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성우 감독 특유의 ‘꾀병’이 녹아 있는 너스레다. 감독 부임 첫해 꼴찌 반란을 일으키며 WKBL 정상을 차지했던 우리은행의 위성우 감독은 지난 시즌 내친김에 리그 2연패까지 달성했다. 감독 부임 첫해에 리그 우승을 차지하고, 덥석 대표팀 감독까지 맡게 되는 부담을 떠안았지만, 주전 몇 명이 부상으로 빠지는 악재 속에서도 중국을 제압하며 태국 방콕에서 열린 ‘제25회 FIBA 아시아 여자농구선수권대회’에서도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시즌을 마친 후, 1달가량의 짧은 휴가를 마친 위성우 감독은 서울 장위동에 위치한 우리은행의 숙소가 아닌 대표팀으로 복귀해야했다. 여자 농구 대표팀을 이끌고 강원도 평창의 JDI센터에서 안방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을 맞아 20년만의 금메달 탈환 준비에 나선 것이다.
작년에 이어 두 번째 대표팀 감독을 맡게 되셨는데, 좀 달라진 게 있을까요?
▲ 그래도 작년보다는 덜 어설프겠죠. (웃음) 작년에 처음 맡았을 때는 미숙한 점이 많았었는데 그래도 이번에는 좀 낫지 않을까요?
그래도 여느 때보다 대표팀이 빨리 소집 되서 준비에 들어가는 것 같은데요?
▲ 그 부분은 다행인 것 같습니다. 장기적으로 보고 팀이 소집되다 보니까, 시간이 촉박한 상황에서 선수들이 들어오는 것보다는 여러모로 안정적이라고 할까... 저도 좀 여유를 가질 수 있고, 선수들의 상태도 충분히 보면서 계획을 세울 수 있으니까 좋은 것 같습니다.
선수들이 훈련 중에 소집 됐다기보다 거의 휴가를 마치고 대표팀에 합류했는데, 몸 상태는 어떤가요?
▲ 엉망이죠. (웃음) 아무래도 지금 당장 경기를 뛰는 게 아니라 훈련을 할 수 있는 몸을 만들기 위한 거니까, 지금 몸 상태를 보고 컨디션을 말하는 건 아닌 것 같고, 평창에서는 선수들의 몸을 만드는 데 주력을 할 생각입니다. 몸이 안 좋은 선수들은 어느 정도 재활도 병행하면서요. 선수들 몸 상태가 그렇게 좋다고 볼 수는 없지만 차츰 좋아지리라 생각하고요.
특히 변연하 선수가 디스크가 심해서 운동이 안 되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 네. (변)연하 같은 경우는 감독이라면 누구나 찾는 선수라고 할 수 있죠. 클러치 능력은 여전히 국내 최고고요. 실력은 물론이고 스스로 열심히 하는 선수라서 정말 필요한 선수인데, 지금 상태가 안 좋습니다.
본인은 아시안게임에 뛸 수 없는 상황까지 걱정을 하고 있던데요?
▲ 일단 그 부분까지 걱정을 하지는 않습니다. 연하가 어린 선수라면 모르겠지만 노련하고 경험이 많은 선수기 때문에 스스로 자기 몸을 만들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최대한 본인이 자기 몸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와 줄 생각이고요. 또, 본인도 대표팀에서 마지막으로 뛸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고 있어서 상당히 의욕이 높은 상태에요. 최대한 배려해서 무리 하지 않으면서 끌어올릴 수 있도록 할 생각입니다.

▲ 솔직히 압박이 심합니다. 중국이랑 일본이 세계선수권에 주전을 투입한다는 것도 부담이고요. 물론, 그만큼 확률이 높아졌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중국은 물론 일본도 선수층이 정말 두터운 나랍니다. 오히려 우리한테 잘 알려지지 않은 선수가 나타나서 의외의 활약을 펼칠 가능성도 있으니 신경도 쓰이고... 우선은 걔들이 어떻게 나오는가 보다 우리가 얼마나 준비를 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중국과 일본이 2진이 온다고 하니 대만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높은데요.
▲ 대만도 좋은 팀입니다. 무시할 수 있는 팀은 한 팀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전 2진이 나온다고 해도 중국이나 일본 모두 결코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너무 위축 되서도 안 되고, 자신감 있게 나서겠지만, 방심은 절대 금물입니다.
모든 선수들이 잘 해주면 정말 좋겠지만, 혹시 그래도 ‘이 선수가 좀 잘해줬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드는 선수가 특별히 있으신가요?
▲ 뭐 6개 구단에서 가장 잘하는 선수들이 다 모였으니까 다들 자기 몫을 해주길 바라는데... 그래도 (하)은주가 이번에 눈에 띄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하는 생각이 있습니다. 몸이 안 좋다보니까 그동안 대표팀에서는 역할이 조금 부족했는데, 이번에는 몸을 잘 만들어서 자기 이름값을 확실히 해줬으면 하는 생각이 있고.. 또 여자농구 세대교체를 위해서는 (김)단비라던가, (박)혜진이 같이 어린 선수들이 분발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네. 안됩니다.
