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업이 국민의 곁으로 다가가야 한다

여용준 / 기사승인 : 2017-02-16 12:2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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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경제=여용준 기자] 전국경제인연합(전경련)이 50년만에 역사의 저편으로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16일 4대 그룹사 중 삼성과 LG, SK가 탈퇴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탈퇴에 대해 논의를 하고 있지 않지만 올해부터 회비를 내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사실상 4대 그룹사 모두 전경련과 인연을 끊은 셈이다.


금융기업들과 다른 일부 대기업들 역시 탈퇴를 마친 상태이며 남아있는 기업들도 눈치를 보며 탈퇴 여부를 고민 중인 상태다.


전경련의 설립목적은 자유시장경제의 창달과 건전한 국민경제의 발전을 위해 올바른 경제정책을 구현하고 우리 경제의 국제화를 촉진하는데 두고 있다.


그러나 이미 다수의 국민들에게 전경련은 정경유착의 다리이며 재벌 총수들의 이익을 위한 단체로 낙인이 찍힌 단체다.


남아있는 기업들도 전경련의 전면에 나서기는 쉽지 않은 눈치다. 전경련은 허창수 회장(GS그룹 회장)의 임기가 종료되는 이달 중 차기 회장을 선출해야 하지만 누구도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


오는 24일 정기총회를 앞두고 있지만 사실상 해체 수순에 들어섰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전경련은 그 의도가 어쨌건 대중들에게는 ‘재벌들의 이익집단’이라는 낙인이 있었다. 전경련을 해체하고 다른 형식의 단체가 들어서더라도 대중들의 시선을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지난해 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관련 국회 청문회에서는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전경련에 대해 “미국의 ‘헤리티지 재단’처럼 운영하고 각 기업간 친목단체로 기능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 역시 대중들에게는 ‘재벌들의 이익집단’으로 보일 가능성이 높다. 이미 재벌들은 대중의 곁으로 다가가기엔 너무 멀리 와버렸다.


현실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지금 재벌들의 부(富)는 대부분 상속에 의해 이뤄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탕진하지 않고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소비자’의 덕이 매우 크다.


재벌들에게 대중은 적대시하고 착취해야 할 대상이 아닌 손님이며 소비자, 고객인 것이다.


예를 들어 전자기업 때문에 피해를 본 한 근로자의 자산 중에는 해당 전자기업의 제품이 있는 것과 같다.


만약 기업이 모든 대중을 ‘고객’ 모시듯 대했다면 이처럼 기업과 국민 사이의 간극이 벌어지진 않았을 것이다.


대기업과 재벌에 대한 인식이 지금과 같은 한 전경련같은 단체는 다시 정상화돼서 제 역할을 하기 힘들 것이다.


불확실성이 커지는 지금, 기업들은 “기업활동을 보장해달라”는 투정 섞인 아우성만 내선 안된다. 국민들의 곁으로 다가가기 위한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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