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패션업계, 매출부진 매장 속속 정리

김시우 / 기사승인 : 2020-07-28 10: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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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업계 "올 연말까지 약 300~400개 패션 매장 사라질 것"
수수료 높은 백화점보다 온라인 사업 확대 등 경쟁력 강화 적극 추진
(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김시우 기자] 국내 패션업체들이 수년째 불황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올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큰 타격을 받으면서 매출이 부진한 브랜드나 매장을 과감히 정리하고 있다. 유지비용이 많이 드는 비효율 매장을 정리하고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27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빈폴의 스포츠 라인을 중단하고, 액세서리 라인은 온라인 사업으로 전환한다. 현재 운영 중인 빈폴스포츠 매장 100여개, 빈폴액세서리 매장 50여개는 내년 2월까지 순차적으로 폐점한다. LF는 사업 중단을 선언한 아웃도어 브랜드 라푸마의 매장 30여개를 올해 중으로 철수하고, 헤지스·티엔지티·마에스트로 등의 비효율 매장을 정리할 방침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도 전체 매장 400여개 중 비효율 매장 40개를 정리하기로 했다.


이는 패션 전문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연승어패럴은 여성복 탑걸의 사업을 중단하고, 70여개 매장을 철수한다. 몇 시즌째 부진이 지속된 핸드백 업계도 매장을 축소한다. 금강의 핸드백 브루노말리는 매장 16개를 정리하고, 메트로시티, 러브캣, 앤클라인 등도 일부 백화점 매장을 철수한다. 에스제이듀코의 빈치스와 쌤소나이트의 여행 가방 리뽀는 오프라인 매장을 접고, 온라인 판매에 주력한다. 패션업계에 따르면 올 연말까지 약 300~400개의 패션 매장이 사라질 것으로 추산된다.


이렇게 패션업계가 매장정리에 속도를 내는 것은 코로나19로 인해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올해 1분기 패션업체들은 코로나 사태로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21% 감소한 3570억원을 기록했고, 31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적자전환했다. 이에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매년 3월 봄 시즌을 맞아 진행하던 대규모 마케팅을 전면 중단했고, 무급 휴가 제도를 확대 실시하기도 했다.


LF는 별도기준 1분기 매출액이 전년대비 30% 줄어든 2484억원을 기록하면서 29억원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최근 10년 내 분기기준으로 영업적자를 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당기순이익은 23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90% 줄었다. 역시 코로나19로 인해 사치재에 속하는 의류소비를 줄인 데 타격을 입었다.


코오롱FnC 또한 1분기 140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삼성, LF, 코오롱FnC 등은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하고, 임원 급여 반납, 주 4일 근무 등을 시행 중이다.


2분기 또한 만족할 성적을 얻은 것은 아니다. 앞서 공개된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올 2분기 매출은 3770억원으로, 전 분기 보다 5.6% 늘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0억원으로 1분기(영업적자 310억원)대비 흑자전환했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세 지속 여파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9.4%, 영업이익은 90% 줄었다.


6월26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진행한 ‘동행세일’로는 큰 수혜를 기대하긴 어려운 분위기다. 동행세일 특수에 백화점 3사의 패션 카테고리 매출을 호조세를 보였지만 국내 브랜드 매출은 기대 이하였다. 고객들이 해외 명품 브랜드에 몰렸기 때문이다.


지난 26일부터 롯데백화점을 비롯한 오프라인 채널에서 면세점 명품 재고 판매가 시작되면서 해외 패션·뷰티 브랜드는 지난달 대비 매출이 5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난 주말 국내 패션브랜드들은 한 자릿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롯데백화점의 여성복 라인은 2% 증가에서 멈췄으며 스포츠·아웃도어 브랜드도 10%대 증가율을 보였다. 패션업체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로 상반기 장사는 사실상 기대하기 어렵다”며 “2분기 역시 국내 패션업체 모두 똑같이 상황은 좋지 않다”고 말했다.


(자료=한국섬유산업연합회)

생산을 줄여도 재고는 늘어 한숨 또한 커졌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가 발표한 5월 국내 섬유패션산업 주요 경기지표에 따르면 의류 생산량과 생산가동률은 코로나19 타격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1.1%, 34.6% 감소한 58p, 64p였다. 다만 재고는 상승했다. 전년 동기 대비 8.7% 늘어난 112p였다.


전통적인 유통채널인 백화점마저 코로나19로 부진에 시달리면서 업계는 수수료 높은 백화점보다 온라인몰에 눈을 돌리고 있다.


한 패션업체 관계자는 “오프라인 매장을 완전히 없애는 것은 아니지만, 비효율 매장을 정리하며 동시에 온라인 채널을 성장시킬 방침”이라며 “현재 패션업계는 규모보다 실익에 초점을 맞춰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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