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 비방글 게재 혐의’ 남양유업의 사과… 진정성은 어디에

김시우 / 기사승인 : 2020-05-08 15:3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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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경제=김시우 기자] 물량 밀어내기, 협의 없이 수수료율 2% 인하 등 여러 갑질 논란을 빚었던 남양유업이 홍보대행사를 동원해 경쟁사 비방글을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남양유업이 사과문을 올렸지만, 홍보대행사 측에 잘못을 떠넘기는 태도를 보여 진정성이 없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 6일 서울 종로경찰서는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등 7명을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초 지속적으로 ‘유기농 우유 성분이 의심돼 아이에게 먹인 것이 후회된다’, ‘우유에서 쇠맛이 난다’ 등 경쟁사를 비방하는 내용의 글과 댓글을 남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남양유업이 지난 7일 공식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렸다.


하지만 사과문에서 본사 실무자와 홍보 대행사 선에서 이뤄진 일이라며 홍 회장 등 경영진과는 무관한 일이라고 선을 그어 '꼬리 자르기' 논란을 일으켰다. "온라인상 과열된 홍보 경쟁 상황에 실무자가 온라인 홍보 대행사와 업무를 협의하는 과정에서 매일 상하 유기농 목장이 원전 4km 근처에 있다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자의적으로 판단해 논란에 휩싸이게 됐다"고 해명한 것이다.


지난 7일 남양유업이 경쟁사 비방글 게재 혐의에 대해 사과문을 올렸다. (사진=남양유업 공식 홈페이지)

소비자 입장에서는 회장까지 입건된 이슈를 실무자와 홍보대행사의 잘못으로 정리하려는 모습과 경쟁 업체 비방 내용을 사과문에 또 한 번 노출한 것이 진정성 있는 사과로 느껴지지 않는다는 부분이다.


또 과거 갑질 전력을 포함해 경쟁사 댓글 논란이 있었는데도 또다시 이런 일이 벌어지자 “또 남양유업이냐”, “남양유업이 남양유업했다”, “저게 사과문이냐 불매운동 계속 하겠다” 등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실제 남양유업은 2009년과 2013년에도 인터넷에 경쟁사에 대한 비방글을 올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았다.


이어 같은 해인 지난 2013년 5월에는 유통 기한이 얼마 안 남거나 잘 안 팔리는 제품을 강제로 대리점에 떠넘기고 반품도 받지 않은 ‘물량 밀어내기’ 갑질을 저질러 거센 비판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 사건으로 남양유업은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 123억원 부과 제재를 받은 뒤 대국민 사과를 했지만 2013년 6월에도 여직원이 결혼하면 계약직으로 신분을 바꾼 뒤 임금을 깎고, 각종 수당에서 제외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임신해도 출산 휴가가 보장되지 않았던 사실도 드러났다.


게다가 2016년 1월에도 농협 대리점과 협의 없이 수수료율을 2%포인트 인하한 사안이 공정위에 발각되기도 했다. 이에 남양유업은 이를 자진 시정하며 최근 ‘협력이익공유제’를 처음 도입했다.


한편 2012년 매출 1조3650억 원, 영업이익 637억 원을 기록했던 남양유업은 2013년 갑질 파문으로 실적이 급락해 지난해 매출 1조308억 원, 영업이익 4억1735만 원 기록에 그쳤다. 7년 새 매출은 24%, 영업이익은 99.4%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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