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냐하면 현재의 제도와 시스템으로 혜택을 보고 있는 모든 사람들로부터 엄청난 저항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혁신을 도와줄 사람들은 새로운 질서가 가져다줄 혜택이 모호하고 불확실하기 때문에 미온적이다. 강력한 적과 미온적인 동지, 이것이 혁신이 성공하기 어려운 근본적인 이유이다.”
마키아벨리 ‘군주론’에 나오는 말이다.
놀라운 통찰력이다. 기득권자들이 버려야할 기득권은 명확하게 보이는 반면, 새로운 혁신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혜택은 불확실하기 때문에 혁신에 동조하는 세력은 미온적일 수밖에 없다.
혁신 성공 후 얻어지는 열매를 가시적이고 구체적으로 제시하여 동조세력이 저항세력을 능가하지 않으면 혁신은 대체로 성공하기 어려운 것이다. 기득권을 박탈당하는 세력은 결사적이다.
이들을 제압할 대책도 없으면서 혁신을 주창하면 뭇매만 맞게 된다.
노무현 대통령이 충분한 동조세력 없이 혁신을 추진하다 뭇매만 맞은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왕정시대에도 혁신은 힘이 들었다. 세종대왕이 그랬고 정조도 그랬다.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하는데도 거의 숨어서 연구를 하였다.
신하들과 명나라의 견제 때문에 드러내놓고 연구를 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절대군주시대에도 하기 어려운 혁신을 민주주의 시대에 혁신이란 이루 말할 수 없이 어려운 것이다.
완전 민주시대에 혁신이 성공하기위해서는 먼저 국민적 여론을 등에 업지 않고는 불가능하다. 새로운 제도, 시스템을 구축하려면 선결과제가 국민의 동의를 구하는 작업부터 하여야 한다. 이것이 정치력이기도 하다. 국민도 이해상관이 서로 상반된 경우가 많다. 세종시가 그랬고 과학비즈니스벨트 문제가 그렇다.
그래서 새로운 정책을 수립하기 이전에 먼저 이해당사자들의 역학관계를 충분히 고려하여야 한다.
다음에 이해상관이 없는 사람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충분한 대의명분이 있어야 한다. 여기에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할 지도자의 강력한 의지가 뒷받침되어야 혁신은 성공할 수 있는 것이다.
혁신을 하는 데는 두 가지 패턴이 있다.
국민적 여론이 이미 기득권층을 제압할 수 있을 만큼 형성되어 있는 경우다.
이런 경우에는 여론을 집약하여 집권도 하고 새로운 질서를 형성하기가 비교적 용이하다.
다음은 지도자가 대의명분을 내세워 국민들의 지지를 얻어 혁신을 하는 방법이다. 국민을 설득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한발 앞서가면 지도자가 되지만 열 발 앞서가면 왕따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국민들이 원하는 것을 지도자가 수렴하여 혁신을 하든, 지도자가 국민을 설득하여 기득권층을 제압하고 혁신을 하든 혁신이 성공하기위해서는 반발하는 기득권세력을 제압할 동조세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동조세력 없이 혁신을 하는 것은 자살행위나 다름없다.
4대강 살리기를 비롯해 세종시. 과학비즈니스벨트 문제에 이르기까지 정부정책이 삐꺽거리는 이유도 새로운 정책에 대한 동조세력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채 기득권세력과 정치적 반대세력의 강한 저항에 부닥치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내 생각이 옳은데 국민적 소통이 안되어 답답하다는 식의 발상은 좀 순진하다는 생각이 든다. 지도자는 많은 국민들이 동조할 수 있는 이상향을 갖고 있어야 하지만 순진해서는 곤란하다. 온갖 이해상관이 다른 국민들을 통합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이익이 되게 하기위해서는 때로는 소수의 기득권 세력을 설득하거나 제압할 수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그러기위해선 마키아벨리보다도 더 세련되고 노련하여야 한다.
정치지도자들은 최소한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한번 정도는 읽어보아야 하지 않을까?
<약력>
제 4·5대 민선 충주시장
前한국농어촌공사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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