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 없는 일본 … 정부의 실질적 조치 초읽기

박상우 / 기사승인 : 2014-02-21 16:2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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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고노담화 재검토로 과거사 부정 노골화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한일관계가 좀처럼 개선될 여지가 보이지 않고 있다. 아베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지속적인 우경화 행보에 내각 전체가 동조하고 있는 일본의 행태에 박근혜 대통령이 단호한 대응을 천명하며 한일관계는 팽팽한 신경전과 대립으로 일관되고 있다. 최근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전 일본총리가 우리나라를 방문하여 한일 관계의 개선을 위한 노력 의지를 나타내고, 일본 정부의 과거사 부정에 대해 일침을 가하기도 했지만 일본 정부의 변화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국제사회의 공통된 경고 속에서도 우경화 기조는 강화되는 분위기다.

극우파 주장이 日 정부 기조로
심지어 일본 정부는 일본군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河野)담화에 대해 수정하거나 폐기해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고노 담화는 지난 1993년 8월, 고노 요헤이(河野洋平) 당시 관방장관이 “위안소는 당시 일본 군 당국의 요청으로 설치되었으며, 위안소의 관리와 위안부 이송에 대해 일본군이 관여했다”라고 밝히고, “일본군 위안부들에게 사과와 반성의 마음을 올린다”고 전한 담화문으로 일본 정부가 과거사 위안부 문제와 책임을 인정한 것이다.

‘극우파’로 분류되는 일본의 보수 우익세력들은 꾸준히 고노담화에 대한 폐기를 요구해왔지만, 우파 성향이 강했던 정권은 물론 아베 정부 역시 고노담화를 계승한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그러나 지난 20일,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고노담화에 대한 재검토 가능성을 시사하며 확실한 입장 선회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고노담화의 근거가 된 피해자 청취조사 내용의 기밀성을 유지하되 이를 전문가 집단으로 하여금 재검토하게 할 것이라는 게 스가 장관의 발언 취지다.

과거사 문제와 평화헌법 개정, 교과서 문제, 야스쿠니 신사(靖國神社) 참배, 그리고 독도 영유권 문제 등 다양한 부분에 걸쳐 우리나라와 대립을 이어가고 있는 일본 정부는 22일 시마네(島根)현이 주최하는 ‘다케시마(竹島)의 날’ 행사에 차관급인 가메오카 요시타미(龜岡偉民) 내각부 정무관의 참석을 확정하는 등 우리 정부에 대한 도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정부는 스가 관방장관의 고노담화와 관련한 발언을 적극적으로 성토하고 나섰다. 외교부는 고노 담화에 대한 재검토는 일본이역사인식의 근간을 무너뜨리려는 행태라고 지적하고 “역사의 시계를 거꾸로 돌리려는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강경대응 천명한 정부, 실질적 조치는 있나
이미 정부는 그동안 일본의 우경화에 대해 강력한 대응을 선언해왔다.

박 대통령은 취임 이후 일본보다 중국을 먼저 방문한 첫 번째 대통령으로 기록됐으며, 지금까지도 아베 총리와의 정상 회담을 거부하고 있다. 취임 일주일 만에 진행된 삼일절 기념식 기념사를 통해 “가해자와 피해자라는 역사적 입장은 천년의 역사가 흘러도 변할 수 없는 것”이라고 강조한 박 대통령은 “일본이 우리나라와 동반자가 되어 21세기 동아시아 시대를 함께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역사를 올바르게 직시하고 책임지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라고 충고한 바 있다. 그리고 이러한 입장 정리를 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정상회담 자체도 의미가 없다는 태도를 변함없이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정부의 실질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우리 정부가 일본의 태도에 대해 이례적으로 강경한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실질적인 조치는 아무것도 없었다는 지적이다. 오히려 일본은 국제사회에서 자신들의 과거사를 감추기 위한 적극적인 행보와 로비를 벌이고 있는 반면 우리 정부의 대응은 그저 경고에서만 그치고 있다는 것이 일부 전문가들의 견해다.

우리 정부는 국제 사회와의 적극적인 공조를 통해 일본을 압박해 나가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특히 대일관계에 있어 우리와 비슷한 입장에 있는 중국과의 공조체제를 굳건히 하고 있다. 하지만 이제는 일본을 직접적으로 압박할 수 있는 가시적이고 실질적인 조치가 함께 병행되어야 한다는 쪽에 더욱 무게가 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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