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 선발, 홍명보가 옳았다

박진호 / 기사승인 : 2014-03-06 10: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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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전 선제골 … 45분 활약하며 팀 승리 기여

[토요경제=박진호 기자] “그동안의 기준과는 다른 결정이었다”


지난달 19일, 그리스와의 평가전에 참가할 대표팀 명단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홍명보 감독은 박주영의 발탁을 발표하며 무겁게 입을 열었다. “경기에 나서지 않는 선수를 대표로 뽑을 수 없다”는 원칙을 고수하며, 선수의 이름값에 좌우되지 않고, 누구에게나 똑같은 기회와 똑같은 노력만이 있을 뿐이라고 강조했던 자신의 주관을 뒤엎는 결정이었기 때문이다.
사실 홍명보 감독은 박주영에게 그동안 여러 차례 대표 발탁을 위한 언질을 준 바 있다. 주전으로 활약할 수 있는 팀으로 떠나라는 것이었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계속 팀이 잔류하며 경기에 나서지 못하던 박주영은 지난 겨울 이적 시장에서 잉글랜드 2부리그인 왓포드 임대되며 경기에 나서게 됐지만 1경기에 교체 출전했을 뿐, 바로 무릎 부상이 발견되며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결국 홍명보 감독이 다시 전면에 나섰다. 모나코 시민권 취득으로 병역 면제 논란이 불거졌던 박주영을 보듬고 런던 올림픽에 나섰던 것도 홍명보 감독이었다. ‘원칙과 소신의 대명사’ 였던 홍 감독은 스스로 자신의 철칙을 뒤엎는 모습을 무릅쓰며 박주영을 소집했다. 일부 팬들은 이러한 홍 감독의 결정에 많은 비난을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박주영은 이러한 홍 감독의 끝없는 믿음과 신뢰에 결과로 보답했다. 우리 시간으로 지난 6일 새벽, 그리스 아테네 카라이스카키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그리스와의 평가전에서 선발로 나선 박주영은 전반 18분, 손흥민의 로빙패스를 받아 감각적인 왼발 슛으로 그리스의 골망을 가르며 13개월만의 대표팀 복귀전에서 화려한 신고식을 치렀고, 비난 여론 속에 자신을 선발한 홍명보 감독이 옳았음을 증명하게 했다.
홍명보 감독이 “박주영을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말했듯이, 그리스 전을 앞두고 “나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라고 전하며, “내가 갖고 있는 것, 코칭스태프들이 원하는 것을 중점적으로 할 생각”이라고 말했던 박주영은 이날 경기에서 단 45분만을 뛰었지만, 홍명보 감독이 부임 이후 최전방 원톱에게 원했던 플레이를 유감없이 펼치며, 자신에게 쏠렸던 기대와 의심의 눈초리를 모두 만족시킴과 동시에 불식시켰다.
지난 2011년 11월, 아랍에미리트(UAE)와의 2014 브라질월드컵 3차 예선 이후 2년 4개월만에 A매치 골을 터뜨린 박주영은 득점 외에도 특유의 움직임을 통해 2선 공격수들과 유기적인 모습을 선보였고, 공격으로 침투하는 배후의 우군들에게 직접적인 슈팅 찬스를 연결해주는 장면도 연출하며, 짧은 훈련 기간에도 좋은 호흡을 보여줬다
박주영은 현재 대표팀의 공격 자원들 중에서도 가장 많은 큰 경기 경험을 갖고 있어 본선 무대에서는 더욱 많은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소속팀에서 오랫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했고, 임대 후에도 기대만큼의 결과를 보이지 못해 현재의 상태가 의문부호였던 박주영이 FIFA 세계랭킹 12위인 그리스를 상대로 자신의 진가를 보임에 따라 최전방 원톱 문제에 고심하던 대표팀의 고민은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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