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지나친 간접광고에 ‘뿔난’ 시청자들

김시우 / 기사승인 : 2020-05-29 10:2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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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경제=김시우 기자] TV 드라마나 예능프로그램, 영화 등을 시청하거나 관람할때 빠지지 않는 요소가 있다면 그 중 하나는 간접광고(PPL product placement)가 아닐까 싶다.


간접광고는 각종 콘텐츠에 제품·상표·로고 등을 등장시켜 무의식적으로 시청자나 관객에게 제품이나 브랜드를 홍보하는 마케팅 전략의 하나다. 해당 제품을 노출시켜 브랜드 인지도를 향상시키고, 호의적인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TV 등에 간접광고가 도입되기 시작한 때는 지난 1990년대 초반이다. 하지만 지난 2009년 말까지 간접광고에 대한 법령이 없었다. 2010년 방송법 시행령 개정으로 방송에서도 간접광고가 허용되며 브랜드 로고를 직접 노출할 수 있게 됐다.


최근에는 TV 예능과 드라마 등에서 광고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방송 프로그램의 외주 제작비율이 확대되면서 외주 제작사를 통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간접광고는 그동안 많은 드라마에서 쓰인 주요한 장치 중 하나였다. 출연료와 제작환경 변화 등으로 부족한 제작비를 충당하는 아주 주요한 수단이다. 기업은 상품을 홍보하고 제작사는 제작비 충당을 하는 ‘윈윈(win-win)’ 전략으로도 볼 수 있다.


그러나 현재 TV 프로그램 속에서 간접광고가 난무하다는 느낌을 지우기 힘들다. 광고가 프로그램의 주가 되며 이야기 흐름이 자연스럽지 않게 되니 '배보다 배꼽'이 더 커져버린 셈이기 때문이다.


현 방송법 시행령에 따르면 방송 전체 시간의 5%, 화면크기 4분의 1을 넘지 않은 범위에서 브랜드를 노출하는 간접광고가 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방송 전 광고가 포함됐을 자막으로 고지해야 한다. 50분 분량의 드라마의 경우 약 2.5분정도 간접광고 시간으로 허용된다고 볼 수 있다.


지난 27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광고심의소위원회에서 유명 개그맨이 출연한 한 예능 프로그램에 법정제재(경고)를 의결하고 전체회의에 상정하기로 결정했다.


협찬주가 판매하는 제품을 다양한 방식으로 조리해 먹는 과정을 보여줬고, 간접광고 상품인 라면의 상품명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는 이유에서다.


또 다른 드라마에서는 간접광고가 과도하게 삽입돼 극중 몰입을 방해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치킨부터 커피, 뷰티 디바이스, 김치 등 한 회에 7개의 PPL이 노출됐다.


배우가 캔커피의 맛을 수십 초간 칭찬하거나, 이야기의 흐름과 상관없는 상품을 클로즈업하고 홍보문구를 구구절절 읊는다. 이에 뿔난 시청자들은 TV몰입에 방해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한 시청자는 해당 드라마 게시판에 “도를 넘어도 한참 넘어선 막장 PPL”이라며 “쉴 새 없이 간접광고가 나와 드라마를 보는 내내 기분 나쁘고 불쾌하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밖에 “간간히 나오는 광고는 이해하는데 드라마 흐름까지 깨가면서 내보내는 것은 아닌 것 같다”거나 “내가 드라마를 보는 건지 CF를 보는 건지 헷갈린다”며 우려하기도 했다.


간접광고가 무조건 나쁘다는 의미는 아니다. 적절하게 제품이 비치되거나 사용됨으로써 광고 효과를 톡톡히 누리는 TV 프로그램들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다.


하지만 무엇이든 '정도가 지나치면 독'이 되는 법. 드라마에 너무 빈번하게 등장하는 PPL 광고는 다른 측면에서 되레 시청 몰입이 힘들다는 역효과를 자초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시청자나 관람객의 입장에서 "간접광고가 과도하다"는 평이 해소되길 바란다. TV든 영화든 주인은 시청자와 관람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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