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0명 생존 걸렸는데…M&A 연기는 ‘협상 전략’
“3개월 방치하다 사태 악화하자 뒤늦게 중재”

[토요경제=김동현 기자]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인수·합병(M&A)이 사실상 파기수순을 밟고 있는 가운데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가 거래 성사를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중재를 촉구했다. 특히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 결정을 미룬 것은 협상을 유리하게 끌고가기 위한 전략이라고 비난했다.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는 17일 입장문을 통해 “정부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코로나19 사태 하에서 고용안전망을 주 과제로 외쳐왔지만 사태를 방치한 문재인 정부와 여당도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며 “고용노동청은 아무런 대책 없이 매각 협상만 바라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또 “항공사의 운수권 배분 등 막대한 권한을 가진 국토교통부는 3개월째 책임 떠넘기기 공방을 계속하며 사태가 이 지경으로 악화되도록 방치하다 뒤늦게 중재에 나섰다”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제주항공은 전날 입장문을 통해 이스타항공의 모회사 이스타홀딩스 측이 계약 선결조건을 이행하지 못했다면서 주식매매계약 해제 조건이 충족됐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정부의 중재 등을 고려해 계약 해제 최종결정은 추후로 미뤄 여지를 남겼다.
이에 대해 노조는 “제주항공 경영진은 기약 없이 최종 결정을 미루며 노동자를 벼랑 끝으로 몰아붙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파산의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더 많은 노동자가 절망해 이스타항공을 떠나면 제주항공이 바라던 인력감축이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체불임금도 깎을 수 있을 것”이라며 “제주항공은 시간을 끌며 버텨야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제주항공은 1600명의 이스타항공 노동자들의 고용을 빌미로 더 많은 정부지원금을 압박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모든 계획이 실패하더라도 이스타항공을 파산시켜 저비용항공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얻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조종사노조는 다음 주부터 서울 마포구 애경그룹 본사 앞에서 피켓 시위와 집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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