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또 다시 논의되고 있는 부동산백지신탁제 도입

최정우 / 기사승인 : 2020-07-15 15:2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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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경제=최정우 편집국장] 부동산백지신탁제를 도입하자는 목소리가 또 다시 높아지고 있다. 최근 고위공직자, 국회의원 등의 다주택자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선 여당과 야당을 가리지 않고 이 제도를 도입하자는 데 긍정적 입장을 표하고 있다.


최근 들어 부동산백지신탁제를 도입하자고 포문을 연 사람은 이재명 경기도지사이다. 이 지사는 지난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공정한 부동산 정책을 만들어 국민신뢰를 확보하려면 부동산백지신탁제를 도입해야 한다”며 제도 도입의 불을 지폈다. 이 지사는 또 “국회와 정부에 부동산 정책과 관련된 혼란과 부작용을 막기 위한 제1정책으로 고위공직자 부동산백지신탁제 입법을 요청한다”고 주장했다. 이 지사의 부동산백지신탁제 도입은 지난 대선 공약이기도 하다. 이 지사는 이에 앞서 지난달 24일 열린 취임 2주년 출입기자 간담회에서도 부동산백지신탁제 도입을 촉구했다. “합리적인 부동산 정책이 나오지 못하는 이유는 정책결정권자들의 개인적 이해관계 때문”이라며 “정책결정권자들이 다주택자일 경우 정상적인 정책결정이 가능하지 않다”고 밝힌 것. 이 지사에 이어 지난 7일에는 ‘대권잠룡’으로 불리는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부동산백지신탁제를 당론으로 도입하자”면서 미래통합당에 제안했다. 부동산 정책을 수립하고 규제하려면 정부나 국회에서 “자기 손부터 깨끗해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같은 날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한 방송에 출연해 부동산 백지신탁제에 대해 “매우 좋은 의견”이라고 동조했다. 김기현 미래통합당 의원 역시 8일 방송에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실패했다”면서 “부동산백지신탁제 도입을 검토해 볼 만하다”고 밝혔다. 진보당은 이에 앞서 지난 3일 논평에서 “고위공직자 부동산백지신탁제나 고위공직자 1가구 1주택 소유를 제도화하자”면서 제도 도입을 지지하고 나섰다.


부동산백지신탁제는 부동산과 관련된 정책을 결정할 수 있는 고위공직자나 국회의원 등에 대해 주식백지신탁제와 마찬가지로 필수 부동산, 예를 들면 주거용 1주택 등을 제외한 부동산 소유를 모두 금지하는 제도이다. 부동산백지신탁제 도입이 논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5년 통과된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에서 고위공직자의 주식백지신탁제를 도입하면서 부동산백지신탁제를 명문화하자는 여론이 조성됐다. 그러나 법안으로 마련되지 못해 불발에 그쳤다. 업무 연관성을 입증하기 어려운데다 사유재산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주식백지신탁제는 고위공직자의 불공정한 재산 증식을 막겠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고위공직자나 가족 등이 3000만 원 이상의 주식이 있을 경우 처분하거나 백지신탁해야 한다. 수탁기관의 관리, 운영, 처분에도 관여할 수 없도록 했다. 공무원이 직무상 정보를 이용해 부당하게 재산을 취득치 못하게 ‘쐐기’를 박아놓은 것이다. 주식백지신탁제 대상자는 국회의원은 물론 정부부처 장관과 차관을 비롯해 1급이상 고위 공직자 본인과 배우자, 직계 존비속 등이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때 부터 이달까지 20번이나 넘는 부동산 대책을 쏟아냈다. 그러나 부동산 정책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민심은 곱지 않다. 다주택자에 대한 시선은 차가울 정도다. 특히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서울 서초구 아파트와 충북 청주 아파트 가운데 청주 아파트를 매도했다가 여론이 악화하면서 반포동 아파트까지 내놓았지만 민심을 달래기는 역부족인 듯 하다. 또 다시 거론되고 있는 부동산백지신탁제가 이번엔 논의에서만 그치지 않고 제도 도입으로 이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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