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현진은 후반기 들어 5경기 모두 승리를 따내는 기염을 토하며 시즌 12승을 달성, 팀 내 다승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시즌 23경기에서 17차례 퀄리티스타트를 선보였다.
이날 류현진은 완벽에 가까운 피칭을 보였다. 최고 94마일(시속 151㎞)의 직구와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를 버무려 메츠 타선을 압도했다. 메츠 타선은 좀처럼 류현진의 공을 배트 중심에 맞히지 못했다. 직구의 제구력이 좋은데다가 변화구로 완급 조절이 잘 됐다. 경기 초반 주심의 애매한 볼판정 때문에 다소 곤혹스러워 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실력으로 정면 돌파했다.
특히 최고의 영건 중 한 명인 맷 하비를 상대로 완승을 거두며 인상적인 활약을 보이는 등 다시 한 번 진가를 확인했다. 1회초 피홈런과 4회 1사 1,2루 위기를 제외하고는 편안하게 던졌다. 중반 이후에 타선이 터져주는 바람에 안정감을 더했다.
류현진은 이번 경기에서 7이닝 동안 5피안타(1홈런) 1볼넷 3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시즌 12승째(3패)를 올리면서 평균자책점은 2.99에서 2.91로 떨어뜨렸다. 투구수는 총 107개(스트라이크 71개)였다.
출발은 불안했다. 1회초 1사후 2번타자 후안 라가레스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했다. 곧바로 대니얼 머피에게 안타를 맞고 잠시 흔들린 류현진은 4번 타자 말론 버드를 잡아내고 이닝을 종료했다. 2회 2사 후 존 벅에게 볼넷을 내준 류현진은 후속타자 오마 퀸타니야를 삼진으로 처리하면서 피치를 올렸다. 3회에서는 이날 첫 삼자범퇴를 기록했다. 선두 타자 하비와 에릭 영을 연속 삼진으로 처리했다. 직구와 체인지업 컴비네이션이 좋았다.
4회 다시 위기가 찾아왔다. 1사 후 버드와 조시 새틴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흔들렸다. 게다가 주심의 볼 판정도 애매했다. 그러나 류현진은 흔들리지 않았다. 직구 위주의 피칭으로 정면승부를 걸어 저스틴 터너와 벅을 모두 범타로 처리했다. 류현진은 5회 공 9개로 퀸타니야와 하비, 영을 차례로 범타 처리해 투구수를 아꼈다.
다저스가 5회말 2-1로 전세를 역전시키자 류현진도 더욱 안정된 피칭으로 6회를 삼자범퇴로 막았다. 직구 위주의 공격적인 피칭이 돋보인 이닝이었다. 7회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터너에게 안타 1개를 내줬을 뿐 추가 실점 없이 등판을 끝냈다.
이후 다저스는 로날드 벨리사리오(1이닝 무실점)와 켈리 젠슨(1이닝 1실점)을 차례로 등판시켜 경기를 마무리했다. 7연승을 올린 다저스는 시즌 69승50패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류, 선발투수 ‘승률’ 내셔널리그 1위·메이저리그 공동 4위
류현진·다르빗슈 나란히 12승3패, 아시아 다승왕은 누구?
한편 이날 승리로 류현진은 내셔널리그 승률 1위라는 기분 좋은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후반기 5경기에서 5승을 쓸어 담은 류현진은 12승3패로 승률 0.800을 맞췄다.
내셔널리그 선발 투수 중 승률 0.800은 맷 라토스(신시내티)와 패트릭 코빈(애리조나), 그리고 류현진 뿐이다. 세 선수는 나란히 12승3패를 기록 중이다. 신인으로 범위를 좁히면 단연 류현진이 최고다.
이는 메이저리그 전체에서도 공동 4위에 해당하는 좋은 기록이다. 류현진보다 앞선 선수는 ‘몬스터’ 시즌을 보내고 있는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의 맥스 슈어저(승률 0.944·17승1패)와 크리스 틸먼(볼티모어 오리올스), 맷 무어(탬파베이 레이스·이상 승률 0.824·14승3패) 등 3명에 불과하다. 개인의 승률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팀 역시 경기에서 이길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타자와의 궁합이 괜찮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실제로 다저스는 류현진이 선발 등판한 23경기에서 17승을 챙겼다.
류현진은 다승에서도 공동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아담 웨인라이트, 랜스 린(이상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조던 짐머맨(워싱턴 내셔널스) 등 13승의 공동선두 그룹과는 고작 1승 차이다.
팀내 다승에서는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11승)를 밀어내고 다시 단독 선두로 등극했다.
더불어 류현진은 일본인 투수 다르빗슈 유(27·텍사스 레인저스)와의 아시아 다승왕 경쟁에도 불을 붙였다. 이날 사이영상 후보 맷 하비를 제압한 류현진은 다르빗슈(12승5패)와 같은 시즌 12승(3패) 고지를 밟았다.
아메리칸리그 소속 다르빗슈와 내셔널리그 소속 류현진의 행보가 종종 비교되는 이유는 양국의 미묘한 라이벌 관계 때문이다. 박찬호-노모 히데오(이상 은퇴)로 시작된 미국에서의 라이벌 구도는 한국이 뚜렷한 후발 주자를 배출하지 못한 사이 일본 쪽으로 무게가 기울었다.
일본은 마쓰자카 다이스케(클리블랜드 인디언스), 구로다 히데키(뉴욕 양키스), 다르빗슈 등을 배출해내며 우위를 점했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한국 무대를 정복한 류현진이 미국에서도 ‘괴물’의 위용을 발휘하면서 일본의 대표 투수인 다르빗슈와 어깨를 나란히 한 상태다. 구로다, 이와쿠마 히사시(시애틀 매리너스·이상 10승) 등 다른 일본인 투수들의 활약 역시 대단하지만 승수만큼은 두 선수에게 밀린다.
류현진과 다르빗슈는 나란히 23경기에 나서 5할이 넘는 승률을 자랑 중이다. 탈삼진(류현진 121개·다르빗슈 207개)과 평균자책점(류현진 2.91 다르빗슈 2.64), 소화이닝(류현진 148⅓ 다르빗슈 153⅔이닝) 대부분의 지표에서는 다르빗슈가 앞서 있지만 가장 중요한 승리만큼은 류현진도 뒤지지 않는다.
다소 밀리는 듯 했던 류현진은 후반기 5번의 등판 기회를 모두 승리로 장식하며 균형을 맞췄다. 보이지 않는 맞대결이 원점으로 돌아가면서 남은 경기에서의 승수 쌓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물론 아시아 다승왕에 대한 타이틀이 주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모처럼 형성된 라이벌 구도는 양국 야구팬들의 흥미를 자아내고 있다. 류현진은 아시아 신인 최다승이라는 의미 있는 기록에도 한 발 더 다가섰다. 공교롭게도 이 기록의 보유자는 다르빗슈다.
지난해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다르빗슈는 29경기에 나서 16승(9패)을 쓸어 담으며 화려한 데뷔를 알린 바 있다. 류현진의 최근 페이스를 감안하면 꼭 불가능한 기록도 아니다. 류현진은 남은 기간 8차례 가량 선발 등판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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