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요경제=최봉석 기자] '1위 이통사'인 SKT와 '국민 메신저' 카카오가 지분을 나눠 갖기로 하며 사실상 '동맹'관계를 구축, 장기적 측면에서 '파트너'가 됐다.
모빌리티 분야에서 서로 대립각을 형성하며 혈투를 벌이던 양사가 서로 손을 굳게 잡으면서 향후 국내 ICT(정보통신기술) 분야에서 생태계 혁신은 물론이고 더욱 시너지 효과를 얻게 될 전망이다. 특히 혁신을 주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는 곧바로 파급 효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SK텔레콤은 3000억원 규모의 자기 주식을 카카오에 매각하고, 카카오의 주식 217만 7401주를 약 3000억원에 취득한다.
이를 통해 SK텔레콤은 카카오 지분 2.5%를, 카카오는 SK텔레콤 지분 1.6%를 보유하게 된다. 주식 취득 예정일은 다음 달 5일. 양사가 사실상 전략적 제휴를 맺으며 '파트너'의 길을 선택한 셈인데 콘텐츠, 커머스 등 서로 충돌하던 분야의 '전쟁'을 종식하게 됐다.
공시를 통해 윤곽을 드러낸 양 '거대 공룡'의 지분 교환 속사정은 ICT분야의 사업 협력. 국내 1위 가입자 수를 확보하고 있는 두 회사의 트래픽이 공통 분모를 형성할 경우 '다양한 사업을 개척해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SK텔레콤 측은 공식 입장문을 통해 "최근 ICT산업의 국가·사업 간 경계가 무너지면서 국내 역시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며 "양사는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대승적인 차원에서의 '개방과 협력'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 파트너 체결 이유를 밝혔다.
실제로 SK텔레콤은 5G 시대를 맞이해 기존 통신사업 외 '새로운 영역'에 눈을 돌리고 있고, 카카오 역시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지금까지 그래왔듯 신사업 개척에 사활을 걸고 있다.
두 회사는 각각 통신 서비스와 스마트폰 메신저라는 '고유의 업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독보적인 영역으로 사용자들의 마음을 완벽하게 사로잡았지만 그간 IT 산업의 진보와 혁명적 변화로 몇몇 분야에서 마찰을 일으켜왔다.
이를테면 카톡은 지난 2010년 3월 출시된 이래 통신사들의 문자메시지 시장을 완벽하게 초토화시켰다. 카카오가 서둘러 자리잡은 콜택시 플랫폼에는 SKT가 'T택시'로 도전장을 내밀며 카카오의 성장을 막아왔다.
음악 서비스의 경우 SK텔레콤의 자회사인 로엔이 과거 운영하던 '멜론'을 카카오가 인수하자 SKT가 '플로'를 통해 반격에 나서기도 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음원 시장은 카카오(멜론), SK텔레콤(플로), KT, LG유플러스(지니뮤직), 네이버(네이버뮤직, 바이브), NHN(벅스뮤직)가 격전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5G 시대의 문이 활짝 열린 작금의 상황을 신호탄으로 IT 산업의 선두격인 양사가 통신·커머스·디지털 콘텐츠·미래 ICT 등 4대 분야에서 결국 긴밀한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사실 대다수 통신사들은 '국민 메신저'로 자리매김한 카톡의 아성을 무너뜨리기 위해 총력전을 펼쳐왔다. 그러나 SK텔레콤이 이러한 집단적 전쟁에서 발을 빼고 생존을 위해 전략적으로 적과 손을 잡으며 한 방향을 보기로 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올해 2분기(4~6월) 기준 국내 카카오톡 월간 이용자 수는 4400만 명이다. 즉 SK텔레콤이 카카오를 아군으로 받아들이는 이유는 '성장성' 때문으로 읽힌다. 메신저 이용자 수가 어쨌든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를 발판으로 확장시킬 수 있는 영역이 무한대이기 때문이다.
당장 내비게이션 'T맵'과 '카카오내비'를 비롯해 'T맵택시'와 '카카오택시', AI 서비스 '누구(NUGU)'와 '카카오i', 음악 서비스 '멜론'과 '플로' 등이 '경쟁자'에서 '협력자'로 바뀌게 됐다.
SKT 이동 통신 서비스 가입자는 3100만명으로, 카카오톡 이용자는 4400만명 정도로 업계는 현재 추산하고 있다.
이밖에도 SKT의 11번가와 카카오 기반 쇼핑 서비스의 상호협력, SKT의 인터넷TV(IPTV) 및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과 카카오의 콘텐츠·엔터테인먼트 사업 간 결합 등도 예상된다. 아울러 양사는 각각 주력해 온 인공지능(AI) 분야의 공동 연구도 기대하고 있다.
이번 파트너십 체결의 중심에 선 카카오 투자전략담당 배재현 부사장은 "이번 협력은 단순한 사업 협력 계약과 달리 상호 주식 교환이 수반돼 보다 강력하고 전방위적인 파트너십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 유영상 사업부장은 카카오와의 파트너십 체결과 관련 "미래 ICT의 핵심이 될 5G, 모바일 플랫폼 분야의 대표 기업이 힘을 합쳐 대한민국 ICT 생태계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카카오 여민수 공동대표와 SK텔레콤 유영상 사업부장이 각각 시너지 협의체의 대표 역할을 맡고 정기적으로 회의를 하는 등 제휴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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