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유출 의혹·음독…‘교육감의 추락’

염유창 / 기사승인 : 2013-02-21 16:4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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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성 충남교육감, 경찰 조사 중 음독 시도

▲ 장학사 시험문제 유출과 관련해 경찰의 조사를 받아오던 김종성 충남도교육감이 음독을 시도한 19일 대전 성모병원 응급의료센터로 옮겨지고 있다.

[토요경제=염유창 기자] 장학사 시험 문제 유출과 관련해 경찰의 소환 조사를 받고 있던 김종성 충남교육감이 음독 자살을 시도했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걸로 알려졌지만 차후 경찰의 조사 일정과 신병 처리가 어떻게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 교육감은 경찰의 2차 소환 조사에서 장학사로부터 시험 문제 유출에 관한 사후 보고를 받은 사실은 인정했지만 “사전 보고 받거나 지시한 적 없다”며 직접 개입 여부에 대해서는 계속 부인했다. 하지만 경찰은 구속된 장학사들의 시험 문제 유출 보고와 대포폰을 통해 접촉한 사실 등의 정황 증거만으로도 김 교육감의 직접 개입 여부를 증명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 교육감 ‘음독 시도’
김종성 교육감은 지난 19일 오전 12시31분께 관사가 있는 대전 중구 태평동 버드내아파트에서 농약(제초제)으로 음독 자살을 시도했다. 가족이 거실에 쓰러져 있는 김 교육감을 발견해 119구급대에 의해 가톨릭성모병원으로 후송했다. 생명에는 큰 지장이 없는 상태다.


김 교육감은 현재 병원에서 위세척을 받은 뒤 19일 오후 6시14분께 대전성모병원에서 농약 전문 병원인 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김 교육감이 음독에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반벨’이라는 잔디용 제초제는 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 농약중독연구소의 환자 상담 자료를 확인한 결과 디캄바(dicamba)성분의 제초제로 농약 가운데 독성이 비교적 강하지 않다.


다량을 음독할 경우를 제외하고는 생명에 지장이 없으며 복통과 배탈을 일으키는 농약 제품으로 40분 이내에 위세척을 할 경우 특별한 부작용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교육감은 19일 병원에서 치료 도중 승융배 부교육감을 통해 “새 학기 준비를 해야 할 때 이런 일이 있어 도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며 “부하 지도감독을 잘 하지 못했다는 부담감에 이런 일이 있어났다”고 심경을 전했다.


이날 순천향대 천안병원 응급실에서 김 교육감의 지인이라고 자처한 한 관계자는 “경찰 조사의 적법성과 무리한 수사 여부를 꼭 확인해야 한다”며 “경찰의 이야기만 전달해 김 교육감을 죄인으로 몰고 죽음으로 몰아가는 현실이 너무 안타깝다”며 분개했다


이어 “만일에 대비한 김 교육감의 유서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이번 일로 김 교육감의 가족 모두가 쓰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김 교육감은 전날인 18일 충남지방경찰청에 2차 소환돼 중등 장학사 선발 시험문제 유출 사전 인지 여부와 보고경위, 대포폰 사용 등을 놓고 13시간 넘게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다.


◇ 교육감 음독에 경찰도 ‘당혹’
김종성 충남교육감이 관사에서 음독 자살을 시도하자 교육청은 물론 수사 당사자인 경찰도 크게 당혹해 하고 있다. 충남지방경찰청은 우선 김 교육감의 건강상태를 지켜보면서 수사속도를 조절한다는 입장이지만 수사수위와 당초 내주로 예상됐던 김 교육감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은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로써 김 교육감의 최측근 장학사를 포함, 교사 등 4명을 잇따라 구속하고 사흘 새 2차례에 걸쳐 김 교육감을 소환조사 하면서 수사에 속도를 내던 경찰의 수사 일정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충남경찰은 지난 18일 13시간에 걸쳐 강도 높은 조사를 통해 내주께 김 교육감에 대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었다.


두 차례에 걸친 소환조사와 조사 전 증거 수집 및 진술확보 등으로 김 교육감에 대한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보이던 경찰은 교육감의 음독이라는 돌출변수에 영장신청 연기 등 일정변경이 불가피하게 됐다.


또 추가소환계획은 잡혀있지 않았지만 김 교육감의 시험문제 유출 사전인지와 지시여부, 구속된 장학사들이 보관해온 2억6000만원의 사용목적 등 이번 사건의 가장 큰 쟁점에서 경찰은 명쾌한 답을 얻지 못해 추가 소환할 필요성도 완전히 배제되지 않았었다.


충남청 수사관계자는 “우선 김 교육감의 건강상태를 지켜봐야 한다. 어떤 상황인지 확인해가면서 수사 일정을 맞춰 볼 것이다”며 “(영장신청이)지연될 수는 있지만 수사는 당초 계획되로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수사 일정의 차질은 예상하면서도 당초 계획대로 수사를 진행한다는 입장이지만 음독을 시도한 김 교육감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 여부도 다시 검토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미 이번 사건으로 천안지역에서 장학사가 음독을 시도했다 며칠 뒤 숨진 전력이 있고 범행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는 충남교육 수장에 대해 신청한 영장의 발부 여부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음독시도 교육감에 대해 경찰이 강수를 둬 예정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기각될 경우 무리한 신병처리라는 비난이 나올 수 있고 퇴원 등 건강을 찾을 때까지 기다려야하는 부담감도 있어 불구속 기소로 검찰에 송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또 출제에 직간접으로 연관된 또다른 장학사와 시험에 응시한 교사들에 대한 추가조사가 남아 있고 장학사 시험 초등 분야에서도 비리 혐의가 포착돼 수사를 확대해야 하는 경찰로는 김 교육감의 신병처리에 마냥 매달릴 수 없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현재 중요한 것은 김 교육감의 건강상태”라면서 “교육감이 수사의 정점에 있는 건 사실이지만 교육감 신병처리에 마냥 시간을 보낼 수만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충남교육계 또다시 ‘충격’
김종성 충남교육감이 관사에서 음독 자살을 시도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도교육청 직원 등 충남교육계가 또다시 큰 충격에 빠졌다. 하지만 김 교육감이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는 것이 알려지자 그나마 다행이라며 안도하고 있다.


김 교육감의 음독 자살 시도에 대해 지역 교육계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일부는 충남 교육의 총책임자로서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이라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충남지역의 모 교사는 “언론 보도를 보면 김 교육감이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왜 음독자살을 시도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만약 혐의점이 있다면 당당하게 죄값을 받아야지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육계 수장이 자살을 시도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동정론도 나오고 있다. 충남교육청의 한 직원은 “평생 선생님으로 살아온 김 교육감이 얼마나 자존심에 상처를 받았으면 자살을 시도했겠냐”며 “본인이 억울함을 아무리 호소해도 경찰이 받아주지 않으니 극단적인 방법을 택할 수밖에 없지 않았겠냐”고 말했다.


충남교육청 직원들은 김 교육감의 연이은 경찰 소환과 음독 자살, 내포 신포시 이전 등으로 일손을 잡지 못해 하루빨리 사태가 마무리 되기를 바라고 있다.


한 직원은 “김 교육감 문제와 이사 등으로 교육청 분위기가 정말 최악이다”며 “의연하게 본연의 일을 하고 싶어도 도무지 심란해서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만큼 충남교육의 안정 등을 위해 경찰의 수사 등 관련 절차들이 최대한 빠르게 진행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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