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박진호 기자] 후반기 순위 싸움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경기였던 2위 신한은행과 3위 KB스타즈의 경기에서 3위 KB스타즈가 웃었다. 4연승의 상승세 속에 꾸준히 4쿼터 역전승을 이어가고 있는 KB는 22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벌어진 KB국민은행 2014-15 여자프로농구 5라운드 경기에서도 4쿼터 역전승으로 신한은행을 잡았다.
이 경기의 결과로 1위 우리은행과 2위 신한은행의 승차는 4게임으로 벌어졌고, 3위 KB는 4위 삼성과 3게임 차로 격차를 만들며 신한은행에 2게임차로 따라붙었다. 산술적으로 볼 때 1위 우리은행은 여유를 찾았고, 4위 삼성은 더욱 갈 길이 바빠졌다. 그리고 KB는 3위 수성이 아닌 2위를 넘보게 됐다.
KB가 신한은행을 잡은 22일의 기록을 보면 신한은행의 패배는 아쉽기만 하다. 곽주영이 21점을 득점한 가운데 카리마 크리스마스(17득점 11리바운드)와 김단비(12득점 12리바운드)는 더블-더블을 기록했다. 리바운드에서도 KB에 31-22로 크게 앞섰고, 턴오버에서도 7개나 적었다. 경기의 흐름을 좌우하는 속공에서도 6번의 기회를 모두 성공시키며 4번의 기회 중 절반만 적중시킨 KB에 우위를 보였다.
경기 후 선수들의 공헌도 종합점수에서도 신한은행은 139.1 점으로 135.25점을 기록한 KB보다 높았다.
결국 승부를 가른 것은 야투였다. 신한은행이 자유투에서 반타작(3/6, 50%)에 그친 반면 KB는 순도 높은 적중률(11/10, 91%)을 자랑했다. 2점 야투율에서 양 팀이 똑같이 50%의 성공률을 보였지만 28개의 슛을 시도했던 KB와는 달리 무려 50번의 슛을 시도했던 신한은행으로서는 슛 미스가 너무 많았다. 공격리바운드의 압도적인 우위가 이를 상쇄해줬던 것이다.
그리고 결정적인 차이는 3점슛이었다.
양 팀은 이날 경기에서 똑같이 18개의 3점슛을 시도했다. 이중 신한은행이 단 3개만을 성공(17%)시킨 반면 KB는 무려 10개(56%)의 3점슛을 꽂아 넣었다. 2점슛보다도 3점슛 성공률이 높았다.
소위 ‘양궁농구’라고 불릴 만큼 KB의 외곽슛은 이전부터 정평이 나있다. 지난 시즌 선수들의 3점슛 성공 개수를 봐도 시즌 경기 수(35) 이상의 3점슛을 성공시킨 선수들이 가장 많았던 팀이 KB였다.
심지어 KB는 지난 시즌 변연하(64개, 2위)를 비롯해 정미란(48개, 6위), 강아정(45개, 7위), 모니크 커리, 홍아란(이상 37개, 13위)등 선발 5인방이 모두 경기당 1개 이상의 3점슛을 성공시켰다. 35개 이상의 3점슛을 성공시킨 선수들이 총 14명이었는데 그중 36%가 KB선수들이었던 것.
게다가 이들의 슛은 난사도 아니었다. 40%대의 성공률로 전체 3점슛 성공률 1위를 차지한 정미란(44%)을 비롯해 에이스 변연하(34%)도 높은 성공률을 기록했다. 기복이 있었던 강아정이 27.6%로 다소 주춤했지만, 3점슛 성공률 규정(23게임 이상 출전, 경기당 3개 이상 시도)에 묶여 순위에 들지 못한 모니크 커리(43%)와 홍아란(39%)의 3점 성공률 대단했다. 지난 시즌 내내 759개의 3점을 시도해 265개를 성공시키며 34.9%의 성공률을 기록한 KB는 팀 3점슛 시도와 성공, 성공률 모두 6개 구단 중 1위였다.
그러나 올 시즌 초반, 지독하게 3점이 들어가지 않으며 KB 특유의 폭발적인 농구를 보여주지 못했다. 지난 시즌 평균은커녕 경기당 20%도 안 되는 3점 성공률에 그친 경기도 있었다. 선수들의 줄부상과 리바운드의 고질적인 열세와 함께 터지지 않는 외곽은 KB의 발목을 잡았던 가장 큰 족쇄였다.
하지만 연승을 달리면서 KB의 3점슛도 탄력을 받고 있다. 여전히 올 시즌 가장 많은 3점슛을 시도하고 성공시킨 KB는 지난 4라운드 연승을 달리기 전까지 17경기에서 391개의 3점을 시도해 107개를 성공시켰다. 경기당 평균 6.29개의 3점을 성공시킨 것. 그러나 연승을 시작한 1월 3일 삼성과의 경기 이후 22일 신한은행과의 경기까지 5경기에서는 7.8개로 그 숫자가 늘어났다.
숫자는 1.5개 정도의 차이지만 성공률에서는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5연승 이전까지 26.86%였던 KB의 3점 성공률은 이후 5경기에서 39.00%로 수직상승했다. 3점슛이 부진했던 지난 9일 우리은행전(5/20, 25%)을 제외한 4경기에서는 42.5%였다.
그리고 우리은행과의 12일 경기에서 11개의 3점을 성공시킨데 이어 지난 열흘 만에 가진 신한은행과의 경기에서도 10개의 3점을 적중시키며 두 경기 연속 두 자리 수 3점슛 기록을 이어갔다. 이 두 경기에서 KB는 44개의 3점을 시도해 21개를 성공시켰다.
KB가 무서운 점은 3점이 한 명에게 집중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올 시즌 한 경기 3점슛 7개의 기록을 세웠던 정미란이 41개의 3점슛을 성공시킨 가운데, 강아정(27개), 스트릭렌(22개), 홍아란(21개)등 총 4명의 선수가 이미 20개 이상의 3점슛을 성공시켰다.
시즌 초반 부진이 길었던 스트릭렌은 중반을 넘기며 상승세로 돌아섰고, 언제나 한 방을 터뜨릴 수 있는 변연하는 부상을 딛고 서서히 몸을 끌어올리고 있다.
22일 경기에 앞서 신한은행의 정인교 감독 역시 KB의 3점슛을 막아야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현역 시절, 대표적인 3점슈터였던 정 감독은 초반에 상대의 슛 감각을 살려주면 안 된다고 지적했지만 결국 10개의 3점을 허용했다. 정 감독은 “1쿼터부터 쉬운 찬스를 내주며 상대의 슛 밸런스를 살려준 게 컸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시즌 초반의 부진이 길었던 만큼 KB의 3점슛 성공률은 여전히 6개 구단 중 최하위다. 그러나 장점이 막힌 상황에서도 3위를 지켜왔던 KB가 이제는 전가의 보도로 휘두를 수 있는 무기로 3점을 꺼내든 만큼, 폭발적인 외곽슛 감각을 어떻게 유지하느냐 또한 연승행진에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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