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民心에 귀 기울일 준비 안 된 19代 國會

유상석 / 기사승인 : 2012-06-15 18: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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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대 국회 임기가 시작된 지 보름 이상 지났다. 지난 제18대 국회가 ‘헌정사상 최악의 국회’라고 평가받을 정도로 국민에게 실망을 준만큼, 새 국회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크다. 그러나 국민의 이런 기대에도 불구하고 19대 국회는 시작부터 비틀거리는 모양새다.


기자는 지난 11일 월요일, 이석기ㆍ김재연 등 통합진보당 의원 사무실이 몰려있는 국회의원회관 신관(통칭 제2의원회관) 5층을 찾았다. 이들 의원들의 모습은 그러나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심지어 의원 사무실에 최소 한두 명 정도는 상주하고 있기 마련인 보좌관ㆍ비서(관)조차 보이지 않았다.


몇 시간 후 다시 찾은 제2의원회관 5층에서 이 의원의 보좌관을 만났지만, ‘어떤 언론과의 인터뷰도 어렵다’는 말만 들을 수 있었다. 그 때 까지도 김재연 의원 사무실은 텅 비어있었다.


진보ㆍ보수를 떠나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자는 대한민국 국회의원으로서 자격 미달이라는 비난의 목소리가 국회 안팎에서 계속 나오지만, 통합진보당 일부 지도부와 논란의 당사자들은 좀처럼 이런 지적을 들으려하지 않는다. 이런 여론을 아는지 모르는지, 사무실을 텅 비워놓았던 김재연 의원은 ‘청춘 투어’를 떠났다. 집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 안 샌다던가. 자기 자리에서도 民意를 무시하는 사람이 ‘투어’ 씩이나 떠나 얼마나 많은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다는 것인지 의문이다.


귀를 틀어막고 있는 것은 민주통합당도 마찬가지다. 임수경 의원의 막말ㆍ종북 행적을 비난하는 국민의 목소리가 높은데도 당 지도부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오히려 “임 의원에게 신뢰를 보낸다”며 그를 옹호하는 모습을 보였다.


비틀거리는 것은 정당ㆍ의원만이 아니다. 국회 시설물을 관리해야 할 국회사무처도 맡은 바를 다하지 못해, 국회를 찾는 국민에게 불편을 끼치고 있다.


기자는 취재를 위해 국회의원회관을 찾을 때마다 “○○○ 의원 사무실에 찾아가려면 도대체 어디로 가야 하느냐”는 질문을 듣곤 했다. 새 국회 임기가 이미 시작됐음에도 불구하고, 의원 사무실 안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탓이다. 어느 의원 사무실이 몇 호실인지 알려주는 표지판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국회가 낯선 일반 국민에게, 의원회관은 ‘소통을 추구하는 민의의 전당’이 아닌 ‘목적지를 찾기 어렵고 복잡한 미로’가 되어버린 것이다.


국회가 즐겨 사용하는 단어 중 하나가 바로 ‘소통’이다. 전ㆍ현직 의원을 통틀어 ‘소통’이란 단어를 쓰지 않은 인물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국회사무처 역시 ‘국민이 주인인 국회’, ‘국민과 소통하는 국회’를 자처하곤 했다. 그러나 국민의 쓴 소리에 귀를 틀어막은 정당, 국민에게 ‘미로 찾기’를 시키는 국회가 과연 진정으로 국민과 소통할 의지가 있는지는 의문이다.


특히 야당들은 현 여당인 새누리당을 ‘독선적이고 소통할 줄 모르는 오만한 정당’이라고 자주 비판한 바 있다. 국민의 목소리를 외면ㆍ무시하는 오만한 태도를 바꾸지 않는다면, ‘이들도 새누리당과 다를 바 없다’는 일침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여당을 ‘독선ㆍ오만한 정당’이라고 비판할 자격이 없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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