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선언, 감소폭 증가 우려
“임대료는 여전”…면세업계 vs 공항공사 입장차

[토요경제=김동현 기자]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며 사실상 개점휴업에 들어갔던 국내 면세 업계가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 관광객 발길이 끊긴 데 이어 항공편마저 급감해 경영 여건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공식화되며, 면세점·식음료 등 공항 입점 업체들이 고사 위기에 빠졌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 19에 대해 감염병 최고 경고등급인 ‘팬데믹’을 선언하면서 공항 입점 업체의 실적은 더 악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면세업계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유통업계 중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다. 현재 김포·인천공항 등의 공항 면세점은 물론 시내면세점까지 이용객 발길이 뚝 끊기며 매출 역시 반토막 난 상황이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1월 국내 면세점 매출은 2조247억원으로, 지난해 12월(2조2847억원) 대비 11.3% 감소했다.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 한 2월은 매출 감소폭이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상황 속 WTO가 팬데믹을 선언하며, 세계 각국 공항 여객수가 더 감소할 가능성이 커진 것도 문제다. 이미 국내 방문자 입국을 제한한 국가는 116곳이나 된다. 여기에 추가적 글로벌 이동 제한 조치가 발생하면 매출은 그만큼 더 쪼그라들 수밖에 없다.
실제 국내 면세 업체들은 사면초가 위기에 직면했다. 롯데면세점은 김포공항 국제선 청사에서 운영 중인 매장의 무기한 휴점에 들어갔다. 지난 1월 하루 평균 24편이던 국제선 출국 운항편수가 이달 들어 1~2편 정도로 급감하며 직격탄을 맞은 것. 이에 따라 코로나19 확산 이전 하루 1억~2억원에 달했던 면세점 매출도 100만원대 수준으로 급감했다. 신라면세점도 아직 휴점까지는 검토하고 있지 않지만 영업 시간을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로 단축했다. 이외에 중견 면세점인 SM면세점의 경우 최근 주말 영업을 중단한 상태다.
공항도 상황이 안 좋기는 매한가지다. 지난 9일 기준, 인천공항 이용객은 1만9708명을 기록한 이후 지속 내림세를 보였다. 지난 11일엔 1만5216명까지 급감했다. 인천공항 이용객이 1만명대로 떨어진 것은 개항 이래 처음이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업계에선 하루 이용객수가 곧 1만명대 밑으로 떨어질 것이란 가능성마저 거론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고, 국내 확진자 수가 급증한 만큼 한국인은 물론, 자국민의 한국 출입국도 제한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임시 휴업에 들어가는 업체들이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면세업계는 임대료 인하 조치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앞서 면세 사업자들은 그간 공항공사에 임대료 인하를 지속적으로 요청해왔다. 다만 공항공사 역시 코로나19 여파로 경영 여건이 악화돼 접점을 찾긴 어려운 상황이다.
인천공항공사는 12~13일 양일간 대기업 면세사업자를 비롯한 식음·서비스 분야 사업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코로나19 피해와 관련 지원 대책을 논의했다. 하지만 인천공항공사는 대기업 면세사업자에 ‘임대료 인하는 불가하다’는 방침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상위 부처인 국토교통부나 기획재정부에서 별도 지침을 내리지 않아 공항공사 측이 단독 결정으로 지원 방안을 제공할 수 없다는 것.
때문에 면세업계 일부에서는 대기업을 향한 역차별 논란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하루가 다르게 매출이 절반 가량으로 추락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임대료 인하 범위를 대기업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인천공항공사는 임대료 인하를 제외한 개별 매장 운영 시간 조정과 공항공사 건물의 부분구역 임시폐쇄 등과 관련한 요청 사안을 오는 15일까지 검토 후 답변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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