혹시, 다음 시즌은 포기하신건가요?
▲ 네. 두 번 우승했잖아요.(웃음) 아니, 그런 건 아니고, 일단 대표팀에 우리은행 선수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기도 하고, 박성배 코치가 프로 지도자 경험은 2년밖에 없지만 고등학교에서도 지도자 경험을 했고, 지난해 퓨처스에서도 잘 했기 때문에 충분히 잘 하리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 남아있는 선수 대부분이 박 코치가 잘 아는 선수들이라서 저 없이도 잘 준비하리라고 믿고 있습니다.
사실, 감독님은 눈앞에서 훈련하는 걸 지켜봐야 직성이 풀리시는 분이시지 않나요?(웃음)
▲ 아, 그런 건 아니고요. 그런데 어떤 지도자나 다 그렇지 않을까요? 저는 체육관에서 훈련하고 있을 때가 제일 안심이 되니까 그래서 그런 거 같아요. 그러다보니까 그렇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는 것 같고요.
첫 해 우승했을 때, 감독님께서 “이제 선수들을 쉬게 해주고 싶다”고 말씀하신 걸 전해주자 모 선수가 “사실은 더 훈련시키고 싶으실 걸요”라고 하기도 했었죠.
▲ 선수들도 그렇게 절 잘 아니까, 저도 부담 없이 다 시킬 수 있는 거 같아요.(웃음) 뭐... 그렇다기보다, 그때는 첫 해라서 우승을 했어도 불안했고, 이겼어도 불안했고, 정말 여유가 없었던 것 같아요. 우리 선수들이 경기에서 이겨도 부족한 부분들이 더 많이 보이고, 그러다보니 더 선수들을 다그치기도 했었는데... 이제는 이 선수들이 확실히 성장했고, 또 잘 해낼 수 있는 선수들이라는 믿음도 제가 갖고 있으니까요...
지난 해에는 휴가를 아주 짧게 주셨는데, 올해는 그래도 팀 휴가를 비교적 넉넉히 주신 것도 그런 이유가 있는 건가요?
▲ 그렇죠. 쉰다고 해서 이 아이들이 완전히 다 잊어버리고 풀어져서 생각 없이 있다가 들어오는 그런 아이들이 아니구나... 라는 거.(웃음) 복귀에 맞춰서 어느 정도 준비를 하고 스스로 자기 관리를 할 줄 아는 선수들이라는 믿음이 생긴 거 같아요.

▲ 여자 농구가 상당히 국제경쟁력을 갖추고 있었고, 아시아는 물론 세계 무대에서도 좋은 성적을 보여줬었는데 아시안게임에서 1994년에 금메달을 따고 지금까지 금메달을 못 찾아왔잖아요? 또 이번에는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대회기도 하니까, 이번에는 정말 열심히 해서 국가의 명예와 종목의 자존심을 걸고 금메달을 찾아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런 경우가 아니라면, 역시 세계선수권대회에 집중하는 게 맞죠. 농구라는 종목에서 최고 대회는 세계선수권인데요. 큰 대회에 집중하고 많이 부딪혀봐야 우리도 얻는 것이 더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아시아에서 정상을 놓칠 때는 번번이 중국의 벽에 막혔는데, 이제는 중국을 넘자 일본이 계속 앞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지난번 방콕 ABC때는 선수들이 결국 도카시키 라무(渡嘉敷来夢‧192cm)의 높이에 대해 어려움을 호소했는데요.
▲ 아무래도 농구에서 높이라는 부분은 확률적으로 확실한 무기가 되고, 일본이 선수층도 두텁고 가드진이나 외곽이 기존에 좋았던 상황에서 도카시키가 들어오면서 전체적으로 시너지 효과가 생겼고, 안팎이 다 살아나는 효과를 봤는데... 결국 적절하게 상대를 공략하는 방법을 제가 선수들한테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기지 못한게 아닌가 반성하고... 다음에는 꼭 이길 수 있도록 해야죠.
도카시키가 1991년생으로 이제 22살인데, 일본으로서는 정말 성공적인 세대교체라고 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끝으로 우리나라는 어떤 방법으로 이런 부분을 극복해야 할까요?
▲ 사실 당장 뭘 어떻게 하라고 하면 복잡하고 여러 가지 고민할 부분이 많겠지만, 기본적으로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WKBL이 유소녀 활성화 정책에 나서고 있으니까 앞으로는 우리나라도 높이는 물론 다른 기량에서도 훨씬 좋은 기능을 갖고 있는 자원들이 많이 나와 줄 거라고 기대합니다. 서로 그런 부분을 열심히 협력해서 지원하면, 결국 우리가 다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지 않겠나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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