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박진호 기자] 스포츠를 통해 국제평화의 증진을 도모하자는 취지의 올림픽을 개최했던 러시아가 소치 동계올림픽 폐막이 1주일도 되지 않은 시점에 군사적 무력 충돌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전 세계가 긴장하고 있다.
이미 러시아가 크림반도로 대규모 병력을 이동시켰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현지시간으로 1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상원에 러시아 군의 무력 사용 승인을 공식적으로 요청했다.
이날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조성된 비상상황과 관련하여 러시아 주민과 교포, 크림 자치공화국에 주둔하고 있는 러시아 군인들의 생명에 대한 위협 등을 감안하여 헌법 제1조에 근거해 정치·사회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군의 무력 사용에 관한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상원은 이를 즉각 승인 했다. 푸틴 대통령의 요청을 받은 러시아 상원은 이날 바로 비상회의를 개최하여 푸틴 대통령의 군사력 사용 요청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로 인해 크림 지역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대규모 군사 충돌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이미 러시아가 자국 병력 우크라이나 동남부에 위치한 크림 자치 공화국으로 이동시켰다고 주장했으며, 이에 대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주권을 침해하는 어떤 일도 한 바 없다고 반박한 바 있다. 그러나 러시아는 크림 자치공화국의 지원 요청이 있을 경우 이를 거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해 묘한 여운을 남겼다.
이미 크림 자치공화국의 세르게이 악쇼노프 총리가 푸틴 대통령에게 지난 28일, 크림 자치공화국의 평화와 안정을 확보하는 데 도움을 달라고 요청했음이 전해진 만큼, 사실상 러시아는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에 직접 개입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는 동서로 분열된 우크라이나 내부 갈등에서 비롯됐다. 드네프르 강 동서로 나뉘어 러시아인과 우크라이나인으로 갈린 채 국론이 양분되어 있던 우크라이나에서는 친러파인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유럽연합(EU)과의 경제 협력 중단을 선언하며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고, 수도 키예프에서는 약 100명이 목숨이 잃은 것으로 알려진 유혈사태도 발생했다.
결국 야누코비치 대통령은 실각하고 러시아로 도피했고, EU와의 경제 협력을 놓고 이해관계가 상반됐던 우크라이나의 동서갈등은 더욱 격화됐다.
특히 주민의 60% 이상이 러시아계인 크림 자치공화국의 분리 독립이 수면위로 부각되고, 구 소련 시절의 영광 재현을 노리는 러시아가 이를 획책하고 있다는 주장이 더해지며 크림반도의 정세는 더욱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러시아의 군사적 움직임이 감지되며 미국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나서 “대가가 따를 것”이라며 직접 강도 높은 경고에 나섰고, 국제사회도 러시아의 움직임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 역시 푸틴 대통령이 직접 나서 한 치에 양보도 없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어 크림반도에서 벌어지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갈등은 국제사회를 뒤흔들 또 하나의 거대한 뇌관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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