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요경제=홍성민 기자] ‘산소탱크’ 박지성(32)이 친정팀 네덜란드 프로축구 ‘PSV에인트호벤’으로 8년 만에 복귀하면서 별들의 전쟁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무대를 다시 밟을 기회를 잡았다.
박지성은 지난 6일(한국시간) 에인트호벤과의 계약 절차를 마무리하고 1년 임대 계약을 내용으로 하는 계약서에 최종 사인했다.
에인트호벤은 유럽 무대에서 박지성의 친정팀이나 다름없다. 박지성은 에인트호벤에서 네덜란드 정규리그 우승과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에 기여하며 빅리그 진출의 발판을 마련하는 등 좋은 기억이 많은 팀이다.
에인트호벤은 지난 시즌 네덜란드 리그에서 아약스에 이어 2위에 올라 챔피언스리그 예선 출전권을 획득했다. 박지성은 등록절차 문제로 지난 8일(한국시간) 있었던 벨기에 브뤼셀의 콘스탄트 반덴 스톡 스타디움에서 열린 UEFA챔피언스리그 3차 예선 2차전 쥘테 바레험(벨기에)과의 경기에는 출전하지 못했지만 에인트호벤이 3-0으로 완승하면서 조별리그 진출을 위한 플레이오프행 티켓을 따내 챔피언스리그 무대에 복귀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플레이오프 1차전은 오는 21일 혹은 22일 열리고, 2차전은 27일 열린다. 플레이오프 조편성은 이튿날인 9일 오후 8시45분 프랑스 니옹에서 진행된다. 만일 에인트호벤이 플레이오프를 통과해 본선 조별리그에 진출한다면 2008~2009시즌 이후 5시즌 만에 챔피언스리그 본선에 오르게 된다.
◇에인트호벤→맨유→QPR 그리고 다시 에인트호벤으로
에인트호벤은 박지성이 지난 2002년 12월 겨울 이적 시장을 통해 처음 유럽 무대에 진출할 당시 몸담았던 네덜란드 명문 구단이다.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한국 대표팀에서 사제지간을 맺은 거스 히딩크 감독의 부름을 받아 일본 J리그 교토 퍼플상가에서 이적했다.
박지성은 원대한 꿈을 품고 네덜란드 무대에 입성했지만 만만치 않았다. 이적 초반 무릎 부상과 현지 부적응 등으로 슬럼프를 겪었다. ‘유니폼 판매원’이라는 주변의 비아냥도 감수해야 했다.
그러나 박지성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었다. 특유의 성실함을 무기로 에인트호벤의 주축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에인트호벤에 있던 3시즌 동안 리그와 컵대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등을 통해 통산 92경기에서 17골을 터뜨렸다. 에인트호벤에서 보낸 마지막 시즌인 2004~2005에는 네덜란드 입성 후 정규리그에서 가장 많은 골인 7골(5도움)을 터뜨렸고, 챔피언스리그에서도 2골 2도움을 기록하며 빅클럽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AC밀란과의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에서는 얀 베네고르 오브 헤셀링크의 패스를 선제골로 연결지어 깊은 인상을 남겼다. 한국인이 최초로 챔피언스리그에서 기록한 골이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들과 어깨를 견주며 한국인의 긍지를 드높인 박지성은 이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명문 구단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로 전격 이적했다.
박지성은 맨유에서 챔피언스리그 우승 1회(2007~2008시즌), 준우승 2회(2008~2009시즌, 2010~2011시즌) 등 영광의 순간을 함께 하며 전성기를 보냈다.
선수로서 정점을 찍은 뒤 새로운 도전에 나선 박지성은 지난해 여름 맨유를 떠나 퀸즈파크레인저스로 둥지를 옮겼다. 그러나 제대로 된 출전 기회를 보장받지 못했고, 팀도 2부 리그(챔피언십)로 강등되면서 챔피언스리그 출전 기회도 자연히 무산됐다. 박지성 또한 새로운 팀을 물색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그러던 중 에인트호벤이 손짓을 보냈다. 현재 에인트호벤의 지휘봉은 박지성과 특별한 인연을 맺고 있는 필립 코쿠(43) 감독이 쥐고 있다. 코쿠 감독은 현역 시절 박지성과 에이트호벤에서 한솥밥을 먹은 경험이 있다.
지난 2004~2005시즌 중원에서 함께 호흡하며 팀을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다. 그만큼 코쿠 감독은 박지성에 대해 잘 알고 있다. 박지성이 새롭게 팀에 적응하는데 있어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맨유 시절 박지성과 절친하게 지냈던 루드 판 니스텔루이(37)도 최근 에인트호벤 코치진으로 합류해 박지성의 이적을 반기고 있다.
◇박지성, 풍부한 경험으로 유종의 미 거둘까?
에인트호벤 입장에서는 박지성의 합류가 반갑다. 지난 1990년대 이후 6시즌 이상 리그 우승을 놓친 적이 없었던 에인트호벤은 최근 5시즌 동안 2위(1회), 3위(3회), 4위(1회)에 머물며 자존심을 구겼다. 명가 재건을 노리는 에인트호벤에 산전수전 다 겪은 박지성의 풍부한 경험은 큰 보탬이 될 전망이다.
박지성이 에인트호벤에서 맡아야 할 역할도 확실해졌다.
에인트호벤의 수석코치를 지내다가 올해 딕 아드보카트(66) 감독의 뒤를 이어 사령탑에 오른 코쿠 감독은 새 시즌을 앞두고 대대적인 팀 개편을 시도했다. 그 결과 에인트호벤은 대부분의 선수들이 20대 초반인 ‘젊은 팀’이 됐다. 미래는 밝지만 당장은 불안하다. 선수들의 경험 부족이 에인트호벤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구심점 역할을 하던 마르크 판 봄멜(36)이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은퇴해 더 이상 팀을 이끌 베테랑 선수가 없다. 현재 박지성을 제외한 에인트호벤의 최고령 선수는 미드필더인 스테인 스하르스(29)다.
지난 시즌 네덜란드 리그에서 아약스에 이어 2위에 올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예선 출전권을 획득한 에인트호벤은 올 시즌 유럽 각국의 명문 구단들과 대결을 펼쳐야 한다. 패기는 갖췄지만 노련미가 크게 떨어지는 에인트호벤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박지성만큼 적격인 인물은 없다.
코쿠 감독도 베테랑 박지성의 합류에 기뻐하며 “박지성은 잉글랜드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수년간 활약하며 많은 경험을 쌓았다”며 “현재 우리 팀에는 뛰어난 재능을 지닌 선수들이 많다. 박지성과 같이 최고 수준의 리그에서 오래 활약한 선수가 팀에 합류하게 된다면 그의 경험은 기존 선수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밝혔다.
축구 인생의 꽃을 피우게 해준 친정팀으로 다시 돌아온 박지성이 네덜란드에서 유종의 미를 꿈꾸고 있다.
[저작권자ⓒ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