례와 3위 2차례, 나머지 3차례 대회에서 5위에 오르는 등 언제나 우승을 다퉜다.


이번 대회를 통해 생애 첫 우승 무대로 삼겠다던 미셸 위로서는 벙커에 발목이 잡히면서 20위권 밖으로 밀려나 내년 대회 자동출전권마저 놓치는 낭패를 당했다.


미셸 위는 초반 5개 홀에서 파 행진을 벌이다 파 5홀인 6번 홀과 7번 홀에서 잇따라 버디를 챙기면서 순위 끌어올리기에 나섰다.

하지만 9번 홀(파3)에서 티샷을 벙커에 빠트리면서 더블보기를 범해 상승세가 꺾였다.

후반 들어서도 4개 홀을 파로 막아내다 14번 홀(파4)에서 1타를 줄여 다시 상승세에 불을 지피는가 했다.

그런데 15번 홀(파5)에서 두 번이나 벙커에 볼이 빠지면서 트리플보기가 나오는 통에 상위권 도약의 희망을 접었다.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도 2차례 벙커에 들락거린 끝에 보기로 끝내면서 우승을 노린다던 미셸 위는 내년 대회 자동출전권마저 놓쳐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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