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모든 것의 유토피아를 위해

전성운 / 기사승인 : 2013-01-11 14:2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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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에게 풀을 먹이는 미친 농부의 이야기

▲ 미친 농부의 순전한 기쁨 - 조엘 샐러틴 저, 유영훈 역, 방원기 감수, 1만5000원, RHK

최근 연구에 의하면 토마토 한 개가 가지고 있는 영양성분은 40년 전에 비해 6분의 1로 줄었다고 한다. 토마토로 40년 전과 같은 영양을 얻으려면 여섯 개의 토마토를 먹어야 하는 것이다.

세상은 식품과 음식이 넘치는 세상이 되었지만 맛과 영양은 줄었고 식품으로 발생하는 질병(비만, 제2형당뇨병 등)은 늘어났다. 식품첨가물과 챙겨먹어야 할 영양제, 치명적인 가축전염병도 늘어났다. 무엇이 문제일까?

현대 문화가 ‘더 크고, 더 많이, 더 빠르게’, 혹은 ‘더 뚱뚱하게’를 향해 달리는 동안, 농업과 축산업까지 대규모 비즈니스를 추구하는 동안, 생명과 각 생명의 타고난 본성을 무시하는 동안, 세계 식량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생물의 유전자를 조작하는 동안, 우리들은 사실 ‘더 싸고 더 쉬운’ 음식을 사서 먹는 동안 진정한 먹을거리를 잃어버렸다.

현대적인 농업에 반기를 든, 지구에서 가장 유명한 농부이자 베스트셀러 작가, 친환경 농업 분야의 독보적 단골 인터뷰이이며 자칭 토지치유전문가인 ‘폴리페이스 농장’의 농부 ‘조엘 샐러틴’은 이 책 <미친 농부의 순전한 기쁨>에서 올바른 과정을 통해 식품을 생산하고 유통하는 자신의 철학과 방식을 열정에 넘치는 목소리로 전한다.

거대 식품산업의 문제점을 파헤쳐 뜨거운 논란을 불러일으킨 그의 전작 <잡식동물의 딜레마>와 다큐멘터리 <식품 주식회사>를 통해 궁극의 대안으로 제시된 그의 폴리페이스 농장에서 저자는 ‘모든 것은 서로 연결되고 있다’는 기조 아래, 살아 있는 모든 생물의 고유한 특성을 존중하며 자연 친화적인 방식으로 꾸려나간다.

그는 자신의 직업을 “매일 수천 종의 동식물이 타고난 본성대로 건강하고 행복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것은 도시 사람들이 상상하는 특별하지 않은 시골 농장의 풍경, 농부의 일, 식품의 유통 과정이다. 그러나 우리의 상상력은 너무 낭만적이고 안일한 것일 수 있다.

태초부터 있어온 ‘풀 농법’을 중심으로 하는 폴리페이스 농장의 방식은 특별할 것이 없다. 소가 풀을 뜯게 하는 것도 유별난 일이 아니다. 한 직업인이 자신의 일에 애정과 열정을 가지고 성실하게 일하며 매일매일 노하우와 철학을 쌓아가는 것도 당연한 것이다.

그러나 지금 세상에선 당연한 것이 특별하게 되었다. 수천 년 전 조상들의 방식대로 농사를 짓는 것은 이제 ‘친환경 농법’으로 불린다. 자신이 사는 동네 가까운 지역에서 생산된 식품을 사고 먹는 것은 ‘로컬 푸드’로 불리며 뉴요커 사이에선 최신 음식 트렌드가 되었다.

폴리페이스 농장은 옛날부터 있었던 방식대로 농사를 짓는데 ‘대안농장’으로 불린다. 조엘 샐러틴이 말한 대로 자신의 일을 이해하고 옳은 방식으로 일하는 사람은 종종 ‘미친 사람’으로 불린다.

많은 비즈니스들이 본론을 잃어버리고, 많은 직업인들이 본분을 망각해버린 세상에서 조엘 샐러틴의 이야기는 농업과 농사라는 분야를 넘어 빛을 발한다. 농사를 사랑하는 사람이 자연 본연의 힘을 믿고 순리에 따라 가축의 본성을 존중하며 농사를 짓는 것은 매우 특별하고 값진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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