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압박, 합병 승인 부정적 우려도

[토요경제=김동현 기자]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의 수수료 개편 논란이 연일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면서 향후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내놓을 우아한형제들-딜리버리히어로(DH) 기업 결합 심사 결과에도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집중된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논란이 두 기업간 합병 승인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7일 ‘배달의민족’이 지난 1일 수수료 제도를 정액제에서 정률제로 바꾸며 소상공인들은 물론 정치권에서도 비난의 날을 세우며 논란이 가열되는 양상이다. 소상공인들은 “금액에 제한이 있는 정액제와 비교해 정률제는 매출 규모에 따라 수수료가 기하급수로 증가하게 돼 큰 부담이 된다”고 지적했으며, 정치권에서는 “독과점의 횡포를 제재해야 한다”는 맹공격이 이어졌다.
여론의 뭇매를 맞은 우아한형제들은 결국 새 요금체계 논란에 대한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새 시스템을 도입한지 닷새만에 입장을 선회, 합리적인 요금 체계 개편을 약속한 것이다.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코로나19로 외식업주들이 어려워진 상황을 헤아리지 못하고 새 요금체계를 도입했다는 지적을 겸허히 수용하고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일부 업소가 광고 노출과 주문을 독식하는 ‘깃발꽂기’ 폐해를 줄이기 위해 새 요금체계를 도입했지만 자영업자들이 힘들어진 상황 변화를 두루 살피지 못했다”며 “영세 업소와 신규 사업자일수록 주문이 늘고 비용 부담이 줄어든다는 개편 효과에만 주목하다 보니 비용 부담이 갑자기 늘어나는 분들의 입장은 세심히 배려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배민은 즉각 새 요금제인 오픈서비스의 개선책 마련에 나서기로 했다”며 “업주 및 각계 의견을 경청해 비용 부담이 늘어나는 업주에 대한 보호 대책을 포함해 여러 측면으로 보완할 방안을 찾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그는 “오픈서비스 도입 후 업소별 주문량·비용 부담 변화 등 데이터를 면밀히 검토하고, 데이터가 쌓이면 투명하게 공개하는 방안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새 요금제 도입과 관련해서는 “도입 이후 5일간 데이터를 전 주와 비교했을 때 비용 부담이 늘어난 업주와 줄어든 업주의 비율은 거의 같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앞서 배민은 지난 1일부터 기존 ‘정액제’(8만8000원)였던 ‘울트라콜’ 광고 방식에서 주문 성사 시 배달 매출의 5.8% 수수료를 떼는 ‘정률제’ 요금체계를 신규 도입한 바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이 같은 개편에 “14만여 입점 업주 가운데 10만여 업주가 이 요금체계에 편입됐고, 새 제도가 기존 오픈리스트보다 1%포인트 낮게 책정돼 애플리케이션(앱) 내 52.8%가량의 업주들 부담을 덜어줬다”고 설명했다.
수수료 꼼수 가격 인상이라는 논란이 일자 배민 측은 수수료 인상 논란에 공식 사과하고 합리적인 요금 체계 개편을 약속했지만 정치권까지 강경 대응에 나서면서 요기요·배달통을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의 합병도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공정위는 배민의 요금 체계 개편 등 우아한형제들과 DH의 기업결합에 있어 시장 경쟁을 제한하는 요소가 있는지 실태 조사에 들어갔다. 조사를 통해 공정위는 새 수수료 체계뿐 아니라 배민과 요기요가 수집한 주문자 인적사항, 선호메뉴 등 정보가 제대로 관리되고 있는지도 현장 조사 등을 통해 꼼꼼히 따질 방침이다.
실제로 공정위는 수수료 인상 논란을 초래한 배달의민족에 대해 강도 높은 조사를 예고했다. 업계에서는 배민 측이 요금 체계 개편안을 전격 사과하고 개선 방안을 마련한다고 밝힌 결정적 요인으로 공정위의 움직임을 꼽았다.
공정위는 배달의민족의 개편된 수수료 정책 논란에 대해 기업결합(합병)과 관련한 독과점 여부를 심사받는 도중 수수료 체계를 크게, 뜻대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은 소상공인 유불리를 떠나 해당업체의 시장지배력을 가늠할 수 있는 단적인 사례라고 판단했다.
김재신 공정위 사무처장은 6일 "수수료와 관련해 논란이 일어 상당한 우려를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번 결합심사에서는 시장확장에 따른 필수 심사 항목외에 개편된 수수료 체계가 가맹점들에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소비자에게 부담이 전가될 우려는 없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심도있게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처장은 "배달앱에서 소비자와 가맹점의 다양한 정보가 가맹점으로부터 정당하게 수딥되는지, 수집분석된 정보가 가맹점에 필요한 수준만 적절하게 제공되는지, 다른 용도로 활용되는 것은 아닌지 들여다보겠다"면서 "배달의민족-요기요 기업결합 심사과정에서 현장 조사방법까지 동원해서라도 면밀히 살펴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해 12월 30일 국내 배달앱 1, 2위 배민과 ‘요기요’는 두 업체의 기업결합 관련 신고서를 제출한 바 있다. 신고를 받은 공정위는 고시로 정한 ‘기업결합심사 기준’에 따라 합병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주요 기준은 ▲ 일정한 거래 분야에서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하는지 ▲ 기업결합 방법이 강요나 기타 불공정한 방법에 해당하는지 ▲ 기업결합으로 효율성 증대 효과가 발생하는지 ▲ 회생 불가 회사와의 기업결합에 해당하는지 등이다.
여기에 최근 소비자시민모임은 배민·요기요의 기업 결합과 관련해 소비자 10명 중 8명 이상이 두 업체 합병에 반대한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합병 반대 이유로는 독점 시장 형성으로 인한 음식 가격·배달료 인상이 82.9%로 가장 많았다. 사업혁신이나 서비스 향상 동기저하가 46.3%, 쿠폰·이벤트 등 소비자 혜택 감소가 40.5%로 뒤를 이었다.
한편, 코로나19 사태에 소상공인 등 입점 업체들의 반발이 거세지며 정치권도 우아한형제들을 정조준하고 나섰다. 앞서 이재명 경기도 지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수수료 체계를 문제삼고, 공공 배달 앱 개발을 선언했다. 또 더불어민주당·더불어시민당 등은 이번 총선 공약으로 수수료율 인하를 내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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