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전현진기자] 최근 법원은 빈번하게 일어나는 성범죄에 대한 강력한 처벌 의지를 보였다. 서울 남부지법은 지난 3일 처음으로 성폭행범에게 화학적 거세를 명령했으며, 지난 17일 광주지법은 성추행범 강모씨에 대해 화학적 거세를 두 번째로 명령했다.
그러나 지난 16일 대법원 2부는 경기 수원에서 20대 여성을 납치, 성폭행하려다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오원춘에게 2심이 선고한 형량대로 무기징역형을 확정하고, 신상공개 10년과 전자발찌 착용 30년을 선고했다.

이에 네티즌들은 “사형이 아닌 무기징역은 이해가 안되는 판결”이라며 분노했다. 이와 더불어 오는 31일 열리는 나주 초등생을 성폭행한 고종석에 대한 선고공판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 법원, 성범죄자 ‘화학적 거세’ 두 번째 명령
2011년 7월 성폭력 범죄자의 성충동 약물치료에 관한 법률 시행 이후 법원이 지난 3일 처음으로 여성 청소년 성폭행범에게 ‘화학적 거세(성충동 억제 약물을 투여하는 약물치료)’를 명령한 바 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김기영)는 지난 3일 미성년자 5명을 성폭행 한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로 구속기소된 표모(30)씨에게 징역 15년과 성충동 약물치료 3년, 신상정보공개 10년, 위치추적장치 부착 20년 등을 선고했다.
또 서울에 이어 두 번째로 지난 17일 광주지법 형사 2부(이상현 부장판사)는 남자 어린이를 추행한 혐의(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구속 기소된 강모(21)씨에 대해 징역 2년 10개월과 신상정보 공개 5년, 위치추적장치 부착 6년, 성충동 약물치료 1년을 명령했다. 이는 최근 성범죄자들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는 여론에 부응하기 위해 화학적 거세 명령을 내린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 오원춘, 무기징역 확정…“이해 안돼”
20대 여성을 납치해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오원춘(중국이름 우위엔춘ㆍ43)에게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지난 16일 살인과 사체손괴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오 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무기징역과 신상정보 공개 10년, 전자발찌 부착명령 30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의 형이 선고된 경우 양형 부당을 이유로 상고할 수 없다”며 검사의 상고를 기각했다.
오 씨는 지난해 4월 1일 오후 10시 30분께 경기 수원 자신의 집 앞을 지나던 A(당시 28세ㆍ여)씨를 집으로 끌고가 성폭행하려다 실패하자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유기하려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1심은 “반인류 범죄를 저지르고도 반성의 기미나 개선의 여지가 없어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며 사형을 선고하고 신상정보 공개 10년과 전자발찌 부착명령 30년을 명령했다.
특히 “범죄 정황 등을 종합할 때 강간 목적 외에도 시신을 불상의 용도로 제공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인육공급 또는 장기밀매 의혹을 제기했다. 반면 오는 “성욕을 느껴 강간하려고 납치했다가 뜻대로 되지 않아 살해했다”며 의혹을 일관되게 부인해 왔다.
이에 대해 2심은 “잔인무도한 수법으로 범행해 사회로부터 격리할 만큼 중형에 처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인육 공급 목적이라고 단정할 수 없는 점, 범행을 미리 계획하지 않은 점 등을 이유로 ‘무기징역’으로 감형했다.
그러나 2심 판결은 네티즌들의 공분을 샀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여야 위원들도 지난해 각급 법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법원이 국민의 법감정과 괴리돼 있다”고 질타를 쏟아낸 바 있다.
대법원 선고 직후 피해여성의 남동생(26)은 취재진에게 “법정최고형(사형)을 내리지 않은 대법원 판결에 유감”이라며 울분을 토했다. 특히 “시신 훼손 목적은 결국 의혹으로 남게돼 개탄스럽다”며 1ㆍ2심이 달리 판단했던 ‘인육 공급’ 목적 여부가 끝내 밝혀지지 않은 것에 대해 아쉬워했다.
오원춘에게 무기징역 확정판결이 내려진 소식을 듣자 네티즌들은 “진짜 이해 안되는 게 사람 죽이고 시체 훼손까지 한 게 사형이 아니라면 도대체 어떤게 사형이지?”, “내 피같은 세금으로 이런 놈 밥 먹이게 한다는 사실이 너무 화난다”, “오원춘 사형시켜야 된다”, “무기징역은 언제 출소될지 모르는거잖아”, “미치겠다. 토막 살해했는데 무기징역이라니”, “무기징역 시킬거면 콩밥도 먹이지마”, “정말 화난다”, “법이 무슨 이따위야?”라고 말했다. 이어 성범죄들에 대한 엄벌을 촉구했다.
◇ 검찰 나주 초등생 성폭행범 고종석에 사형 구형…판결은?
고종석은 지난해 8월 30일 오전 1시 30분쯤 나주 한 상가형 주택에서 자고 있던 당시 초등 1년생 A(당시 7)양을 이불에 싼 채 납치해 인근 다리 밑에서 성폭행하고 목을 졸라 살해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10일 오전 광주지검 형사 2부(부장검사 전강진)는 결심공판에서 집에서 잠자던 초등학생을 납치해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고종석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또 검찰은 전자발찌 부착 30년과 성충동 약물치료(화학적 거세) 15년도 청구했다.
검찰은 8살 김 모 양이 두 차례 큰 수술을 받고 앞으로도 한 차례 더 수술해야 한다며 육체적 피해보다 더 큰 정신적 고통을 충분히 고려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특히 이날 공판에서는 김 모 양이 판사에게 직접 쓴 편지를 김 모 양의 어머니가 낭독했다. A 양은 편지에서 “판사 아저씨 나를 죽이려 했던 아저씨를 많이 많이 혼내 주셔야 해요. 그 아저씨가 또 나와서 우리 집에 와서 나를 또 데리고 갈까봐 무서워요. 많이 많이 혼내주세요”라고 적었다.
피의자 고종석은 공판 내내 고개를 떨군 채 피해자와 부모에게 죄송하다는 말로 최후 진술을 마쳤다. 고종석에 대한 선고공판은 오는 31일 오전 9시 40분 광주지법 201호 법정에서 열린다.
고종석의 선고공판을 앞두고 강력 처벌을 원하는 서명운동이 온라인에서 벌어지기도 했다. 아동성폭력 추방을 위한 시민모임 ‘발자국’은 다음 아고라 게시판을 통해 ‘나주 고종석의 강력처벌을 바랍니다’라는 제목으로 오는 25일까지 서명을 받고 광주지방법원에 고종석에게 사형을 선고해달라는 탄원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시민모임 발자국의 탄원서에서는 “시민모임 발자국, 1만 명의 회원들은 대한민국을 사랑하고, 어린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평범한 시민이다. 나주 아이의 결심 공판기사를 보며 마음이 찢어졌다”며 “부모의 마음으로 부탁드린다. 아이의 말처럼 고종석을 많이 혼내줘야한다. 검찰의 구형대로 감형없는 판결로 아이의 소원을 들어달라”고 간곡히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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