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축구협회가 명문없는 프로선수 선수차출로 인해 자세를 낮췄다.
이영무 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은 지난 8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각 구단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올림픽)선수 차출을 도와달라"는 간곡하게 입장을 밝혔다.
각급 국가대표팀의 운영 전반을 책임지고 있는 이 위원장이 허리를 굽혀 부탁을 하는 모습은 불편하고 어색하게 다가왔다.
하지만 이 위원장이 자존심을 접고서 그렇게 밖에 할 수 없는 이유가 있다.
오는 1월21일부터 31일까지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8개국 친선경기'를 위해 명분없는 선수 차출을 K리그 각 구단들에 요구해야 하는 때문이었다.
이번 사안은 대표팀 소집 차출 규정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
FIFA(국제축구연맹)가 지정한 공식 A매치가 아닌 올림픽대표팀간 친선전이기 때문이다. 어디까지나 협회와 구단들이 알아서 처리해야 하는 문제다.
협회나 K리그 구단들의 각장 입장은 충분히 이해가 된다. 올 겨울은 양 측 모두에게 중요한 시기다.
당장 오는 2월부터 시작되는 08베이징올림픽 아시아 지역예선을 대비해야 하는 협회는 올림픽대표팀의 조직력을 다듬어야 할 시간이 필요하고, K리그 구단들은 3월 개막되는 새 시즌을 준비하는 시기다.
그러나 늘 '프로리그가 한국축구의 근간'이라고 외쳐온 협회로서는 명분을 찾기 어렵다. K리그 구단 대부분이 이 시기에 국내훈련을 마치고 해외 전지훈련을 떠난다.
전력을 끌어 올려야 하는 K리그 구단들의 반발은 이미 예고된 수순이었다.
협회는 서로간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팀당 2명 기량'이라는 묘안을 내놓았지만 어디까지나 궁여지책에 볼과했다.
'반쪽 대표팀'이라는 비난도 여기서 기인한다. 어느 한 팀에 좋은 선수가 많이 있더라도 최대 3명을 넘길 수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핌 베어벡 감독과 협회는 지난 해 아시안게임 이전부터 이번 8개국 친선전 출전을 기정사실화 해 왔다.
아시안게임이 끝난 후 베어벡 감독은 "올림픽대표팀을 이끌고 도하대회에 참가한다. 협회가 이미 K리그 구단측에 협조 공문을 내린 것으로 안다"고 밝혀 한바탕 논란이 일었었다.
하지만 이미 엎지러진 물. 어차피 대회 참가는 결정됐고, 프로연맹과 K리그 구단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선수들을 내줘야 할 판이다.
명분없이 선수를 차출해야만 하는 다급한 입장의 베어벡 감독과 축구협회. 연초부터 홍역을 치르고 있는 올림픽대표팀은 과연 이번 도하대회에서 어떤 것을 건질 수 있을까.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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