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라임 현장조사 착수...신한금융투자 상대로 현장 조사

[토요경제=최봉석 기자] 국내 금융투자회사들이 '고성장 차원에서' 미래 먹거리 확보에 혈안이다. 이 중 하나가 리스크가 큰 '해외펀드 조성'이다. 이른바 외연 확대를 통해 미래 먹거리 발굴에 더 집중하는 여건을 조성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하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투자한 국내 소비자들의 피해가 속출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리고 덩치만 컸을 뿐, 부실한 시스템 속에서 부당 이익을 챙기는 '도덕적 해이'의 양상이 계속되면서 피해자가 속출할 것이란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증권업계의 성장축으로 꼽히는 '해외투자'가 자칫 장기적 측면에서 보면 금융투자회사들의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경쟁적으로 확대해온 해외 투자가 독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펀드 시장에서 '해외투자펀드 비중'은 지난해를 기준으로 30%를 돌파했다. 해외투자펀드는 자산운용사가 국내 투자자들에게 자금을 끌어모아 해외 주식과 채권, 파생상품, 부동산 등에 운영자산의 60% 이상을 투자하는 펀드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간 이어지고 국내 증시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수익률이 높은 곳을 찾아 해외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가 늘면서 해외투자펀드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펀드 내 해외펀드 비중은 2015년 말 19.4%에서, 2016년 말 20.1%, 2017년 말 23.9%, 2018년 말 28.0% 2019년 말 30% 선을 넘어섰다. 이 추세라면 올해 말 최소 31%를 넘어서게 되는데 그만큼 해외투자펀드에 대한 수요가 그만큼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해외투자펀드 규모는 올해 초를 기준으로 180조원을 넘어섰으며, 지난달 200조를 돌파했다. 특히 주로 자산가를 대상으로 하는 사모 형태 해외투자펀드가 급성장했다.
지난해 파생결합펀드(DLF) 대규모 투자 손실과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 영향으로 사모펀드가 다소 주춤할 때도 사모 형태 해외투자펀드는 성장세를 달렸다. 이는 저금리 저성장 시대에 해외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가 증폭하고 있기 때문으로 국내 자본시장에는 활력을 떨어트리는 요소로 작용할 우려가 적지 않다.
국내 1위 헤지펀드 운용사로 꼽히던 라임자산운용이 벌인 대규모 환매중단, 일명 '라임 사태'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실제로 해외 투자가 급증하면서 현지 운영사나 업체의 사기 행각에 휘말려 피해를 보는 소비자들의 억장은 무너지고 있다.
장하성 주중 한국대사의 동생인 장하원 씨가 대표인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이 기획 운영한 사모펀드 환매가 중단됐다. 이 사모펀드는 IBK 기업은행이 판매했다. 이 은행에 따르면 1천800억원 규모의 US핀테크글로벌채권 펀드에 투자한 200여명에게 695억원의 투자금을 돌려주지 못했다.
이 펀드는 지난해 4월 미국 운용사 DLI가 실제 수익률과 투자 자산 실체 가치 등을 허위 보고한 것이 적발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로부터 고발당한 바 있다. 기업은행은 이와 관련 지난 3월 김성태 수석부행장을 팀장으로 하는 디스커버리펀드 전담 테스크포스(TF)를 구성, 대책 마련에 나선 상태다.
이른바 '라임펀드'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들의 전액 손실 가능성도 커졌다. 사기 혐의를 받고 있는 미국 인터내셔설 인베스트먼트그룹(IIG) 펀드에 라임자산운용의 '무역금융펀드'가 들어가 있어 손실 우려가 큰 상황에서 미국 재판부가 수백억원의 벌금을 배상하라는 최종 판결을 내렸기 때문이다.
라임자산운용은 투자자를 통해 모집한 2400억원 금액에 총수익스와프(TRS) 대출을 통해 약 6000억원(5억 달러) 규모로 5개 해외 무역금융펀드에 투자했다. 그러나 5개 펀드 중 하나인 IIG 펀드에서 부실이 발생했다.
무역금융펀드는 이미 절반 가량 손실이 확정됐다. IIG가 청산단계에 들어가면서 이미 1억달러 원금이 삭감됐다. 이 펀드는 2억 달러 이상 원금 손실이 발생하면 투자자는 투자금 전액 손실을 본다.
이와 관련 금융감독원은 지난 9일부터 라임자산운용의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분쟁 조정을 위한 현장조사에 들어갔다. 금감원 측은 "지난달 초로 잡혀있던 일정인데 코로나사태로 한달 미뤄진 것"이라며 "라임자산운용과 신한금융투자를 상대로 현장 조사를 벌이게 된다"고 했다. 금감원은 라인자산운용과 신한금융투자가 전액 손실 가능성이 높은 무역금융펀드의 부실 발생 사실을 알고도 이를 숨기고 펀드를 판매한 사기 혐의가 있다고 보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를 둘러싼 잡음은 또 있다. 원리금 상환 지연으로 손실 발생 우려가 제기된 독일 헤리티지 파생결합증권(DLS) 이슈가 바로 그 것이다. 신금융투자 측은 "원금의 50%를 투자자에게 지급할 것"이라고 진화에 나섰지만 지금까지 소비자 보호, 내부통제 조직에 심각한 오류와 한계점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업계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해리티지 DLS는 독일 현지 시행사인 저먼프로퍼티 그룹이 현지의 기념물 보존 등재건물을 사들여 고급 주거시설 등으로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한다. 이 사업을 위해 저먼프로퍼티 그룹이 발행한 전환사채를 싱가포르 반자란자산운용의 대출펀드가 인수했고 이를 기초자산으로 만든 DLS 신탁 상품을 신한금융투자가 국내에 판매했다.
하지만 인허가 문제 등으로 개발이 차질을 빚으면서 신한금융투자는 지난 달 말까지 만기를 맞았지만 원리금을 받지 못한 투자자들의 금액은 2천159원에 이른다. 신한금융투자 측은 "자산 매각 등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 가지급금을 차감한 나머지 금액을 고객에게 마저 지급할 것"이라는 공식 입장이다.
이 회사는 앞서 지난달 20일 김병철 사장이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의했다. 이영창 전 대우증권(현 미래에셋대우증권) 부사장이 후임 대표이사로 같은 달 25일 새로운 수장으로 발탁됐다. 이에 따라 수장 교체로 잃어버린 신뢰를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국내 금융투자사들이 이처럼 '트러블 메이커'로 전락하게 된 이유로는 사실상 해외 투자에 대한 역랑을 갖추지 못하고, 내부적으로는 관리가 제대로 되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금융투자사들은 스스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야 하고, 이들 회사들의 해외투자 리스크 관리에 당국 역시 수시로 점검을 하거나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등 고삐를 더 죄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저작권자ⓒ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