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보여주기식' 일지라도 유통업체의 농어촌돕기에 박수를...

김시우 / 기사승인 : 2020-06-11 16:2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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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경제=김시우 기자] 작년 말부터 방영된 SBS 예능프로그램 ‘맛남의 광장’은 지역의 특산품이나 로컬푸드를 이용해 신메뉴를 개발한다. 그 후 만든 요리를 휴게소, 철도역, 공항 등 유동인구가 많은 만남의 장소에서 교통 이용객들에게 선보이는 프로그램이다.


여기에는 시청자에게 나름 익숙한 인물인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출연한다. 이전부터 TV나 유튜브를 통해 적은 재료들로도 손쉽게 만들 수 있는 요리들을 선보이던 백 대표는 이번 프로그램 속에서 대기업 유통업체에 SOS를 보냈다.


판매되지 못하고 저장고에 쌓여있는 농수산물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로 개학이 연기되고 각종 모임이 취소되면서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수산업을 위해 도움을 요청했다.


백 대표는 지난해 12월과 올해 4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에게 강원도 농가에서 버려진 ‘못난이 감자’ 30톤과 상품성이 떨어지는 ‘해남 왕고구마’ 450톤을 의뢰했다.


초반 정 부회장은 엄청난 재고량에 당황한 듯 보였지만, 이내 수락하며 이마트와 SSG닷컴 등에 판매를 시작했다.


이마트 측은 못난이 감자는 크기가 작아 원래 매장에서 판매하지 않던 상품이지만 강원도 농가를 돕기 위해 판매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해남 왕고구마에 대해서는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향후에도 계약재배 농가를 통해 매입한 못난이 고구마를 판매하는 등의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실제 이마트는 여수 수산물 소비 촉진 행사 등을 진행하며 농수산물 판로 확대에 나서고 있다.


백 대표는 감자와 고구마에 이어 전남 완도의 한 저장고에 쌓여있는 2000톤 규모의 다시마를 위해 또 다른 ‘키다리 회사’를 물색했다. 바로 오뚜기다.


갑작스러운 SOS였지만 오뚜기 역시 기존 다시마가 들어가는 라면인 오동통면에 다시마를 하나 더 추가해 판매했다.


또한 네이버도 맛남의 광장과 함께 ‘레시피 챌린지’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IT플랫폼과 방송 프로그램의 협업을 통해 국산 농산물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전국의 더 많은 생산자와 사용자가 연결되는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겠다는 목표다.


농가돕기는 이들뿐만 아니다. 유통업계에서는 농가 및 중소상공인을 돕기 위한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기부금이나 물품을 지원부터 농가와 자영업자들을 돕는 이른 바 ‘착한 소비’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 소식을 들은 소비자들은 긍정적인 목소리를 보탰다. 한 소비자는 “선한 영향력”이라며 “좋은 취지로 만들어 졌으니 먹을 때도 기분이 좋을 듯”이라고 글을 게시했다.


다른 소비자들도 “고구마 사러 이마트 가겠다”, “다른 기업들도 본받고 모두 힘든 시기 일수록 선행을 많이 해서 금방금방 상황이 좋아지길 바란다”, “이런 괘씸한 기업은 잔뜩 구매해서 혼내줘야지”라는 등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에 따라 여러 블로그에서는 구매한 감자와 고구마, 오뚜기의 라면으로 만든 다양한 레시피 글이 여러 올라왔고 제품 또한 순식간에 품절 사태가 벌어졌다. 오동통면은 지난 4일 온라인몰 판매 이틀 만에 준비된 사전 물량 4만개가 완판됐다.


판로 막힌 농가돕기가 아무리 계산적인 마케팅 전략 일지라도 얼마나 판매될지도 모르는 수많은 농수산물을 사들이는 것은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것이다.


일각에서 업체 홍보에 이용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기도 하지만 업체의 진정성은 소비자가 판단할 몫이라고 본다. 홍보라는 차원을 넘어서 기업은 방송 프로그램으로 화제성을 얻고, 농어민은 판로가 열리니,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은 셈 아닐까


앞으로 진정성 있는 농수산업 돕기가 늘어나면서 상생하는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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