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의 신정자 영입, ‘신의 한수’ 될까

박진호 / 기사승인 : 2015-01-29 16: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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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통합 3연패 저지 위한 신한은행의 승부수

[토요경제=박진호 기자] 신한은행이 대어 영입에 성공했다. 인천 신한은행과 구리 KDB생명은 지난 달 28일, 신정자-김채은과 조은주-허기쁨을 맞바꾸는 2대2 트레이드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정규리그 2위를 달리고 있는 신한은행은 두 라운드 남짓을 남겨놓은 상황에서 선두 우리은행과 4게임차 정도의 승차를 유지하고 있다. 남은 경기를 모두 이긴다고 해도 1위를 차지하는 것은 쉽지 않다. 오히려 최근까지 6연승 행진을 이어갔던 KB스타즈로 인해 2위 자리를 위협받는 처지였다.
그러나 정규리그 성적은 차치하더라도 우리은행에게 3년 연속 통합우승을 내줄 수 없다는 자존심에 ‘신정자 영입’이라는 초강수를 두었다.
검증된 빅 네임의 가세
지난 2011-12시즌 정규리그 MVP를 차지한 신정자는 WKBL 최다 경기 출장 기록을 갖고 있는 관록의 센터로 4번과 5번 자리에서 활약하며 국가대표로 오랫동안 활약했으며 지난 해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우리나라 여자농구가 20년만의 금메달을 획득하는 데 일익을 담당했다.
1980년생으로 전성기를 넘긴 나이지만 인사이드에서의 장악력은 여전히 리그 최고 수준이다. 특히 ‘미녀 리바운더’로 불릴 만큼 리바운드 부문에서는 확실한 존재감을 자랑하고 있다. 통합 6연패를 마감하고 지난 두 시즌 동안 우리은행에게 무릎을 꿇었던 신한은행은 이러한 신정자의 영입으로 전력을 강화하고 승부수를 던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영입으로 신한은행의 국내 빅맨 라인업은 기존의 곽주영-하은주에 신정자가 더해졌다. 국가대표 빅맨 3인방이 한 팀에 모이며 이름값에서는 6개 구단 최고를 자랑한다.
신한은행은 외국인 선수 제시카 브릴랜드가 부상으로 빠진 뒤 골밑의 높이가 낮아졌다. 일시대체로 합류한 나키아 샌포드는 활용 빈도가 극도로 낮은 상황이고, 고군분투하고 있는 카리마 크리스마스의 체력 문제도 장기적으로는 고민해야 한다. 브릴랜드의 부상회복도 장담할 수 없다는 것도 신한은행의 머리를 복잡하게 하는 부분. 신정자의 영입은 이러한 문제를 단번에 해결해 줄 수 있는 열쇠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조합이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
신한은행의 올 시즌 4번 자리를 맡아주고 있는 선수는 곽주영이다. 시야와 패스 능력에서 신정자가 우위에 있지만 최근의 운동능력과 중거리 슛 정확도는 곽주영이 낫다. 그러나 곽주영과 신정자는 신체조건은 물론 기본적인 플레이 스타일도 거의 유사하다.
함께 경기를 뛰는 것 보다는 대체자원의 역할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신정자의 가세가 곽주영의 플레이 타임을 아껴주는 효과에 그칠 수도 있다. 그러나 플레잉코치 신분에서 이적까지 결정하게 된 신정자가 팀을 옮기면서 백업에 만족할 것인지는 미지수다.
2002년 신입선수 선발회에서 전체 1순위로 KDB생명의 전신인 금호생명에 지명됐던 곽주영은 퓨처스리그를 거치며 능력을 인정받았고 매년 시즌을 앞두고 감독들로부터 많은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비시즌의 활약이 정규리그까지 이어지지 않으며 ‘만년 유망주’, ‘자라지 않는 기대주’라는 달갑지 않은 꼬리표를 달고 있었다.
2013년 신한은행과 KDB생명의 3대3 빅딜 당시 팀을 옮기며, 드디어 잠재력을 폭발시킨 대기만성의 곽주영은 이후 국가대표에도 승선하며 리그를 대표하는 빅맨으로 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신정자와 함께 있었던 KDB생명 시절에는 확실한 인상을 주지 못했다는 점에서 신정자-곽주영 카드가 공존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신한은행의 정인교 감독은 때에 따라 곽주영과 신정자를 함께 투입해 곽주영의 중거리 슛을 살리고, 신정자의 골밑 플레이를 요구할 수도 있다며 다양한 조합의 가능성도 내비쳤다. 그러나 곽주영보다 더 슛거리가 긴 김소담을 보유하고 있던 KDB생명은 김소담-신정자의 동시 투입에서 이러한 시너지 효과를 거두지 못한 바 있다.
최고참의 희생적 리더십 필요
KDB생명은 지난 몇 시즌 동안 정상급 선수들 갖추고도 최하위 싸움을 펼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로 인해 감독이 여러 차례 바뀌는 등 골머리를 앓았지만, 국가대표 급 선수들 스스로의 각성을 촉구하는 지적도 있었다. 신정자 또한 이러한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선수 중 한 명이다.
신정자는 새로 옮기는 신한은행에서도 최고참이다. 신한은행의 팀 분위기 자체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좋은 효과를 낼 수도 그 반대가 될 수도 있다. 최윤아-김단비-곽주영으로 이어지는 기본적인 신한은행의 골격과 팀 색깔에 스스로 녹아들어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자신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우선은 팀 스타일에 맞추는 것이 우선인 상황에서 신정자가 얼마나 희생적인 리더십을 보여주느냐도 신한은행의 향후 행보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와 미래를 위한 선택
이번 2대2 트레이드는 기본적으로 올 시즌 성적을 지향하는 신한은행과 리빌딩에 초점을 맞춘 KDB생명의 이해관계가 맞았다는 쪽으로 해석할 수 있다. 때문에 트레이드의 이해관계에서도 지금 당장은 신한은행 쪽으로 기우는 형태로 판단할 수 있다.
그러나 확실히 ‘우승’을 목표로 실시한 트레이드에도 불구하고 성과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트레이드에 대한 평가는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게다가 신정자의 경우 올 시즌을 마치면 FA 자격을 획득하게 된다. 고액 연봉 선수가 많은 신한은행으로서는 분명 교통정리가 필요한 상황이고, 결과가 마뜩치 않을 경우에는 상당한 부담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신정자를 떠나보내며 확실한 리빌딩으로 방향을 선회한 KDB생명의 경우는 내외곽 플레이를 모두 펼쳐줄 수 있는 조은주가 이연화와 함께 최고참이 되며 역시 팀을 이끌어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지난 몇 년간 당면한 성적에 ‘올인’했지만 끝내 웃을 수 없었던 KDB생명의 선택이 어떤 효과를 낼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사진 : W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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