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요경제=최봉석 기자]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6일 "'O월 위기설', '발등의 불', 'OO기업 자금난' 같은 표현은 정부를 더 정신 차리게 하지만, 시장 불안을 키우고 해당 기업을 더 곤란하게 할 우려도 있다"며 "기업자금 위기설은 근거가 없다"고 일축했다.
은 위원장은 이날 언론사와 민간 자문위원들에게 보낸 공개서한을 통해 "현재 언급되는 특정 기업의 자금사정과 관련된 자금 위기설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는 만큼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라며 이 같이 밝혔다.
금융위는 일부 기업들의 자금경색 스트레스가 기업의 부도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일부 보수진영의 우려 섞인 관측을 "사실에 근거한 주장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과거에도 경제가 어려울 때마다 자금 위기설이 반복적으로 나왔지만, 결국 과장이었다는 게 은 위원장이 위기론을 일축하는 이유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항공업계와 유통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자동차, 화학, 전자 등 산업 전반에 걸쳐 위기감이 감지되면서 복수의 경제전문가와 언론들이 '4월 위기설'이 주기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또 금융시장의 경우 시중에서 돈을 구하지 못하면 기업들이 줄도산하고 대량 실업이 발생할 수 있는 까닭에 '4월 위기설'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은 위원장의 이번 발언 요지는 기업들이 실적 악화에 이어 자금시장 위축으로 인한 신용경색을 겪으며 생존의 갈림길에 서 있는 현실과 동떨어져 있어 논란이 될 전망이다.
은 위원장은 이와 관련 "정부는 금융권과 함께 금융권 자금흐름과 기업의 자금수요를 면밀하게 파악하고 있으며, 필요시 적기에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대책 발표에도 불구하고 CP 등 시장금리가 상승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최근 CP금리가 오르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3월 분기말 효과가 있었고 비단 한국만의 현상은 아니"라며 "이는 시장의 불확실성을 반영한 것으로 어느정도 예상된 부분"이라고 일축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CP 스프레드가 미국 등 다른 국가와 비교해서 많이 벌어진 것은 아니고,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379bp(1bp=0.01%포인트)까지 오르기도 했다.
채권시장안정펀드 첫날 회사채 등 매입이 불발한 점에 대해서는 회사채나 CP 등은 시장에서 자체 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시장에서의 조달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금리 등의 측면에서 시장보다 좋은 조건을 제시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대기업이 채권시장안정펀드 등의 이용이 어려울 경우 '자구 노력을 전제로' 국책은행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이날 강조했다. 과거, 기업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할 때도 대기업의 자구 노력을 요구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마찬가지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항공업계 등 대기업 지원과 관련해 자구노력을 강조하는 게 반기업정서에 편승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은 위원장은 이에 "대기업에 대한 지원을 배제하려는 취지가 아니"라고 전제하며 "민생·금융안정 패키지 프로그램 '100조원+@' 이용을 원하는 기업에 대해선 기업의 규모, 업종 등을 제한하지 않고 자금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그렇다고 '100조원+@'로 기업자금수요를 모두 감당할 수는 없다"며 "이에 따라 소상공인·중소기업과 달리 시장접근이 가능한 대기업에 대해 1차적으로 거래은행·시장에서의 자금 조달을 권유한 것으로, 대기업 역시 정부 이용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으나 금리, 보증료율 등에서 일정부분 부담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 취지였다. 채안펀드(채권시장안정펀드) 등 이용이 어려울 경우엔 자구노력을 전제로 국책은행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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